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한때, '20 대 80 사회'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시절이 있었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제시한 개념인데, 그는 인구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이것이 바로 '파레토의 법칙'이다. 물론 이제 '파레토의 법칙'은 유행이 지나도 한참 지났다. 더 이상 '파레토의 법칙'을 언급하거나 인용하는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은 없다.
기억하는가? 지난 2011년 11월, 뉴욕의 월가에는 다음과 같은 구호가 외쳐졌다. "우리는 소외받은 99%, 탐욕의 1%인 월가를 점령하라" 어느덧 세계는 '20 대 80 사회'를 넘어 '1 대 99 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실제로 2012년 미국 상위 1%의 연간 가계소 소득 비율은 전체 가계 소득의 22.2%를 차지했다. 상위 1%의 소득은 20% 가까이 증가한 반면, 하위 99%의 소득은 고작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빈부격차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 <국민일보>에서 발췌 -
이는 단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유엔대학 세계개발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을 기준으로 최상위 부자 1%가 전 세계 자산의 50%를 소유하고 있고, 상위 10%의 부자가 전 세계 부의 8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처참하지만 계속하겠다. 하위 50%는 전 세계 부의 달랑 1%만만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통계에 의하면 세계 최고 부자 20명의 재산 총합이 가장 가난한 10억 명의 재산의 총합과 같다고 한다.
이제 세계는 '1 대 99 사회'라는 말로도 담아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0.1 대 99.9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고, 브레이크 따위는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 대니얼 돌링의 보다 적나라한 설명을 들어보도록 하자.
세계 인구 가운데 가장 빈곤한 10%의 사람들은 상시적인 기아 상태에 있다. 가장 부유한 10%에 속한 사람들의 가족들은 굶주림을 겪어본 일이 없다. 최하위 10%는 자녀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교육을 시키는 것조차 쉽지 않다. 최상위 10%는 자녀들이 이른바 '엇비슷한 친구들'이나 '더 나은 친구들'과만 어울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꺼이 많은 수업료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 최하위 10%는 거의 언제나 사회보장도 없고 실업수당도 없는 곳에서 살아가는 반면, 최상위 10%는 그런 수당으로 살아가야 하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최하위 10%는 도시에서 날품팔이 일을 하는 사람들이거나 농촌에 사는 농부들이다. 그러나 상위 10%에게는 안정적인 월급이 없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최상위 1%에 속하는 거부들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재산에서 나오는 이자 소득이 아니라 봉급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 대니얼 돌링, 셰필드대학교 인류지리학 교수 -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당신의 주사위를 확인하라!
- <세계일보>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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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대 80 사회'가 '1 대 99 사회'가 되고, 심지어 '0.1 대 99.9 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개인'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극복할 수 있는 '사회적 모순'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 아니겠는가? 1 대 99 사회가 된 것이 99의 사람들이 게으르기 때문인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인가?
그럼에도 '구조적 모순'이라는 진실을 지적하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다. 아니, 일종의 '패배주의'처럼 여겨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더 이상 1%들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습게도 99%들이 자발적으로 구조적 모순을 옹호하고, 모든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려세우고 있다. 어쩌면 이제 사람들에겐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는 것보다 이 모든 것은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마음 편할지도 모르겠다. 구조를 바꿀 힘은 없지만, 잠 한 시간을 줄이는 정도의 통제는 가능하지 않은가?
'노력해도 안 되잖아!'라는 한탄에 구조화된 세상은 이렇게 답한다. '더 노력 했어야지~!' 정말 그런 걸까? 영화 <설국열차>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앞으로 가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지만, 밖으로 나가는 방법도 있어!" 하지만 우리에게 그런 상상력이 남아 있던가? 차라리 내 앞에 한 명이라도 제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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