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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방의 원조<한식대첩-고수외전>, 완벽한 번외편으로 돌아왔다

너의길을가라 2018. 9. 1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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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이라기보다 완벽한 번외편이다. 기획의도부터 탑 셰프들 섭외까지 놀라움의 연속이다." (백종원)


올리브 <한식대첩-고수외전>을 보면서 솔직히 놀랐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백종원의 말처럼 '기획'부터 '섭외'까지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프로그램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동안 <한식대첩>에 출연했던 국내 고수들과 해외 각국에서 온 유명 셰프들이 팀을 이뤄 한식을 전수하고 배운다. 탑 셰프들은 자신의 스승으로부터 각 지역의 대표적인 한식을 습득해 이를 통해 치열한 대결을 펼치게 된다. 


한식의 글로벌화를 노리겠다는 야심찬 기획이다. 무엇보다 탑 셰프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다. 캐나다에서 온 데일 맥케이는 2011년 '탑 셰프 캐나다'의 우승자로 퓨전 한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경쟁을 경험해 봤기 때문인지 매사에 자신감이 넘친다. 멕시코 대표 세르히오 메자는 27살의 젊은 셰프이지만, 놀라운 창의력을 발판으로 1년 만에 라틴 아메리카 레스토랑 순위에서 40위에 올랐다.



매우 섬세하고 현대적인 요리를 만드는 벨기에의 마셸로 발라딘은 미슐랭 별 하나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인정받고 있는 셰프다. 그런가 하면 이탈리아 대표인 파브리치오 페라리는 한식 콘테스트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경력자다. 캘리포니아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는 도미니카 공화국 대표 아말 산타나는 연 매출 80~100억 원을 자랑한다. 다들 한가락(한 칼질이라 해야 할까?)하는 최고의 셰프들을 모아놓은 셈이다. 


"저런 분을 저희가 가르치는 거예요?"


이쯤되면 한식 고수들이 기가 죽을 만도 하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탑 셰프들의 프로필이 워낙 화려하고 경력이 다채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탑 셰프들이 그들이 도전해야 할 종목은 다름 아니라 '한식'이 아닌가.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 탑 셰프들이라 할지라도 '한식' 앞에서는 '제자'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정말 흥미로운 양상이 아닐 수 없다.


1회에서는 서로의 '짝'이 정해졌다. 아말 산타나의 스승은 시즌3 준우승자인 전라도 김혜숙 고수였고, 파브리치오 페라리는 시즌2 우승자인 충청도 이영숙 고수에게 한식을 전수받게 됐다. 데일 맥케이는 시즌3 우승자 서울 임성근 고수의 제자가 됐고, 마셀로 발라딘은 시즌4 우승자인 경상도 최정민 고수와 짝을 이루게 됐다. 마지막으로 세르히오 메자의 스승은 강원도 권영원 고수로 결정됐다.



지난 2013년에 닻을 올린 <한식대첩>은 쿡방(요리하는 방송)의 원조답게 우후죽순 생겨난 기존의 쿡방들과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한식의 글로벌화'라는 기치(旗幟) 아래 세계 각국의 유명 셰프들을 불러 서바이벌을 개최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킨 것이다. 한식으로 대결을 펼치는 외국 셰프들이라니! 익숙함과 낯섦의 완벽한 조합이라고 할까? '도대체 언제적 쿡방이야?'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없게끔 만들어 버렸다. 


9주에 걸쳐 펼쳐질 <한식대첩-고수외전>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자신의 스승으로부터 한식을 배운 탑 셰프들이 얼마나 창의적으로 '한식'을 변모시킬 수 있을지가 첫 번째다. 그건 아마도 '한식의 변신'일 것이다. 두 번째는 '음식'과 '요리'라는 매개를 통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소통하는 고수들과 탑 셰프들의 훈훈한 모습이다. 그들의 끈끈한 관계는 하나의 드라마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관전 포인트와는 별개로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탑 셰프들의 도전 정신이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세계적 셰프들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배움이란 끝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 실천하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가게 문을 닫고 한식을 배우기 위해 한국까지 달려온 저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꺼이 제자가 되겠다는 저들의 뜨거운 열정이 놀랍기만 하다. 그 자체가 큰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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