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2차 유출과 정부의 거짓말, 국민과의 신뢰를 망가뜨리다

너의길을가라 2014. 3. 1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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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가 아닐까? 'A가 하는 말이라면 믿을 수 있어' 이는 개인과 개인 간의 관계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저 회사의 제품(서비스)이라면 괜찮아' 개인과 기업이든, 기업과 기업이든 어떤 관계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물론 정부와 국민 간에도 '신뢰'는 기본이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당신은 (대한민국) 정부를 신뢰하는가?' 필자부터 대답을 해보라고? '당연히' 쥐꼬리만큼도 신뢰하지 않는다. 



- <뉴시스>에서 발췌 - 


"2차 피해는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당초 유출됐던 개인정보는 전량 회수돼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 사용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한다. 수사당국은 불법 수집자와 최초 유포자를 검거했고 고객정보의 추가 유통은 더 이상 없다"며 "(유출된지) 1년이 지났는데도 유출사고에 따른 피해나 확인된 사고가 없었다. 금감원 분석결과 비밀번호와 인증번호는 유출되지 않아 카드 위·변조는 불가하다"


지난 1월 23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사태와 관련해서 위와 같이 말했다. '2차 피해는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2차 유포는 없다'는 입장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지획재정부 장관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다. 



카드 2차유출 이달 초 알고도 입 다물었다 <서울신문>


하지만 정부의 '확언'은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창원지검 특수부는 '8270만 건의 고객정보가 대출중개업자 손에 넘어갔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각종 스팸 문자 등을 통해 우리가 '겪었던' 2차 피해는 '사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차 피해는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던 정부의 확언은 거짓이었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사실을 금융 당국은 이달 초쯤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곧바로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이다. 



- <연합뉴스>에서 발췌 - 


'2차유출' 여파로 카드3社 탈회 하루에 1만명 <연합뉴스>

당국 '2차 유출' 국민·롯데·농협카드 특검 <연합뉴스>


17일, KB국민 4천 명, NH농협 3천 500 명, 롯데 2천 명의 회원들이 카드 탈회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지는 KB국민 1만2천 장, 롯데 6천 장, NH농협 2천 장(정오까지)이었고, 재발급은 KB국민 2만5천 장, 롯데 1만 장, NH농협 5천장(정오까지)이었다. 


금융당국은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에 2차 유출과 관련해 검사 인력을 투입해 추가 조사를 할 예정이다. 어떤 경로를 통해 2차 유출까지 가능했는지 파악할 계획"이라면서 특별 검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솔직히 '코웃움'밖에 나지 않는다. 지난 1월,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당시 국민들은 2차 피해를 우려했다. 그런 국민들에게 정부는 '걱정 말라'며 '호언장담'을 하지 않았던가? 결국 2차 유출은 사실이었고, 국민들은 2차 피해를 받고 있다. 



- <한국일보>에서 발췌 - 


각종 스팸과 보이스 피싱도 심각한 수준이지만, 단지 그것만이 2차 피해의 전부는 아니다.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들에겐 엄청난 피해이며, 카드를 탈회 · 해지 · 재발급 받기 위해 생고생을 치러야 하는 것 자체가 피해다. 우습게도 카드사들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키는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 어떤 피해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를 받기 위해선 고객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가능하다. 또, 내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여부도 스스로 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확인을 해야 했다. '죄송하다'는 문자조차 없었다. 최소한의 성의도 표하지 않았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반성해야 할 것은 카드사뿐이 아니다. 정부는 국민 앞에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가장 큰 피해는 국민들이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신뢰가 깨진 관계가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지는 우리 모두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더 이상 정부가 어떤 말을 하든 그것을 믿고 가만히 손 놓고 있을 바보 같은 국민은 없다. 정부는 명심하길 바란다. 국민과의 신뢰를 망가뜨리고, 불신을 조장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정부'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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