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양유업 사태'를 목도한 시민들은 '자발적인' 불매 운동을 시작했다. SNS와 인터넷을 통해 시민들은 '불매 운동'은 전개했고, 3대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은 '남양유업의 제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약 열흘 정도의 기간이 지났다.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남양유업에 대한 자발적 불매운동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 <SBS 뉴스> 중에서 발췌 -
남양 우유만 진열대에 그대로…매출 급감 (16일)
SBS는 관련 뉴스를 보도하면서, 타이틀을 매출 15% 급감.. '무서운 소비자' 라고 내보냈다. 물론 '무서운'이라는 형용사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고, SBS가 부정적인 어감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이른바 '나쁜 기업'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는 시민들이 왜 무서울까? 무섭다면 누가 무서워하고 있을까? 시민들은 윤리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을 뿐이다. '남양유업 사태'를 접하고, 적극적인 의미에서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괜히 꺼림칙한 기분이 들어 타사의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남양유업 사태'를 모르는 사람들이야 당연히 기존의 소비를 이어가겠지만, 뉴스 등을 통해 사실을 접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굳이 남양유업의 제품을 구입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우유 등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남양유업의 맛있는 우유와 서울우유나 연세우유를 선택하는 기준이 철저히 '맛'에 맞춰져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어쨌거나 이런 소비자들이 '무서울' 까닭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SBS의 타이틀 선정은 아쉬움이 느껴진다.
- <SBS 뉴스> 중에서 발췌 -
자, 마지막으로 SBS 뉴스까지 확인했다. (SBS는 '급감'이라는 표현을 썼다.) 중간정리와 마찬가지로, 남양유업의 매출은 분명히 감소했다. 이른바 '나쁜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사회적으로 상당히 의미있는 현상이다. 기업들도 경각심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그것이 바로 '윤리적 경영'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안 걸리는 쪽'으로 발달할 수도 있겠지만, 일정 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은 틀림없다.
'갑의 횡포 막는다'…심상정, 남양유업사태 방지법 발의
지난 15일, 진보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은 '남양유업사태 방지법(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대표발의 했다. 이는 대리점본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을 규정해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이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인 것 같다. 국회의원들은 '법'을 통해, 시민들은 '윤리적 · 합리적 소비'를 통해서 갑의 횡포와 비윤리적 기업과 맞서 싸워야 한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또 다른 '긍정적인 변화'들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더불어 '나쁜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가능하다면, 반대로 '착한 기업'들에 대한 그 반대의 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기업들이 '착한 경영'을 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시민들의 또 다른 역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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