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91. 뉴욕 피자도 잊게 만든 목동 '화덕피자올라', 역시 심플 이즈 베스트!
지난해 뉴욕 여행을 다녀오고 생긴 후유증 중 하나는 그곳에서 즐겨 먹었던 '피자'가 눈앞에 아른거린다는 겁니다. 브루클린의 '그리말디피자'도 환상적이었지만, 저의 원픽은 7번가에 위치한 '브라보 피자(BRAVO PIZZA)'였죠. 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는 동네 피자 느낌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한 입 먹어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답니다.
인생 피자를 영접한 후 틈날 때마다 '브라보 피자'로 저녁 식사를 대신했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포장해 온 따끈따끈한 피자를 먹는 그 기분은 행복 그 자체였죠. 그런 호사를 누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피자를 먹어보니 이게 웬일인가요. 더 이상 피자가 맛있지 않은 겁니다. 기준점을 너무 높여놓았기 때문이겠죠.
딱딱하고 두꺼운 도우와 과유불급의 미덕을 저버린 오버스러운 토핑이 아쉽더라고요. 제대로 된 맛을 구현하기보다 여러가지 맛을 혼재시키는 욕심이 피자 맛을 망치는 듯했습니다.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뉴욕의 '브라보 피자'를 잠시 잊게 해줄 피자집을 찾게 됐는데요. 바로 '화덕피자올라'입니다.
화덕피자올라
주소 : 서울 양천구 목동중앙본로 126
영업 시간 : 11:00 ~ 21:00(일요일은 20:00)
브레이크 타임 : 14:00 ~ 16:00
휴무일 : 목요일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화덕피자올라'는 오븐이 아니라 화덕으로 피자를 굽는 곳인데요. 아무래도 화덕을 사용하면 오븐으로 구울 때보다 훨씬 더 담백한 맛을 낼 수 있죠. 리뷰를 찾아보니 염창동에서는 이미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지척에 이런 피자집을 두고 왜 먼 곳을 헤맸던 것일까요.
마르게리따 13,000원
페퍼로니 15,000원
루꼴라 16,000원
콰트로 포르마지오 17,000원
'화덕피자올라'는 배달 전문점이라 내부에는 좌석이 없고, 오로지 화덕이 자리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해 온 화덕이라고 합니다. 엄청난 투자를 한 거죠. 피자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지 않나요? 이런 장인 정신을 어찌 애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예정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480도의 화덕 안에서 피자가 구워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요. 오븐에 넣고 타이머를 맞춰놓는 식의 조리가 아니라서 그 자체가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화덕피자올라'에서는 천연 효모를 넣어 매일 직접 반죽한 도우를 나폴리 피자 발효 방식으로 숙성한다고 합니다.
내부는 깔끔하게 정리정돈이 되어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오픈 주방이다보니 손님들의 시선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비슷한 조건의 피자집들을 보면 생각보다 지저분한 곳들이 많잖아요. 사장님이 청결에 대해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 어떤 피자를 주문했는지 말씀을 안 드렸군요. 저희는 일단, 피자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페퍼로니 피자'와 함께 '콰트로 포르마지오 피자'로 살짝 힘을 줬습니다. 콰트로 포르마지오 피자에는 체다, 모차렐라, 프로볼로네, 크림치즈까지 4가지 치즈가 들어 있어요. (두 번째 방문에는 페퍼로니 피자와 마르게리타 피자를 주문했습니다.)
평가를 해보자면, '화덕피자올라'의 피자는 심플합니다. 도우가 얇아서 먹기 부담스럽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라 씹을 때마다 흥이 납니다. (도우 끝이 살짝 타는 건 화덕 피자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죠.) 또, 과한 토핑으로 눈속임을 하지 않고, 맛을 혼란스럽게 만들지도 않죠. 재료 본연의 맛, 본질에 집중합니다. 'Simple is best'를 증명하는 피자라고 할까요.
페퍼로니 피자는 역시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습니다. 적당한 치즈와 페퍼로니가 잘 어우러져서 입맛을 당기더라고요. 콰트로 포르마지오 피자는 다양한 치즈의 맛을 즐길 수 있는데, 체다와 모차렐라 치즈의 고소한 맛과 크림치즈가 어우러져서 굉장히 흥미롭게 먹었습니다. 여기에 이탈리아 전통 치즈인 프로볼로네도 풍미를 더합니다.
'브라보 피자'가 미국식의 기름기 있는 매혹적인 맛이었다면, 이탈리아 피자 계열인 '화덕피자올라'는 훨씬 담백하고 섬세하면서 건강한 맛이에요.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굉장히 고민되겠지만, 어쨌든 '화덕피자올라'를 발견한 덕분에 피자에 대한 갈증은 많이 가라앉았답니다. 오늘도 왠지 피자가 그리운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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