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한옥 카페의 치명적인 매력, 천안 '흑'에 머물다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69. 자연 속 한옥 카페의 치명적인 매력, 천안 '흑'에 머물다
천안 동남구 북면은 '벚꽃'으로 유명한 곳이죠. 봄이 되면 도로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선 벚꽃이 장관을 이룹니다. 그 풍경이 아름다워 드라이브를 하기에도, 잠시 차를 세워두고 즐기기도 좋아요. 매년 봄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데, 이런 곳이라면 역시 '카페'가 빠질 수 없죠.
카페 '흑(黑)'
주소 :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위례성로 824-36
영업 시간 : 11:00-20:00 (휴무일 없음)
곧 다가올 벚꽃 시즌, 혹시 북면을 찾을 계획이 있다면 카페 '흑(黑)'에 들러보시는 게 어떨까요? 이름부터 매력적인 '흑'은 한적한 외곽에 위치한 '한옥 카페'입니다. 처음부터 그런 콘셉트로 지어진 건물은 아니고, 원래 있던 한옥 가정집을 리모델링했다고 합니다.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죠.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소하고택'이 도심 속의 한옥 카페라면, '흑'은 자연 속의 한옥 카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페 앞쪽으로 병천천이 흐르고 있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나무에 새싹이 나고, 꽃이 피면 어떤 풍경일지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다른 계절에도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카페 '흑'의 빠질 수 없는 매력 포인트는 고양이들인데요. 카페 옆 건물에 4마리의 냥이가 살고 있답니다. 그 중 한 녀석은 굉장히 활발하고 사람을 좋아해서 헤드번팅(박치기)도 하고, 몸을 두드려달라고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냥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발길을 쉬이 뗄 수 없을 겁니다.
냥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 카페로 들어가 볼까요? 한옥을 개조한 카페 내부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졌는데요. 통창이 시원하고 햇살이 풍부하게 들어와서 공간 자체가 주는 느낌이 굉장히 따뜻했습니다. 다만, 인테리어가 조금 정돈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죠. 아무래도 취향 차이일 듯합니다.
겨울에는 조금 힘들겠지만, 계절이 바뀌어 기온이 올라가면 야외 테이블을 이용하는 것도 카페 '흑'을 민끽하는 방법일 겁니다. 아무래도 손님이 좀 많은 편이라 좋은 좌석을 차지하기가 힘든데, 이 점은 감안해야 할 것 같아요. 핫플을 방문하는 손님의 숙명 같은 것이죠.
저희는 초콜릿라떼(6,000원), 흑라떼(8,000원), 자몽 에이드(6,500원), 흑임자 갸또 케이크(8,000원)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공간과 뷰 그리고 분위기에 대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충분히 지출할 의사가 있었고요. 무엇보다 맛이 좋다면 아깝지 않겠죠.
카페 이름에도 확실히 반영되어 있듯이, '흑'의 시그니처는 역시 '흑임자'가 들어간 음료와 케이크이겠죠? 흑라떼는 흑임자의 향이 진하게 풍겨서 매력적이었는데, 거기에 우유와 커피가 조화를 이뤄 고소하고 부드러웠습니다. 흑임자 갸토 케이크 역시 퀄리티가 수준급이었답니다.
카페 내부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엔틱한 원목 테이블에 식물들이 많아서 평온한 분위기였습니다. (입구 쪽에 식물들을 줄지어 배치한 건 조금 답답한 인상을 줘서 아쉬웠습니다. 선물로 들어온 식물이 워낙 많아서 그런 거라 이해했습니다.) 안쪽에는 커다란 거울이 비치되어 있어 포토존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커플 사진 찍기에 좋더라고요.
또, 문짝을 활용한 테이블이라든지 옛 재봉틀을 이용한 테이블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무쇠 발판도 그대로 살려놓아서 흥미로웠답니다. 다만, 이쪽의 테이블들은 오후 시간에 햇살이 너무 강하게 들어와 약간 불편할 수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그럼에도 센스가 돋보이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박수를 보냅니다.
카페 '흑'은 분위기, 맛, 서비스 3박자가 모두 어우러져 손님 입장에서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카페였습니다. 또, 서울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널찍한 주차장이 있어서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게다가 아이들을 배려한 키즈 존이나 유아용 의자까지 갖춰져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친절함의 농도가 남달랐던
젊은 사장님! 카페에 들어설 때도, 주문을 할 때도, 카페에서 나올 때도 사장님의 응대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요즘에는 '친절'도 재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선의 가득한 친절, 진심이 가득한 친절이야말로 최고의 홍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