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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당2>가 선물한 힐링과 고민 덕분에 행복했다

너의길을가라 2018. 3. 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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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워요! 여러분들은 이미 가라치코의 가족의 일원 같아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모로 감사드려요. 정말 고마워요. 안녕히 가세요."


가라치코 마을에서의 꿈 같았던 시간이 모두 지나갔다. tvN <윤식당2>가 끝이 났다. 일주일 동안의 짧은 영업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윤식당을 찾았던 현지 주민들은 제대로 된 한식 요리에 큰 만족감을 표현했다. 대부분 한식을 처음 접해본 사람들이라 낯설어 하기도 했지만, 정성스럽게 준비된 음식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타터였던 김치전을 비롯해 비빔밥, 갈비, 잡채, 닭강정, 거기에 후식이었던 호떡까지 완벽했다.


영업을 막 시작했을 때만 해도 불안감이 없지 않았다. 윤여정을 비롯한 직원들은 '과연 손님들이 찾아올까?'라며 전전긍긍했다. 가게 문 앞에서 서성이다 이내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속앓이를 했던가. 하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점차 손님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역 신문에 소개되면서 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마지막 날에는 대기석까지 꽉 들어찼다. 



윤식당의 성공은 윤여정 · 이서진 · 정유미 · 박서준의 단합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네 사람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점점 더 단단해졌고, 힘든 순간에도 서로를 배려하고 도왔다. 제작진은 "멤버들이 매일 퇴근 후 숙소에서 밤마다 오늘의 영업에서 있었던 문제나 서로의 역할에 있어 어려운 점을 함께 공유하고 내일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나날이 나아졌고,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


윤여정은 한결같이 주방을 책임졌고, 단 한번도 불평을 늘어놓지 않았다. 자신이 해야 할 몫에 충실했다. 정유미는 윤여정을 착실히 보조했다. 행여나 주문이 밀려 윤여정이 당황하지 않도록 컨트롤 했고, 항상 밝은 미소와 긍정적인 태도로 주방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던 윤여정은 "유미와 호흡이 잘 맞았다. <한식대첩>에 나가도 될 것 같다."며 농담을 했다.


이서진은 영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어김없이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다. 또, 손님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윤식당의 매우 중요한 자산이었다.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박서준의 활약도 눈부셨다. 많은 아르바이트 경험을 바탕으로 남다른 센스를 발휘해 홀서빙을 책임졌다. 낯선 언어에도 금세 적응해 능숙하게 주문을 받았다. 무엇보다 착하고 성실했다.


일각에서는 윤식당의 일일 매출을 두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영업해선 남는 게 없다.', '직원 일당도 챙겨주지 못한다.', '파산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윤식당2>은 수익을 지향점으로 삼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자영업의 고달픈 현실에 대해 조명하고자 했던 것도 아니다. 금요일 저녁, 삶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힐링'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담긴 프로그램이 아닌가.



"이제 이들이 떠나면 또 보고 싶어질 거야. 왜냐하면 이게 마을을 생기 넘치게 만들었거든."


<윤식당2>는 동화 속에서 나올 법한 풍경의 가라치코 마을을 배경으로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소박한 사람들을 보여줬다. 단순히 보여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이웃'으로 어우러지는 관계를 맺었다. 아침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퇴근길에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가족들과 함께 찾아와 수다를 떨고, 친구들까지 불러모아 함께 식사를 즐긴다. 떠난다고 하니 눈물까지 흘리며 아쉬워 한다. 


이렇듯 <윤식당2>는 가라치코 마을에서 삶의 여유를 발견하고, 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난 돈은 안 좋은 거고, 돈은 행복을 못 가져준다고 생각해."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가족들, "대기업에 들어가서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일하는 거지, 그것도 평생 동안..."이라며 한국의 가혹한 노동 시간을 언급하는 손님들은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쩌면 그건 나영석 PD의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누군들 "난 조금 일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를 원"한다는 그들의 말에 공감하지 않겠는가. 아직까지 가라치코 마을의 공동체가 우리에게 요원할지라도, 당장 실현할 수 없는 판타지라고 하더라도 그와 관련된 여러가지 상상을 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첫 번째 문을 열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부디 <윤식당>이 시즌3로 돌아와 또 다른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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