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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참시>의 세월호 조롱, 이영자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다

너의길을가라 2018. 5. 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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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 과실이라고 해도 납득할 수 없는 실수였고, 고의라고 한다면 정말이지 저열한 행태였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의 제작진이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고, 최승호 MBC 사장도 직접 사과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만큼 실체적 진실을 곧 확인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아직까지 확실한 물증은 없지만, 심증은 '고의'에 방점이 찍힌다. 매일마다 각종 뉴스 영상이 제작되고, 그 데이터가 쌓이고 쌓여 있을 방송국에서 굳이 2014년 4월 16일의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 특보 영상을 가져 올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상식적인 판단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세월호가 침몰하는 모습이 담긴 장면을 (모자이크로 지웠다고 하더라도) 예능 프로그램에 쓸 생각을 하진 않았으리라.


무엇보다 그 내용이 어묵(오뎅)이라는 데 소름이 끼친다. 일베(일간 베스트 저장소)에서 어묵은 바다에 빠져 죽어갔던 세월호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해당 장면은 이영자가 매니저와 함께 어묵을 먹으며 농담을 나누는 장면을 세월호 참사와 연결짓는 일베적인 발상이 잘 드러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반드시 사실관계 및 책임자를 가려내고, 재발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번 논란에 휘말린 이영자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려 했던 장면이 변질 돼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에 참담했으리라. 더구나 김원희가 주최한 아이티 심장병어린이 수술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 현장에 참여하면서 만들어진 장면이었기에 아픔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실의에 빠진 그는 11일로 예정돼 있는 방송 녹화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시청자들과의 공감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영자였다. 언제나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넸던 그가 아닌가. 큰언니, 큰누나 같은 친근함과 포근함으로 시청자들의 든든한 힘이 되어줬던 그가 아닌가. 더구나 이영자는 과거 자신이 진행했던 프로그램에서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며 그 아픔에 공감을 표현한 적이 있다.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서 김창완과 세월호 추모곡인 '노란 리본'에 관해 대화를 나누며 "이 곡을 듣고 감사했다. 가수로서 본인이 할 수 있는걸 통해 위로하는 것 같았다"고 고마워했고,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에서는 환갑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세월호 유가족의 사연을 듣고 오열하기도 했다. 이영자에게 <전참시>의 세월호 조롱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을 게다.

 

 

"이 사안으로 충격과 상처를 받은 출연자들, 특히 이영자 님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누구보다 세월호에 대해 안타까워했던 분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당했으니 충격과 아픔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최승호 MBC 사장)

 

<전참시>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이영자였기에 이번 논란은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다시 한번 '영자의 전성시대'를 열어젖힐 타이밍에 불의의 타격을 입은 그가 너무 큰 좌절에 빠지지 않길 희망한다. 시청자들은 방송 녹화 불참을 결정한 그의 선택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다. 그건 프로그램의 출연자로서 책임감을 보여준 행동이었고, 문제점을 고치라는 무언의 강력한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물론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이지만, 이번 일을 'MBC 정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어떨까.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한다면, 이번 사태로 인한 시청자들의 분노와 이영자의 눈물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실의에 빠져있을 이영자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당신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리고 MBC에 당부한다. <전참시>를 비롯한 MBC를 하루빨리 정상화하라. 다시 활짝 웃으며 음식을 맛깔스럽게 소개하는 이영자를 시청자들에게 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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