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방송된 <개그콘서트> 시청률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19.9%였다. 지난 주 19.6%보다 0.3% 오른 수치다. 수도권 시청률도 21.3%에서 21.7%로 0.4% 올랐다. 평소라면 이런 수치 변동은 큰 의미가 없다. <개그 콘서트>는 분명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고, 다양한 연령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왜냐하면 장동건과 송승헌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장동건이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은 SBS <신사의 품격>, 송승헌과 박민영이 호흡을 맞추면서 관심을 모은 MBC <닥터 진>이 <개그 콘서트>와 동시간에 방송되면서 그들 간의 시청률 다툼이 굉장히 치열할 것이라고 예측됐다. 그 첫 만남이 바로 5월 27일이었던 것이다.
<신사의 품격>은 첫 회(5월 26일)에서 14.1%를 기록했지만, 2회에서 12.8%로 다소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닥터 진>도 첫 회12.2%에서 11.8%로 소폭 하락했다. 이에 반해 <개그콘서트>는 19.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게다가 지난주보다 오히려 상승한 수치로 동시간 1위를 기록했다.
의아하다. 결국 <개그 콘서트>를 시청하는 시청자와 '드라마'를 찾는 시청자는 전혀 별개라는 뜻일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선, <신사의 품격>과 <닥터 진>이 어떤 드라마의 후속작인지 알아봐야 한다. 일단, <닥터 진>은 <신들의 만찬>의 후속작이다. 신들의 만찬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19.6%였다. <신사의 품격>은 <바보엄마>의 후속작인데, <바보엄마>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11.5%였다.
다시 이 시청률들을 재구성하면, 5월 20일에는 <개그 콘서트> 19.6%, <신들의 만찬> 19.6%, <바보엄마> 11.5%로 총 50.7%이다. 그 시간대에 KBS, SBS, MBC 셋 중 어느 한 채널이라도 보고 있었던 시청자가 50.7% 쯤 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5월 27일은 어떨까? <개그 콘서트> 19.9%, <신사의 품격> 12.8%, <닥터 진> 11.8%으로 총 44.5%이다. 5월 20일에 비해 6.2%나 되는 시청률이 줄어든 셈이다.
결국, 드라마에 대한 수요를 갖고 있는 시청자들은 이미 높은 수치에 도달해 있었고, <신들의 만찬>의 종영과 함께 이탈해버렸다고 보는 것이 옳은 분석일 것이다. 바보엄마의 시청률을 거의 그대로 흡수한 <닥터 진>과는 달리, <신사의 품격>은 장동건의 출연이라는 화제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청률을 잃어 버린 것이다. 첫 회에 비해 두 드라마의 시청률이 모두 떨어진 것은 기대했던 만큼 드라마가 재미었다고 판단한 시청자의 이탈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개그 콘서트>는 새로운 드라마에도 흔들리지 않았는데, 이는 기존의 시청자 층이 높은 충성도를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첫 싸움에서는 <개그 콘서트>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앞으로 시청률이 어떻게 변할지는 결코 알 수 없다. 당분간은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임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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