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도종환 의원의 시는 교과서에서 빼!" 교육 중립성 위반?

너의길을가라 2012. 7. 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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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이유로…도종환 시 ‘교과서 퇴출’ 논란



- 경향신문에서 발췌 -



"정치인의 작품이므로 교체 바람"

"국회의원 당선자의 작품이므로 부적절함"

"특정인물에 대한 편파적 옹호임"


위의 세 가지가 검정교과서를 심사하는 교과부 산하 교육과정평가원이 도종환 의원(시인)의 시를 교과서에서 빼야 하는 근거로 제시한 내용입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6월 26일 중학교 국어 검정교과서 심사 결과에서 도종환 의원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현재 도종환 의원의 시를 수록한 교과서는 총 8개 출판사의 것인데요. 교학사, 금성출판사, 대교, 두산동아, 미래엔, 창비, 천재교과서, 천재교육 입니다. 이들 교과서에는 '흔들리며 피는 꽃', '종례시간', 담쟁이', '여백', '수제비' 등 세 5편과 산문 2편이 실려 있다고 합니다. 


과연 도종환 의원의 작품을 그가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교과서에서 빼야 할까요? 참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도종환 의원의 반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2002년 7차 교육과정 교과서 개편 당시 중학교 1학년 국어 국정교과서에 시 <어떤 마을>이 실린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국정 및 검인정 교과서에 내 시와 산문 수십 편이 수록됐는데, 국회의원이 됐다는 이유로 이제 와서 삭제 지시를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한국작가회의의 이시영 이사장도 "도종환 시인은 국회의원 이전에 문학적 평가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저명한 시인인데 이제 와서 문제 삼는 것은 문학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가한 침해라고 생각한다"면서 "5공화국 시절 민주정의당 소속 전국구 의원이었던 김춘수 시인의 시를 교과서에서 삭제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 발표된 작품들을 수록한 것도 아니고, 그 이전에 썼던 작품들을 정치적 색채가 있다는 이유로 교과서에서 빼는 것은 오히려 정치적인 것 아닐까요? 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현역 정치인이 연관된 글이나 자료는 가능한 한 제외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어 도 의원뿐 아니라 영화 <완득이>에 출연해 교과서에 실린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의 사진도 삭제하도록 출판사에 공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언급한 그 규정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교육과정평가원 교과서검정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교과목 별 편찬상 유의점 및 검정기준을 부면 '교육의 중립성 유지'라는 항목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도종환 의원의 시가 이 항목에 저촉된다고 판단했던 것인데요. 과연 그럴까요? 앞으로 교과서에 도종환 시인의 시는 사라지게 됐습니다. 강제성은 없다고 하지만, 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해당 출판사의 교과서가 최증승인이 거부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의 강제력이 있습니다. 문학마저도 정치와 연관을 지어야만 속이 시원한 사람들. 참 깝깝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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