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국민소득 2만 4000달러 돌파? 당신의 지갑은 어때요?

너의길을가라 2013. 11. 2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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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션뉴스>에서 발췌 - 


올해 1인당 국민소득 2만4천달러..사상 최대 <연합뉴스>


대한민국 국민의 1인당 소득(국민소득)이 2만 4천 44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뉴스는 '신기'하기만 하다. 체감이 전혀 안 된다. 차라리 중산층·자영업자가 무너진다..악성부채·부실위험↑ (<연합뉴스>, 10월 31일)과 같은 뉴스가 훨씬 더 현실감이 있지 않은가? 아무리 둘러봐도 국민소득 2만 4천달러 돌파의 '환호'는 들리지 않는다. 탄식과 눈물이라면 모를까.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국민소득은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는데, 정작 '국민'들의 삶은 밑바닥을 기고 있을까? 


정부로서는 중요한 '성과'라고 내세울 만하지만, 사실 국민소득 2만 4천달러는 환율에 의한 '착시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평균 1,102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1,095원으로 떨어지면서 달러화로 환산한 국민총소득(GNI)가 더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난 데는 국내총생산(GDP) 효과가 3.3%, 환율 효과가 2.9%"라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에서 발췌 - 


"내 주머니는 그대론데".. 국민소득은 사상최대? <파이낸셜뉴스>


'1인당'을 따지는, 즉 평균을 내는 통계는 한마디로 '장난'에 가깝다. 통계청의 소득분배 지표(5분위 배율)에 따르면, 9월 말까지 고소득층(5분위 계층)의 가처분소득은 저소득층(1분위 계층)의 5.05배라고 한다. 이는 지난해의 4.98배보다 늘어난 수치다. 소득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부자들은 더 잘 살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못 살게 되는 구조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치상으로 대한민국은 지난해보다 더 잘 사는 나라가 됐다. 


앞서 필자는 '평균을 내는 통계'는 '장난'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래의 그림을 보자. 



A 사회는 5명의 구성원이 각각 100,000원씩을 갖고 있다. 전체 합은 500,000 원이 될 것이고, 평균을 내면 100,000 원이 된다. 한편, B 사회는 한 명이 1,000,000 원을 갖기고 있고, 나머지 4명은 각각 100원 씩을 소유하고 있다. 총합은 1,000,400원이다. 평균을 내면 200,080원이다. 전체로 따져도 B 사회는 A 사회보다 2배는 잘 산다. 평균으로 따져도 B 구성원은 A 구성원보다 2배 쯤 잘 산다. 이쯤되면 '평균'을 내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평균'이라는 잣대로 한 사회를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물론 '수치'로 한 사회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ㅎ A 사회의 구성원이 200,000원씩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서 총합을 B 사회와 차이가 없도록 맞춰보면 비교가 명확할지도 모르겠다.)


여러분은 A와 B 사회 중 어느 사회의 구성원이고 싶은가? 평균적으로 2배나 잘 사는 B 사회인가? 물론 우리가 1,000,000원을 소유하는 특권층일 가능성은 없다. 너무 확고하고 단언적인가? 오히려 지금 우리의 삶이 확고하고 단언적으로 증명해주고 있지 않나? 우리는 B사회의 100원을 가진 구성원이라는 것을 말이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낙수효과(트리클 다운)'의 망령이 대한민국을 지배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그 망령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지 않다.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내 사람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하는 것 같다. 그야말로 '요물'이 아닐 수 없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소득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낙수효과? 그런 건 없다. 


대기업이 더 수월하게 돈을 긁어모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고, 부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부자가 되는 길을 무한정 터준 후에.. 먹다가 남은 쓰레기라도 좋으니 조금만 흘려달라고 구걸하는 것이 주권자인 국민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일까? '대한민국'의 경제 수치들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데, 정작 그 구성원들 개개인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신호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감지됐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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