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여행기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1. 여행의 시작, 샤를 드골 공항에서 시내까지

너의길을가라 2016. 11. 2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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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드디어 파리야!"


2016년 11월 21일 17시가 조금 넘은 시각. 예정대로 프랑스 파리의 샤를드골 공항(CDG, Charles de Gaulle Airport)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를 기다리기 위해 잔뜩 늘어선 줄, 하지만 입국 심사대의 직원은 달랑 두 명뿐이었다. '급한 건 너희들이지, 우리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것이 '파리'의 첫 인상이었다. 그들은 느긋했고, 그 서두르지 않는 모양새가 좋았다. 


조용히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12시간 30분의 긴 비행이 주는 피곤과 목적지에 당도했다는 설렘이 묘한 비율로 섞여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서로를 힐끔거렸다. 침착하게, 차분하게, 그런 척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난 마음 속으로 거듭 외치고 있었다. "맙소사, 내가 파리에 오다니!" 피곤과 설렘, 적어도 내 얼굴에는 후자의 비율이 훨씬 더 많이 드러났으리라. 



옆으로 나란히 앉은 직원 두 사람은 업무를 보는 동시에 얼굴에 웃음을 띠며 간단한 이야기(알아들을 수 없었지만)를 주고 받기도 했다.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측면'을 내어주는 인천 공항과는 달리 '정면'으로 사람들을 맞이하는 샤를 드골 공항의 입국심사대는 좀더 편안한 느낌이었다. 개별화돼 있다는 느낌보다는 함께 일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고 할까. 


'낭만'은 잠시 접어두고, 이제 '현실'이다. 어느새 캄캄한 하늘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파리는 해가 빨리 졌다.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약 23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 샤를 드골 공항에서 숙소가 있는 '시내'까지 이동해야 한다.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정이다. 숙소에 도착해 여행의 기반이 될 베이스 캠프(base camp)의 상태를 확인하고, 짐을 풀기 전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샤를 드골 공항에서 시내까지 이동하는 방법은 대략적으로 4가지 정도다. 


① RER 파리 외곽선 

② 시내버스 

③ (한인) 택시 

에어프랑스 리무진 버스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건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여러가지 고려사항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염두해 둬야 하는 건 '숙소의 위치'다. 가급적 숙소 근처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숙소로 이동하기 전에 진을 빼버리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 다음으로 따져봐야 하는 건 비용과 시간이다. 누군들 '택시'를 타고 휙 가버리고 싶지 않겠는가. 현실은 "......"



만약 숙소가 포르트 마이요(Porte maillot), 개선문(Etoile), 트로카데로 광장(Trocadero), 에펠탑(Tour eiffel) 근처라면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다. 일반적으로 에펠탑 근처를 숙소로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산책하듯 걸어서 에펠탑을 마주하고 올 수 있다는 건 '축복'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에펠탑 인근에 숙소를 정했기에 다이렉트로 에펠탑까지 이동하는 에어프랑스 리무진 버스(LE-BUS DIRECT)를 선택하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대중교통인 ①, ②는 장시간의 비행에 지치고,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당신에 고를 수 있는 최상의 선택지는 분명 아니다. 다만, 샤틀레 레알(chatelet Les Halles)로 간다면 약 45분이면 이동이 가능한 RER B선(10유로)을 타는 것을 권한다. 예약금(10,000원)과 사람 수에 따라 비용이 올라가는 파리 한인 택시도 딱히 권하고 싶진 않다. 1~2명일 경우 60유로(1유료=1,240원), 3명은 70유로인데 상당히 비싼 편이다.


- 리무진 버스는 30분의 배차 간격을 두고 23시까지 운행한다. -


도착하는 터미널(아시아나의 경우 Terminal 1, 대한항공이나 에어프랑스, 케세이퍼시픽의 경우 Terminal 2)에 따라 리무진 버스를 타는 장소가 다른데, Terminal 1의 경우 나오마자마 보이는 32번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가면 'LE-BUS DIRECT' 티켓을 구입하는 곳을 발견할 수 있다. 자, 이제 표를 끊을 차례다. 에펠탑까지 가는 2번 버스는 편도 17유로, 왕복 30유로다. 참고로 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VISA 카드를 꼭 챙기자!



- 밤에는 내부 사진이 잘 찍히지 않아 여행 마지막 날 찍은 사진, 참고로 버스에는 USB 단자가 있어 충전도 할 수 있다 -


보통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데, 러시아워 (rush hour)와 맞물린 탓인지 시간이 제법 걸렸다. 허나, 이곳이 파리인데,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창밖으로 펼쳐지는 파리의 낭만적인 불빛들이 눈과 머리를 자극했고, 그 시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1시간이 훨씬 더 지나고, 눈앞에 위풍당당한 개선문이 나타나자 앞뒤 좌석에서 사람들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몇 분 뒤, 드디어 목적지인 에펠탑에 도착했다. 1시간 40분은 걸린 것 같다. 이제 숙소를 찾아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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