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기차역과 터미널, 사람을 대신하는 기계들.. 글쎄?

너의길을가라 2012. 6. 1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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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가거나) 기차를 타러 기차역에 간다거나 고속버스 터미널에 갈 때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물론 예민한 감각으로 과거와 지금을 비교하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면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여전히 사람들은 줄을 서 있다. 그리고 표를 끓어 기차나 버스를 타러 이동한다. 하지만 표를 끓기 위해 서 있던 그 줄의 끝에는 이제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있다. (톨게이트에서 웃으며 요금표를 주시던 분들의 모습도 이젠 찾아보기 어렵다. '하이패스' 때문이다.)




어느덧 승차권 자동발매기가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인력 감축, 구조조정, 노동의 효율성, 노동의 유연화.. 결국 같은 말인 신자유주의의 발톱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할퀸다. 코레일도, 고속버스도 예외는 아니다. 기업들은 '효율화', '선진화' 등의 이름으로 직원들을 해고하고, 그 대신 기계를 들여 놓았다. 인권비를 감축해서 당장의 재무제표를 흑자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차역과 고속버스 터미널에는 민원을 담당할 한 두 명 정도의 직원만 남겨둔 채 사람들은 사라졌다. (물론 아직까진 모든 기차역과 고속버스 터미널을 기계가 장악한 것은 아니다.) 발권을 도와주던 그 많던 직원들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물론 이전부터 더 편리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기계와는 언성을 높일 일도 없다. 가끔 퉁명스러운 말투를 내뱉던 사람은 이제 없다. 간혹 벌어지는 언쟁도 이젠 없다. 기계는 한결 같다. 버튼을 누르면 차례대로 다음 단계로 우리들을 인도한다. 돈을 넣으면 표를 주고, 거스름돈도 정확하게 내어준다. 깔끔해졌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사라져갈 것이다. 사람들의 말처럼 점점 더 편리하고 간편해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사람'보다 '기계'를 마주할 시간이 더욱 늘어갈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게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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