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MBN스타>의 유지혜 기자의 [M+방송진단] '복면가왕'의 '복면'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에 대한 비판적 성격(간단히 말해서 '디스'하기 위해)으로 쓰여진 것이라는 사실을 밝힙니다.
누가 <복면가왕>의 '복면'을 왜곡하는가!
<복면가왕>에 대한 유지혜 기자의 글(생각)을 살펴보자. 그는 '복면이 더 이상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해 우려를 사고 있'다는 문장으로 포문을 열고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장기 집권은 한 가수의 노래가 계속 반복되니 무대를 즐기는 재미가 반감'시켰고,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이미 누군지 알고 있는데 계속 노래를 듣는 것보다는 다른 가수의 목소리도 듣고 싶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오히려 시청자들은 '클레오파트라'가 들려주는 노래들로 '귀호강'을 즐기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클레오파트라'는 고작 2주에 한 번 노래를 부를 뿐이다. '한 가수의 노래가 계속 반복된다'는 건 터무니 없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유지혜 기자는 ''클레오파트라'가 누군지 거의 다 알만한 상황인 지금은 과연 이 '복면'이 제 기능을 하느냐는 것에 반문할 수 밖에 없다'면서 '명예 졸업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등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훈수를 둔다.
물론 전국민이 이미 정체를 알고 있는 '화생방 클레오파트라'의 장기 집권(4, 5, 6, 7대 가왕 등극)이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복면가왕>에 대한 유지혜 기자의 '우려'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관점의 차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복면가왕>은 매주 8명의 새로운 '복면'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각자 자신만의 '사연'을 들고 무대에 선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목소리만으로 꾸며진 무대를 통해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충격에 빠지기도 한다.
<복면가왕>에 있어서 '가왕'이 누가 되느냐, 하는 '결과'도 중요한 포인트겠지만, 그보다 시청자들은 '과정'에 집중한다. 그것이 바로 승자보다 패자에 환호하게 되는 <복면가왕>의 진정한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클레오파트라'의 아성(牙城)을 넘진 못했지만, '스피카'의 김보아는 자신만의 독특한 음색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마음껏 선보였다. '에이핑크'의 정은지는 어떠했는가? 음악에 대한 애정과 고민을 무대로 녹여내지 않았던가?
이뿐만이 아니다. <위대한 탄생> 시즌 1 우승자 백청강은 성별을 숨긴 채 노래를 불러 시청자들을 충격 속에 빠뜨리기도 했다.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었던 강변가요제 대상 출신의 배우 문희경도 놀라움을 안겼다. 홍석천, 문천식, 김슬기 등 코믹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참가자들의 반전 무대도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안재모, 이기찬 등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하는 반가운 얼굴들도 있었다. 이처럼 <복면가왕>은 '가왕'이 전부가 아닌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작곡가 김형석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클레오파트라가 누군지 짐작하고 있다. 노래를 워낙 잘하니까 그가 누군지는 덜 중요하다. 다음주에 또 듣고 싶어지게 된다"고 말한 것처럼, 그것이야말로 <복면가왕>를 즐기고 있는 시청자들의 생각일 것이다. 굳이 방송 중간에 인위적으로 '명예 졸업' 등을 도입하는 등 제도를 바꿔 이 흐름을 방해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그것은 시청자를 우롱하는 행위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고, '네티즌 수사대'가 생각 이상의 정교함을 발휘하는 시대에 무언가를 영원히 숨길 수는 없는 일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정체가 알려(밝혀)지게 마련이다. 적어도 <복면가왕>의 '복면'은 노래를 듣는 순간에는 유효하다. 또, '클레오파트라'의 정체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받는 '표(지지)'가 그의 정체 때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여전히 그는 오로지 '노래'로 승부하고 있다.
앞으로 '클레오파트라'가 계속 독주를 할지, 또 다른 대항마가 등장해 가왕이 바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만의 사연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출연자가 매주 등장할 것이고, 그들은 '복면' 뒤에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 무대를 보여줄 것이다. 선입견과 편견이 배제된, 그래서 더욱 절실하고 가장 아름다운 무대가 펼쳐질 것이다. <복면가왕>의 '복면'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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