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김승연 회장, '팔자'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저지른 '불법' 때문!

너의길을가라 2012. 8. 17. 12:03
반응형

 

 

 

"재벌총수로서 유독 수사기관 조사를 많이 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2년 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 전에 기자에게서 받은 질문이라고 합니다. 김승연 회장은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큰 기대는 하지 마시길.. 그의 대답은 바로,

 

"제 팔자가 센 거 아니겠습니까?" 였답니다.

 

1. 동생 김호연 당시 빙그레 회장과 재산 다툼으로 3년에 걸친 법정공방  → 화해

2. 1993년 그룹계열사의 해외 공사비 470만 달러를 빼돌려 미국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의 호화주택을 구입한 혐의로 처음 구속 기소 → 수감 2달 만에 집행유예

3. 2003~2004년 대선자금 수사 때는 서청원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 10억원 건넨 것으로 밝혀짐 → 출국금지 하루 전에 미국으로 출국, 7개월 만에 돌아와 불구속 기소 이후 벌금형

4. 2005년 대한생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87억여원의 비자금 조성 → 부회장 구속으로 마무리

5. 2007년 아들을 때린 술집 종업업을 보복 폭행 →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00시간으로 마무리

 

현재 수면 위로 밝혀진 것만 이 정도입니다. 법의 감시에 걸려든 것만 해도 이만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과연 '팔자' 때문일까요? 참 어처구니 없는 사고방식 아닙니까?

 

이렇게 요리조리 잘 피해가던 김 회장은 지난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으로 징역 4년형에 법정구속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를 두고, 법원의 '재벌 봐주기' 관행이 바뀐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분명 기조 자체가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1심에 불과하기 때문에 단언할 수 없습니다. 2심과 상고심을 거치는 동안 형량이 3년 이하로 떨어지면, 집행유예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재판부의 설명이 참 재밌습니다. 한화 직원들은 김 회장을 체어맨의 약자인 CM으로 지칭하며 신의 경지, 절대적인 충성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무릇 한화만의 현상이겠습니까? 이러한 재벌가의 고질적인 병폐를 고치지 않고는 재벌개혁은 꿈고 꿈 수 없는 일이겠죠.

 

신의 경지에 있다는 김회장님, 지금도 '팔자가 세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아닙니다. 팔자가 세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조사를 많이 받는 게 아니죠. 그건 당신이 '불법'을 그만큼 많이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팔자가 세고, 재수가 없어서 당신이 감옥에 가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그만큼 불법은 태연하게 마구 저질러 왔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리고 걱정은 하지 마세요. 당신 입장에서 볼 때, '팔자가 약한' 사람들도 이제 곧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될 테니까요. 이제 국민들이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부분은 지금의 형량 4년도 지극히 적은 것이라는 겁니다. 집행유예가 안 된 것에 놀랄 일이 아니라 고작 4년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여전히 한탄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