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우리는 지치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은 시민의 힘을 믿고 싸워라

너의길을가라 2014. 9. 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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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 vs 20.1%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 차이는 무려 두 배가 넘는다. 여기에 야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4.2%)와 통합진보당(1.9%)를 더한다고 해도 야권 전체의 지지율은 26.2%에 지나지 않는다. 여당인 새누리당에 비해 현저히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는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여론은 정당 지지율과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세월호특별법 처리 방향을 두고 '재협상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은 40%,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의견은 47%로 오차범위 내로 팽팽히 맞섰다. 또, 진상조사위에 수사 · 기소권을 부여 여부에 대해서는 '줘야 한다'는 의견이 41%, '주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43%로 역시 오차 범위 내의 결과를 보였다.


한편, 가장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 결과에서는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53.7%로 '재합의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41.6%)을 훨씬 앞섰다. 지난 여론조사 결과들이 오차 범위 내에 있었던 것과는 달리 오차 범위 밖의 큰 차이를 보이는 결과라 더욱 의미심장하다. 이를 두고, 여론이 반전된 것인지 아니면 문항 설계 때문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도록 하겠다. (세월호 여론 반전, 유가족 지지 높아져.. 여권 부담 커지나 <경향신문>)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실패는 자신이 대변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린 것에서 비롯됐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잘 나타나는 것처럼, 여전히 수많은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일단식에 참여하기도 했고,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하고 있다.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힘을 내서 싸우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을 빼버리면, 과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진실 ·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실패를 답습하는 꼴이 될 뿐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진상조사위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목숨을 걸고 그야말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갈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 또 그 아이들에게 떳떳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최근 들어서 언론은 새정치민주연합을 '강경파'와 '온건파'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세월호 유가족들의 입장에 가까운 의원들을 '강경파'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세월호 특별법 대치 국면에서 철저히 입을 닫은 채 외면하고 있었던 의원들은 '온건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일, 이들이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민주당 집권을 준비하는 모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조경태 의원과 김영환 의원 등이 있다.


'온건파'이자 정치적으로는 '중도파'라고 명명된 이들은 장외투쟁에 반대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의원 15명을 중심으로 세력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장외투쟁을 접고 정상적인 국회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경태 의원은 "(세월호특별법과) 별개로 민생법안을 빨리 통과시켜서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책임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고, 김영환 의원은 "지난해 (국정원 대선개입 당시) 천막투쟁이 있었고 (장외투쟁은) 연말 예산국회 때마다 번번이 반복됐고 선거에 패배했다"면서 장외투쟁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일부 야권 지지자들은 이러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중도파'에게 '차라리 새누리당으로 가라'면서 비아냥거리고 있지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존재는 정당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요건이라는 점에서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다. '선명성'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확장성'을 잃어버리는 실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관건은 역시 지도부의 생각이다. '중도파'의 집단적 움직임이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를 흔들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흔들리고 싶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가 이들의 존재를 반가워한다고 해야 할까? 만약 그런 생각이 털끝만큼이라도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라고 말하고 싶다.


지도부라면 당연히 당내의 여러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겠지만, 그보다 훨씬 더 집중해서 경청해야 할 목소리는 바로 지지자들의 것일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 그리고 박영선 국 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주문하고 싶다. "쫄지 말고, 물러섬 없이 싸워라. 진실을 가로막고 있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혀내는 것을 저지하고 있는 청와대와 새누리당과 비굴한 합의를 하지 말라. 여전히 다수의 시민들은 '진실'을  원하고 있다. 이 사실을 결코 잊지 말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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