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러'는 어떻게 '처리(處理)'해야 할까? 강력히 처벌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선처를 베푸는 것이 좋을까?
바람이냐, 태양이냐..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우화를 빗대서 진심으로 용서를 빈다면 선처를 베풀어서 아름다운 선례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일벌백계가 주는 영향력과 효율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악플러는 한 명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도 무수히 많은 악플러들이 먹잇감을 찾아다니고 있다. 피해자는 양산된다. 한명 한명 만나서 '태양'을 뜨끈뜨근 비춰주기엔 한계가 뚜렷하다.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악플, 우리는 왜 악플을 다는가?
- <일간스포츠>에서 발췌 -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향후 김가연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지만) 필자는 선처만이 답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선처를 받은 사람은 더 이상 악플을 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신을 못 차리고 마치 '도벽'처럼 악플을 달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그런 식으로 선처가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한 잠재적 악플러들은 계속해서 활동을 게시할 것이라는 점이다. '뭐, 고소한다고 으름장 놓다고 나중엔 흐지부지되지 않겠어?'라는 생각이 보편화된다면 경각심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또 다른 피해자는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일단, 김가연의 강경한 태도에 지지를 보낼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실제로 누군가에게 육성으로 욕을 하는 것 못지 않게, 인터넷을 통해 문자로 욕 등의 인신공격을 하는 행위도 상대방에게 엄청난 정신적 피해를 준다는 사실, 그것이 곧 범죄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자신이 그런 악플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됐으면 좋을 것이다. 실제로 OO남, OO녀 등의 이름으로 일반인들도 악플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가? 이런 분위기가 보편화되면 '댓글'을 다는 것,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조금 신중해질 것이다. 김가연의 말처럼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바로 '우리'라는 것을 자각한다면 악플러는 지금보다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물론 '처벌'만 강조되는 것은 곤란하다. 악플을 다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 결국 현실에서의 문제, 즉 경제적 어려움 혹은 사회적 억압 등의 스트레스가 인터넷이라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에서 폭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악플은 개인적 문제인 동시에 사회적 문제인 셈이다. 한 쪽에만 치우친 해법으로는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다.
필자는 인터넷 공간은 현재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공간에서 활동하는 우리들도 아직 미성숙한 상태에 놓여있다. 아직까지 과도기와 미성숙을 말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 문화가 본격화된 것이 고작 십 수년 정도 아닌가? 여전히 자정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의 문제들도 차츰 안정화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보다 수월하게 정착하기 위해서 약간의 보조적 장치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기 때문에, 아주 심각한 악플러에 대해선 일벌백계를 통해 글이 곧 (상대방을 찌르는) 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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