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연애'도 '나솔사계'처럼 스핀오프.. 이번엔 여행이다
TVING 오리지널 '환승연애'는 연애 리얼리티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힌 프로그램이다.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환승'이라는 소재 때문에 엄청난 비판을 받았지만, 헤어진 연인들이 한집에 모여 지내면서 느끼는 복잡한 심경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으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시즌 3까지 제작되며 TVING의 유료가입기여자수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환승연애'는 기묘한 경험이다. 타인의 연애를 보며 지나간 나의 연애를 반추하게 된다. X와 정리되지 못한 관계 속에서 괴로워하는 출연자가 왠지 미련한 내 처지 같고, 새로운 사람과 설렘을 느끼면서도 X를 잊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마음에 공감한다. 애당초 우리는 연애에서 쿨할 수 없는 존재니까. 평소에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의 울림을 목도하면서 스스로를 곱씹게 된다.
'환승연애'를 애정하는 '환친자'라면 이런 발칙한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시즌 1, 2, 3의 출연자를 섞으면 어떨까.' 시즌1에서 뒤늦게 보현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올인했던 호민과 메기로 출연해 매력을 발산했던 혜임, 시즌2에서 해은의 마음을 끝내 외면했던 규민과 톡톡 튀는 캐릭터로 주목받았던 나언, 시즌3'에서 동진의 선택을 받았던 혜원과 사랑을 향해 돌진했던 광태가 만난다면?
위의 이름은 그저 예일 뿐이다. 각자 자신이 마음을 쏟았던 출연자들의 얼굴을 떠올려도 무방하다. 이를테면 시즌1의 정권과 코코, 시즌2의 원빈과 지수, 시즌3의 휘현, 종은도 많이 언급될 것이다. '현커'만 아니라면 누구라도 가능하다. 멤버 구성이 끝났다면 이제 상상을 시작해보자. 과연 그들이 모이면 어떤 그림이 만들어질까. 어떤 러브라인이 형성될까.
영화와 드라마에 이어 예능에서도 스핀오프의 전성시대가 펼쳐졌다. 나영석 PD의 tvN '윤식당'이 '윤스테이', '서진이네'로 뻗어나갔고,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는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로 변주됐다. 연애 리얼리티의 대표주자 ENA '나는 솔로'는 스핀오프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나솔사계)'를 통해 기수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연을 맺는 모습을 담고 있다.
'환승연애'라고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놀랍게도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예정이다. TVING은 2025년 '환승연애4' 공개를 앞두고, 스핀오프인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을 준비 중이다. 시즌 1, 2, 3에 출연했던 일부 출연자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고 한다. 전 시즌을 총망라해 다시 보고 싶었던 출연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제작진은 "전 연인과 새로운 인연 사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며 공감을 일으켰던 출연진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이번 스핀오프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환승연애'가 헤어진 여러 쌍의 커플이 한 집에서 생활하는 이야기였다면,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은 이들이 여행지에서 만나 새로운 기류를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한다.
X와 함께 한 공간에 모여있는 기존 설정이 숨막히는 감정의 파고를 몰고 왔다면, 여행이라는 설정 속에서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아직 알려진 내용이 별로 없어서 어떤 출연자가 등장할지도 미지수다. '나솔사계'가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것처럼,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도 긍정적인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어쩌면 우후죽훈 쏟아지는 스핀오프에 싫증을 자아낼지도 모를 일이다.
프로그램을 살찌울 세계관의 확장일까, 기대에 못 미치는 불필요한 증축일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흥미로운 변주일까, 차별화 없는 우려내기일까. 뚜껑을 열어보면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은 2025년 초에 첫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