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24세, 21세, 17세 세 자매와 초4 늦둥이 아들(금쪽이)을 둔 부부가 등장했다. 엄마는 잘을 잘 듣던 딸들과 달리 반대로 행동하는 청개구리 같은 아들 때문에 걱정이라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금쪽이는 약물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폭력성을 보였다. 가족을 공격하는 모습이 폭군과 다를 게 없었다. 심지어 도구를 들고 위협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금쪽이의 학업이 걱정된 엄마가 공부방을 가라고 제안하자 금쪽이는 엄마를 거칠게 잡아채고, 소리를 질러대며 거부했다. (엄마가 운영하는) 미용실 직원들이 보는데도 불같이 화를 냈다. 눈에 뵈는 게 없는 듯 힘껏 발길질을 하며 흥분했다. 주변 사람들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머리를 자르라는 누나의 말에 짜증을 내더니 거침없이 주먹질을 했다. 아빠에게도 "문 열어!"라며 명령조로 말했다.
혹시 '오냐오냐'하며 키운 탓일까. 아빠는 자신이 그런 면이 있다고 실토했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의 생각은 좀 달랐다. 그가 의아했던 건 '오냐오냐' 받으며 크면 아이는 굉장히 사랑받는다고 느껴서 자신을 '오냐오냐' 해주는 이와 친하게 지내는데, 금쪽이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공격적이라는 점이었다. 따라서 단순히 '오냐오냐' 육아의 부작용이라 단정지을 수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아빠가 밥을 안히고 잠시 밖에 나갔다 오겠다고 하자 금쪽이는 배가 고프다며 몸부림을 치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짜증을 부리고 활르 주체하지 못했다. 냉장고 문을 휘휙 열고 발로 찼다. 또,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배가 고프다고 소리를 질렀다. 한마디로 야단밥석이었다. 급히 귀가한 엄마가 치킨을 건네자 금쪽이는 다시 순한 양처럼 변했다. 폭주하던 금쪽이를 보며 부부는 마냥 귀여워했다.
오은영은 만 10세인 금쪽이에게 '만족 지연 능력'이 매우 부족할 뿐더러 참을성과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자기 통제력이 낮으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생기기 마련이라 우려했다. 또, 금쪽이의 말투는 '압박적'이고, '위협적'인데, 뜻대로 안 되면 맹수처럼 표효하는 방식은 또래 관계에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금쪽이는 교유 관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학교에서 연락을 받은 엄마는 금쪽이를 집으로 데려올 수밖에 없었는데, 귀가 후 휴대폰 사용으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몸싸움으로 번졌다. 금쪽이는 엄마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고, 모욕적인 욕설까지 뱉었다. 할 말을 잃은 엄마는 눈물로 호소해 봤지만, 금쪽이는 "왜 하필 날 낳았냐고, 네가"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방망이를 손에 쥐고 고래고래 소리치더니, 팔로 엄마의 목을 누르기도 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금쪽이가) 엄마에 대한 엄청난 적개심을 보였거든요." (오은영)
무엇이 문제의 원인일까. 이 장면만 본 시청자들은 금쪽이의 패륜에 혀를 끌끌 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은영의 시선은 다른 곳으로 향해 있었다. 그는 금쪽이가 엄마에게 보인 적개심에 집중했다. 과연 금쪽이는 어떤 육아 속에서 자랐을까. 엄마는 출산 후 생후 1개월 만에 금쪽이를 데리고 출근했고, 3세부터 어린이집을 보내 미용실로 하원시킨 후 자신은 일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방치된 금쪽이는 5세 때부터 혼자 시내를 배회했다. 당시 주말부부였던 터라 아빠는 육아에 참여할 수 없었다. 아무런 제한 없이 자란 금쪽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학교의 규칙에 힘들어 했다. 학교로부터 매일 연락이 왔고, 이에 스트레스를 받은 엄마는 금쪽이를 2년 가량 물리적인 체벌을 했다고 고백했다. 분이 풀릴 때까지 심할 땐 2~3시간동안 이어졌다.
"저는 체벌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분이 풀릴 때까지 때리는 건 팬겁니다." (오은영)
자기 조절과 규율, 제한과 금지를 배우지 못한 채 통제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낸 금쪽이와 아무런 가르침 없이 '패기만' 했던 엄마. 오은영은 날 보호해 줘야 할 엄마가 공격을 한다고 생각한 금쪽이가 혼란스러웠을 테고, 부모에 대한 신뢰를 잃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또, 현재 금쪽이는 고통받지 않기 위한 선택으로 선제 공격으로 자기를 방어하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쪽이가 짧은 시간 안에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의 패턴을 보이고 있는데, 자칫 조울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엄마는 금쪽이의 행동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폭력성을 보이거나 폭언을 하는 등 따끔한 훈육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웃거나 귀엽다고 넘겼다. 오은영은 문제 상황을 웃어넘기면 아이에게 잘못된 메시지로 전달된다고 주의를 줬다.
"열심히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중요한 것도 있습니다. 가난은 안 물려주지만 마음의 황폐함을 물려주게 돼요." (오은영)
오은영은 엄마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가르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명백한 잘못에는 '왜'가 필요 없다며 기분과 훈육을 별개의 것이라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엄마의 부재를 누나들이 돌려막고 있는 모습도 관찰됐다. 자매의 대리 육아 없이는 가정이 돌아가지 않았다. 오은영은 안안일한 육아 습관이 쌓인 결과라며, 금쪽 처방을 내릴 자신이 없다고 주저했다.
온 가족이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이고, 솔루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갈등과 충돌을 겪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엄마는 가난을 안 물려주려다 외로움을 물려줄 것이다. 누나들은 금쪽이가 안타까워 받아줄 수 밖에 없었다는 심경을 털어놓았다. 어릴 때의 순수하고 예뻤던 금쪽이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꺼내 놓았다. 금쪽이도 착한 아들이 되고 싶다는 속마음을 토로했다.
"못 참겠어. 화 내고 나면 '왜 그랬지' 후회해." (금쪽이)
현재로서는 부보의 사랑에 대한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였다. 오은영은 부모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하루 최소 30분 정도는 아이와 대화를 나누라고 조언했다. 이때 중요한 건 아이의 정서를 살피는 대화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오늘 뭐 했어?"에 집중하기보다 "오늘 기분이 어때?"라고 아이의 감정부터 물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솔루션은 오은영의 예상대로 난항을 겪었다. 금쪽이의 폭력성은 어김없이 발현됐고, 참다못한 아빠가 훈육에 나섰으나 금쪽이는 험한 말을 내뱉으며 반항했다. 금쪽이는 다른 사람의 지시나 제한, 금지를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결국 금쪽이는 발코니로 향하더니 돌발 행동을 보였다. 집은 초토화되고 말았다. 다음 주 예고편에는 '훈육은 실패'라는 오은영의 쓴소리가 담기기도 했다. 과연 금쪽이는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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