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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성장이 가져온 자신감, 아이유가 달라졌어요!

너의길을가라 2018. 10. 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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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달라졌다. 그동안의 모습과는 제법 거리가 있다. 걸음걸이부터 보폭까지, 달라도 사뭇 다르다. 데뷔 10년차, 아이유의 이상 행동(?)은 바로 '예능'이다. SBS <폼나게 먹자>를 기점으로 JTBC <아는 형님>, KBS2 <대화의 희열>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JTBC <효리네 민박>에 출연하면서 틀을 깨버린 걸까. 그의 달라진 과감한 행보가 눈길을 끈다. 


민선홍 PD와의 의리로 출연했던 <폼나게 먹자>의 경우에는 특별 게스트였고, 그저 잘 먹기만 하면 되는 보조적인 역할이라 큰 부담이 없었다. 반면, <아는 형님>은 본격 예능인 만큼 터프한 프로그램이었다. 강호동과 이수근 등 전문 예능인들이 포진해 있고, 이준기와 함께 출연해 포커스가 분산된다고 해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이유는 주눅들지 않고 대담하게 제 역할을 다했다. 



오히려 더 놀라웠던 건 <대화의 희열>이었다. 평소 친분이 두텁고 '삼촌'이라 부를 만큼 의지하고 있는 유희열이 MC로 있다 해도, 한 시간이 넘는 방송 분량의 '대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대화의 희열>은 얄팍한 가십거리를 묻고 답하는 가벼운 느낌이 아니라 조금 진지한 대화를 추구하기에 더욱 압박감이 컸을지 모른다. 그건 자신을 타자와 새상을 향해 온전히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감. 최근 아이유의 모습을 보면 이 단어가 자연스레 연상된다. 우선, 부담스럽지가 않다. 걸음걸이와 보폭이 매우 안정적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벌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스스로 불편해 하지 않으니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편안하다. 그 기반은 무엇일까. 가만히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금씩 실마리가 풀린다. 


"22살 때 첫 슬럼프가 크게 왔었어요. 근데 그때가 대중들이 보시기엔 제가 엄청 잘 됐던 해예요. ... 그때 저는 정신적으로는 가장 안 좋았던 해였어요. 아직까지도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무대가 너무 무서운 거예요. 방송도 무섭고, 카메라도 무섭고, 주목을 받으니까 얼굴이 빨개지고 땀이 나고, 무대에서 노래를 못 하겠는 거예요."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의 아이유는 왜 갑자기 무대가 두러웠던 걸까. 무대가 갈급했고, 무대에서 누구보다 빛났던 아이유가 아니었던가.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니엘은 '자기 의심'이라는 단어를 꺼내든다. 고개를 끄덕이던 아이유가 바통을 이었다. "일이 잘 되니까 잘 되는 대로 더 불안한 거예요. 계속해서 거품이 만들어지는 느낌? 어느 순간 거품이 다 빠지고 밀도 있게 압축해서 봤을 때 내가 요만큼일까봐 너무 무서웠어요." 


어린 나이에 대중들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았고 워낙 큰 사랑을 받았지만, 아이유의 마음 한컨에서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 스스로의 의지와 관계없이 과대 포장된, 혹은 달리 포장된 자신의 이미지가 불러 일으킨 본질적인 공포였다. "원래 저란 사람에 비해서 너무 좋게 포장이 된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이 나중에 내가 얼마나 벌을 받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건 아마도 자연인 이지은과 스타 아이유의 사이, 두 자아의 충돌이 빚은 갈등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슬럼프의 순간에서 아이유가 선택한 돌파법은 ‘프로듀싱’이었다. "거품이 다 날아가든지 요만해지든지 간에 불안하면서 근사해 보이게 사느니 초라해도 마음 편하게 살아야지”라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이유는 ‘문제’를 똑바로 바라보기로 했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마주하기로 했다. 


그건 아마도 고독한 싸움이었을 테지만, 한편으로는 즐겁고 충만해지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프로듀싱을 통해 자기자신을 채워나간 아이유는 자기확신을 얻었던 모양이다. 자신감의 원천은 역시 자존감이었다. 조숙했던 아이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 중이다. 내면을 단단히 쌓아올린 아이유는 주변을 돌아보고, 기부를 통해 세상을 향해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얼굴만 보면 몰라 속마음과 다른 표정을 짓는 일 아주 간단하거든” 이라며 ‘스물 셋’의 갈팡질팡하던 자신을 진솔히 드러냈던 아이유는 스물 다섯이 돼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이라며 갈피를 잡아 나갔며 ‘팔레트’에 투명히 자신을 담아냈다. 그리고 ‘삐삐’ 경고음을 내며 "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그 선 넘으면 정색이야", "거리 유지해”라고 ‘관계’에 대해 정의를 내려 나간다. 


영민하고 영특한 아이유는 여전히 “아직 할 말이 많아”라고 외치고 있는 듯하다. 대중들 역시 여전히 그의 일기장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하다. 10주년을 넘어 20주년, 그 훨씬 이상의 시간을 함께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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