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김상곤의 교통 정책이 외면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너의길을가라 2014. 4. 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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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에서 발췌 - 


김상곤 "2층 버스·2층 열차 도입해 교통혁신" <연합뉴스>

 

반응이 시원찮다. 호응을 얻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심지어 외면 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상곤 경기도지사 후보의 교통 정책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좌지우지할 만큼 파괴력을 지녔던 '무상급식'에 비해 '무상버스'로 시작된 김상곤 표 교통 정책에 대해 사람들이 심지어 '거부감'까지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무상 시리즈'에 대한 피로감과 불편함을 떠올릴 수 있다. 지난 글에서도 썼던 것처럼,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제외한 모든 언론이 '무상 버스'에 대한 비판적인 사설을 쏟아냈다. 비판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을 뿐 사실상 난도질에 가까웠다. 단지, 이번 일에 국한된 것도 아니다. 지난 4년 동안 대다수의 언론들이 '무상 급식'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견지했다. '무상 급식'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생긴 잡음들에 집중했다. 이쯤되면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것도 당연하다.

 

[사설] 이번엔 무상버스 세금은 당신이 내고? <한국경제>

[사설] 무상복지 부메랑 보고도 '공짜버스' 말하나 <서울신문>

[fn사설] '무상버스'식 공짜 정책은 재앙 부른다 <파이낸셜뉴스>

[사설]김상곤의 '무상버스'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동아일보>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1차적인 이유, 다시 말해서 표면적인 이유로 '언론'의 책임이 크지만 거기에서 그친다면 뭔가 아쉽다. 한걸음 더 들어가보자.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 한번 고민해보자. 역시 공약 자체의 중요성과 시의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김상곤의 '교통정책' 그 자체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서민들의 입장에서 '교통 정책'이 가장 중요한 요구사항이었을까? 물론 김상곤 경기지사 후보 측에서는 매일 아침 벌어지는 '출근 전쟁'에 대한 도민들의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말이다. 그래서일까? 김상곤 후보는 지난 3월 31일에는 '앉아가는 대중교통 실현(앉아가는 아침)'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2층 버스와 2층 열차를 도입한다고 한다. 이쯤되면 눈치가 없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김상곤 표 교통 정책의 실현이 가져올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로 인해 벌어질 변화들의 긍정적 효과들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유권자의 요구 아닌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유권자들이 그것을 최우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진심으로 와닿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당장 먹고 사는 것이 팍팍한 현실에서 '앉아가는 대중교통'이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을까?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사람을 움직이는 힘(혹은 기재)은 대개 '욕망'이다. 선거철이 되면 각종 전시성 공약들이 남발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그 욕망의 발현 앞에 무릎을 꿇는다. 내 집 값이 오르고, 내 땅 값이 오른다는데 이를 마다할 사람은 없다. 사람들이 어떤 행위를 하고, 어떤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의 이유를 파악할 때 '이해관계'의 측면에서 접근하면 훨씬 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좌와 우,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다만, 그 '욕망'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힘(기재)이 있다. 지금 당장 나에게 이익이 없더라도, 어쩌면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어떤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가령, 우리는 장기적으로 세상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일이라면 때로는 손익에 관계없이 뛰어들곤 한다. 혹은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면 눈앞의 욕망에 흔들리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나아가기도 한다. 그것을 그것을 '대의(大義)'라고 일컬어보자.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무상 급식'이 공전(空前)의 히트를 칠 수 있었던 까닭은 그것이 사람들의 '대의'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아이들만큼은 차별 당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게 하겠다는 대의, 적어도 먹는 것으로 차별을 당하는 세상만큼은 만들고 싶지 않다는 대의가 사람들을 움직인 것이다. '무상 버스'를 비롯한 '앉아가는 대중교통'이 외면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불편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불편함'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다. 게다가 그건 '아이들의' 불편함도 아니고 '어른들의' 불편함이 아닌가? 


김상곤 후보가 실수한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출근 지옥'을 통해 도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는 쪽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로 인해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것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 쪽에 집중해야 했다. '욕망'을 자극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대의'를 자극하지도 못한 어중간한 김상곤 표 교통 정책이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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