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맛집

강릉 여행의 백미, '원조민속초당순두부'에서 순두부, 아니 '초두부' 만끽하세요!

너의길을가라 2024. 4. 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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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72. 강릉 여행의 백미, '원조민속초당순두부'에서 순두부, 아니 '초두부' 만끽하세요!

강릉에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음식은 '순두부'이다. 어딜가나 순두부 요리를 파는 식당이 눈에 띤다. 아예 순두부 식당이 모여있는 '초당순두부 마을'도 있다. 궁금했다. 강릉의 순두부는 어떤 맛일까. 현지에서 먹어보는 순두부는 얼마나 맛있을까.

'초당두부'의 유래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삼척 부사를 역임한 초당(草堂) 허엽 선생(1517-1580)이 강릉의 깨끗한 바닷물로 간을 맞춰 두부를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것을 그 시초로 삼는다.

그렇다면 초당두부는 어떻게 유명해진 걸까. 일제강점기, 6.25 전쟁 등을 겪으며 초당마을에는 성인 남성이 줄어들고, 노인과 아이, 여성 들만 남게 된다. 여성들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비용이 적게 드는 두부를 만들어 팔았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전국적인 관광 열풍이 불면서 강릉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자연스레 두부 요리가 각광받았고, 그에 따라 음식점도 많아졌다. 그 무렵부터 강릉 초당동은 두부 마을로 유명세를 떨치게 됐다.

원조민속초당순두부
주소 : 강원 강릉시 운정길 129
영업시간 : 매일 07:00-21:00
휴무일

평점
네이버 : 4.3점
카카오맵 : 4.5점
구글맵 : 4.2점


순두부를 먹기 위해 강릉 초당동, 그러니까 '초당 순두부 마을'의 유명한 식당들을 방문하는 것도 좋겠지만, 지나치게 관광지화 되었다는 리뷰들이 많아서 조심스러웠다. 오히려 경포호 서쪽(강릉 해운정 인근)에 있는 전통있는 식당들에 눈이 갔다.

오랜 검색 끝에 찾은 식당은 '원조민속초당순두부'이다. '옛맛 그대로', '반찬이 자극적이지 않다', '웨이팅 맛집보다 토속 음식점이 더 소중하다', '사장님이 친절하다' 등의 리뷰가 눈길을 끌었다. 평점도 높아서 신뢰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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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해운정

경포호를 차로 한바퀴 돌고(당시에는 아직 벚꽃이 피지 않아 좀 심심했지만, 벚꽃 시즌에 방문한다면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원조민속초당순두부로 향했다. 외곽이라 사람이 붐비지 않아 오히려 좋았다.

식당 바로 옆에 강릉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강릉해운정, 17세기에 건축된 강릉 수리골 고택 등 전통 건물도 위치해 있어 왠지 모르게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식사 후 가볍게 산책 및 구경을 하기도 좋다.

아침이라 우리가 첫 손님이었는데, 그만큼 느긋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순두부 백반 2개와 모두부(반)을 주문했다. 모두부 하나는 양이 많아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원조민속초당순두부에서는 '반'만 주문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순두부 백반은 9,000원, 모두부(반)은 5,000원으로 가격이 굉장히 합리적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순두부 백반은 하나만 시키고, 수육이 포함된 초당두부(25,000원)을 주문하는 것도 괜찬을 듯하다. 물론 백반에 포함된 순두부가 워낙 맛있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주문을 마치니 사장님께서 한마디 건네셨다. 우리가 흔히 '순두부'라고 부르지만, 엄밀히는 '초두부'라고 하는 게 정확하다는 얘기였다. 초두부는 말 그대로 처음 만들어진 두부라는 뜻이다. 강릉에 가서 "초두부 주세요."라고 하면 점수를 먹고 들어간다는 팁도 배웠다.

얼마 후, 정갈한 반찬들이 차려졌다. 나물 반찬을 시작으로 깻잎 김치, 콩나물 무침 등 모든 반찬들이 간이 적당하고 맛깔스러웠다. 흰 쌀밥과 함께 한 젓가락씩 퍼먹다보니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백반의 진수를 맛본 기분이었다.

초두부(이제부터는 이렇게 부르기도 하자.)는 바닷물이 들어가 그냥 먹어도 간이 적당했는데, 고소한 냄새 때문에 한번 놀라고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넉넉한 인심을 확인할 수 있는 양 때문에 위(胃)가 놀라기도 했다.

촉촉하고 보드라운 모두부에 볶음 김치를 얹어 먹으니 금상첨화였다. 취향에 따라 그냥 김치를 함께 먹어도 좋다. 가뜩이나 강릉에 빠져들고 있는 차에 정성에 가득 담긴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나니 강릉이 더욱 사랑스러워졌다.

강릉에 간다면 꼭 '초두부'를 드셔보시길, 기왕이면 웨이팅 있는 북적북적한 초당 순두부 마을에서 조금 벗어나서 한적한 곳에 위치한 진짜 전통있는 초두부 식당을 찾으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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