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소지를 한 바퀴 돌아본 후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도쿄 스카이 트리(Tokyo Sky Tree, 東京スカイツリー)로 향하게 됐습니다. 눈 앞에 저토록 우뚝 솟은 건물이 있는데 외면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도쿄 스카이 트리의 높이는 634m나 된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립식 전파탑이라죠.
문제는 지나치게 높아서 마치 '가까이 있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킨다는 것인데요. 무엇(도코 스카이 트리겠죠)에 홀린 마냥 저는 걷기 시작했습니다. 8월의 도쿄는 불덩이가 머리 바로 위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뜨거웠는데요. 사진을 통해 조금이나마 전달이 될지 모르겠네요. 도쿄 스카이 트리에 걸려 있는 저 기세등등한 불덩이가 보이시나요?
이제 돌아서기엔 너무 늦었고, 그렇다고 이제와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걸어서 가자'는 처음 생각을 고수하기로 했죠. 오히려 그때부터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도쿄의 아침을 여유있게 즐겨보자, 빨리 가면 볼 수 없는 다양한 모습들을 두 눈으로 확인하자, 그런 마인드를 갖자마자 정말 다채로운 광경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도쿄를 가로질러 도쿄만으로 흐르는 스미다 강(隅田川, すみだがわ)을 다리 위에서 한참동안 바라보기도 했고,
거리의 풍경들을 즐기기도 했죠. 사람들의 표정을 엿보기도 하고, 그들의 걸음걸이를 살폈습니다. 한산했던 거리가 점차 채워지는 '활기'를 경험했죠.
아,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정지선'을 사수(死守)하는 일본 운전자들의 놀라운 질서의식이었는데요.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도로가를 지날 때마다 의식적으로 정지선을 바라보고 확인했죠. 물론 짧은 여행의 경험만으로 일반화를 시키는 건 무리일 수 있겠지만, 확실히 질서의식만큼은 한 수 위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25분, 아니 30분 정도를 걸었을까요?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도쿄 스카이 트리가 보이시죠? 어느덧 코 앞까지 다가왔데요.
첫날 방문했던 '도쿄타워'도 그렇고, '도쿄 스카이 트리'도 그렇고,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에는 항상 '수족관'이 있더군요. 뭐, 저에게 그 공간은 특별히 흥미롭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진은 찍어봤습니다. 이젠 정말 '코 앞'이죠?
정말 엄청난 높이죠? 바로 밑에서 올려다본 도쿄 스카이 트리의 모습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탑 본체 높이만 497m, 전체 높이는 634m에 달할 정도니 실제로 보기 전까진 그 위용(威容)을 가늠하기 어렵겠죠.
너무 이른 시각이라 내부를 구경할 순 없었지만(사실 구경할 마음도 없었지만), 이런 예쁜 공간도 찾을 수 있었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돌아갈 땐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죠. 이제 우리는 '료고꾸역' 근처에 있는 '에도 도쿄 박물관'으로 이동할 겁니다. 사실 진짜 가보고 싶었던 곳은 박물관이었고, 여긴 곁가지였는데요. 은근히 사진이 많아서 따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아! 밤이 되면 이렇게 아름답게 변한다고 하니, 야경(夜景)을 구경하고 싶은 분들은 밤 시간에 '도쿄 스카이 트리'를 찾는 것도 좋겠죠? 저는 전날 '도쿄타워'를 다녀왔기 때문에 '야경'에 대한 충족이 된 상태라 아무런 미련 없이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다음 글은 '에도 도쿄 박물관'으로 할까요, 아니면 '도쿄 타워'로 할까요? 흠, 그때가서 결정하는 걸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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