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2. 마음에 쏙 들었던 숙소, 에펠 캐피탈 호텔

"숙소가 뭐가 중요해? 잠만 자고 나올 건데" 

지난 4월 홍콩을 다녀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다. 'airbnb'를 통해 저렴한 숙소를 고르는 게 똑똑한 짓이라 여겼다. 하지만 홍콩에서 마주한 숙소의 열악한 환경에 충격(사진과 상당히 달랐다)을 받고, 한인 민박으로 옮기는 생고생을 한 이후부터 비용을 더 치르더라도 깔끔한 숙소를 정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젠 'airbnb'의 '공유 숙박'이 아니라 인터파크를 통해 호텔 혹은 준호텔 급 가운데 '리뷰'를 충실히 읽고 숙소를 결정한다. airbnb가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좀더 안심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다.

그리하여 결정한 숙소는 뒤플렉스(Duplex) 역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는 'Hotel eiffel capitol'였다. 위의 지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숙소에서 에펠탑은 걸어서 10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우선, 비용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4박 5일동안 'Standard Single Room' 기준으로 538,360원이다. 조식이 포함된 가격이다. 여기에 체크 아웃을 할 때 Taxe De Sejour(체재비)를 하루(1박)에 1.65유로씩 추가로 결제해야 한다.

내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깔끔했다. 마음에 쏙 들었다. 시설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지하철 역 그리고 에펠탑과 더 근접해 있는 에펠 캐피탈 호텔(Hotel eiffel capitol)을 선택했던 터라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는데, 실제로 숙소를 확인하자 우려는 완전히 사라졌다. 프론트 데스크에 앉아있던 약간은 시크했던 직원에게 '호텔 바우처'를 제시하자 '파리 지도'와 함께 01번 방 열쇠를 건네줬다. 

어차피 이곳에서 창밖으로 에펠탑을 바라보는 호사를 누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1층을 배정받은 것에 대해 별다른 불만은 없었다. 오히려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동할 필요가 없는 1층이 훨씬 더 편리하고 효율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두둥, 과연 방 안은 어떤 모습일까. 리뷰에는 '방이 좁다'는 의견들이 많았는데, 실제로 어떨지 많이 궁금했다. 4박 5일을 보내야 하는데, 마음에 안 들면 어떡하지?

와우! 역시 걱정은 넣어두는 편이 좋았다. 어떤 표현이 좋을까. '아늑하다'는 말이 정확할 것 같다. 조명(처음엔 괜찮은데 나중엔 약간 어둡다는 생각도 든다) 탓도 있을 테지만, 분위기가 괜찮았다. 크기는 아담한 방이었는데, '좁다'고 여길 만큼은 아니었다. 자, 이번에는 화장실 겸 욕실을 확인해보자.

역시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깨끗'했다. 화장실과 욕실이 분리된 호텔과는 비할 수 없겠지만, 비닐 커튼이 제법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비데는 없었지만, 드라이기도 비치돼 있고, 휴지와 수건도 넉넉히 준비돼 있었다. 뜨거운 물도 펑펑 잘 나와서 4박 5일동안 겨울로 접어든 파리를 헤매느라 얼어붙은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곤 했다. 아, 참고로 다 쓴 수건은 꼭 바닥에 버려(!) 놓아야 새 것으로 교체해준다. 확실히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조식은 07시부터 10시 30분까지 제공된다. 1층 로비에 있는 식당 테이블로 가면 유쾌한 흑인 아주머니가 '봉주르'라며 반갑게 맞아준다. 처음 보는 사람에겐 방 번호를 물으니 차분히 대답하면 된다. 음식은 시리얼에서부터 빵, 그리고 소세지와 햄, 과일 등이 매일 나온다. 문제는 메뉴가 거의 동일하다는 건데, 그래도 이만하면 준수한 편 아닐까?

낮에는 이런 느낌이다. 뒤플렉스(Duplex) 역 출구에서 왼편의 골목들 중에서 'PIZZA' 간판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Hotel eiffel capitol을 바로 찾을 수 있다. 밤에는 시야가 가려져 숙소를 찾기 어려울 수 있는데, 도보로 1분도 되지 않는 거리라는 점을 감안해서 조금 걸었는데도 보이지 않는다면 돌아나오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가급적 MINI BAR 안의 물품들은 먹지 않도록 하자. 가격이 상상초월이다. 물(Nestle) 하나에 3.2유로(4,000원)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