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열린 '2023 장미축제', 중랑장미공원을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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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튤립의 계절이라면 5월은 분명 장미의 시절이다. (벚꽃은 개화 시기가 점점 빨라져서 이제 3월에 피고 진다.) 요즘에는 아파트나 일반 주택에도 조경이 잘 되어 있고, 특히 장미를 많이 심어서 손쉽게 꽃구경을 할 수 있다.
그 때문일까. 주변에서 보기 힘든 튤립과는 달리 장미를 보기 위해 특별히 어딘가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온통 장미로 가득한 곳이 있다면 한 번쯤 방문해서 향기에 취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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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서울장미축제
장소 : 중랑장미공원
기간 : 5월 13일~28일
서울 중랑구 ‘중랑장미공원‘에서 장미 축제를 하고 있다기에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중랑장미공원은 6호선 태릉입구역에서 하차해 8번 출구 방향으로 나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따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차량으로 이동하려면 주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서울장미공원에는 총 200품종의 장미가 1000만 송이가 피어 있는데, 묵동천과 수림대 공원, 이화교, 겸재교, 면목천 등 곳곳에서 다양한 장미를 만나볼 수 있다. 주변에서 흔히 봤던 장미 품종과 다른 생경한 장미들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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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미공원의 하이라이트는 5.45㎞의 장미 터널인데, 조금 엉성한 입구 쪽과 달리 걸어 들어 갈수록 장미가 만발해 있어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형형색색 화려한 장미의 모습도 아름다웠지만, 진한 향이 너무도 황홀했다.
장미 터널을 지나다보면 곳곳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었다. 물론 사람이 워낙 많아서 마음놓고 사진을 찍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장미를 배경삼아 제법 그럴듯한 사진 몇 장을 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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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아래쪽에는 묵동천을 따라 묵동촌 장미정원과 로즈 문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그곳의 장미는 꽃송이가 워낙 커서 살짝 무섭기까지 했다. 햇살이 워낙 좋아서 웃자라버린 듯했다. 장미도 적당한 크기일 때 예쁘다는 걸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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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미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쉬었다가 4년 만에 열리는 터라 중랑구에서도 제법 신경을 쓴 듯했다. 또, 10·29 참사(이태원 참사)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주민들과 방문객들의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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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향연과도 같았던 중랑장미공원을 떠나 다시 동네로 돌아왔다. 아파트 정원에 소담하게 피어있는 장미들이 나를 반겨줬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장미도, 소박하게 피어있는 장미도 좋았다. 꽃은 이래도 저래도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