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구심은 완전히 사라졌다. 역시 박보영은 박보영이었다.
tvN <오 나의 귀신님>(2015)을 통해 차세대 로코퀸으로 부상했지만, 조정석의 그늘이 컸던 게 사실이다.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는 '이미지가 소비되고 있다'는 우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JTBC <힘쎈 여자 도봉순>(이하 <도봉순>)에서 타이틀 롤이자 원톱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도봉순' 역할을 맡아 신통방통한 활약을 선보이며 박보영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증명시켰다. 그동안 제기됐던 의문을 가뿐히 뛰어넘는 동시에 로코퀸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바야흐로 '뽀블리' 박보영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며칠 사이 '박보영'의 이름이 포함된 뉴스들이 쏟아졌다. 그럴 만도 하다. 구겨지고 찌그러졌던 JTBC 드라마국의 체면을 살리고 기를 팍 불어넣었던 <도봉순> '깔끔하게' 종영했으니 말이다. 시청률 3.829%, 등장부터 화려했다. 첫 회부터 역대 JTBC 금토 드라마 가운데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갈아치웠다. 쾌조의 스타트는 계속 이어졌는데, 2회에선 5.758%로 껑충 뛰어 올랐고, 3회에서 6.081%로 안정적 박스권을 형성했다. 그리고 4회에선 8.301%로 급등하며 <도봉순>의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제작발표회에서 내걸었던 시청률 공약의 기준이 3%였던 점을 감안하면, <도봉순>이 보여준 이와 같은 상승세와 흡입력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비록 10%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최고 시청률 9.668%(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는 등 2차례나 9%를 넘어섰고, 마지막 회에선 8.957%로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지난 2013년 <무자식 상파자>가 기록했던 9.230%를 넘어서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JTBC 김수길 사장은 촬영장에 직접 뷔페를 선물하기도 했고, <도봉순> 제작진과 출연진은 발리로 포상휴가를 떠나게 됐다.
이와 같이 표면적인 성과가 뛰어난 데 반해 드라마의 내용에 대한 아쉬움이 '살짝' 남는 건 사실이다. 초반부에 밑밥처럼 자잘히 깔렸던 다양한 이야기들, 가령 청년 실업, 페미니즘,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정의 구현 등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신선하게 다가왔던 '여성 히어로'의 활용법도 기대에 못 미쳤다. 또,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했던 스릴러는 중반 이후부터 힘이 빠져버렸다. 게다가 주인공 간의 긴장을 형성해야 할 '삼각관계'는 애초에 균형이 무너져 버린 상태였다.
결국 갈 길을 잃은 <도봉순>은 박보영과 박형식의 로맨스에만 집중하기에 이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가 있었지만, 창대했던 실험정신에 비하면 용두사미라 할 만 했다. 그럼에도 <도봉순>이 지금의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전적으로 박보영의 힘이었다.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돼버린 그의 존재감은 드라마를 완벽히 견인했다. 여기에 박형식과의 케미가 더해졌고, '천의 얼굴'이라 할 만큼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 김원해의 열연이 든든히 받쳐줬다.
우리 드라마가 시도를 하는 건 좋았지만 성 소수자분들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내용도 있지 않았나. 저도 반성을 많이 했다. 제가 국두와 민혁의 망상에 대해 꿈을 꾸고 난 뒤 '더러워'라고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촬영할 때 제가 미처 신경쓰지 못하고간과 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이 있어서 관련해서 조금더 공부하고 찾아보고 생각하고 그랬다. 사람들이 좋은 것만 보면 안좋은 것 같다. 안 좋은 평가와 질타도 보면서 배워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스포츠조선>, 박보영 "성소수자 비하 논란, 많이 반성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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