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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보호자 위협하는 반려견, 강형욱은 이별을 제시했다

너의길을가라 2024. 2.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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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을 가득 채운 날카로운 짖음, 시바견 특유의 앙칼진 소리가 귓가를 자극했다. 5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 시바견 레오(수컷, 1살)였다. 엄마 보호자는 임신성 빈혈로 침대에서 생활 중이었는데, 간식을 주던 중 갑자기 입질을 하는 레오에게 물리고 말았다. 강하게 훈육을 시도했지만, 기세가 오른 레오는 더 흥분해서 달려들었다.

이빨까지 드러내며 대치하던 레오는 잠시 후 주위를 경계하듯 맴돌았다. 보호자의 불안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후에도 입질은 계속 이어졌다. 혹시 침대를 자신의 공간이라 여기고 있는 걸까. 보호자는 침대에서 자고 있으며 레오가 슬쩍 다가와 같이 잘 때가 있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난리가 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처럼 이유를 알 수 없는 공격성에 난감해 했다.

"저건 교육의 문제가 아니에요." (강형욱)


강형욱 훈련사는 시바견 특유의 앙칼진 성격과 소유욕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더 큰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보호자가 사료를 줘도 레오는 먹지도 않고 으르렁댔다. 식탐 때문일까. 보호자가 갈 때까지 멈추지 않고 주변을 경계했다. 역시 문제는 소유욕이었다. 보호자가 남긴 사료를 치우려 하자 발을 향해 입질을 했다. 그러다니 장난감을 물고와 으르렁댔다.

강형욱은 소유욕을 표출하며 화를 낼 정당성을 찾는 것이라 설명했다. 물건을 가져와 뺏어보라고 시기를 거는 것이다. 아빠 보호자도 물릴까 봐 눈치를 보며 사는 중이었다. 이전에 물린 경험 탓에 트라우마까지 생겼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6월에 출산을 앞둔 보호자 입장에서는 태어날 아기가 가장 걱정이었다. 그 얘기를 들은 강형욱도 생각이 많아졌다.

한편, 외출 준비도 쉽지 않았다. 온몸으로 거부하는 탓에 가슴줄을 채우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동물병원에 방문하니 세상 얌전해졌다. 엄마 보호자는 밖에서는 아무리 건드려도 입질이 없고, 다른 반려견들과도 간식을 나눠 먹을 정도로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서열을 확인 후 만만한 상대에게 입질을 하는, 안팎의 행동이 180도 다른 레오는 과연 아기와 동거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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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저런 (성향의) 반려견은 키우는 방식이 따로 있어요." (강형욱)


강형욱은 견종의 성향에 따라 양육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고 전제하며, 현재 레오는 본래의 기질과 맞지 않는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레오를 철저히 무시하는 전략을 취했다. 레오는 시작부터 마운팅을 하며 서열 정리에 돌입했지만, 강형욱의 무관심한 태도에 어리둥절한 기색이 역력했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었으리라.

노력한다고 혈액형을 바꿀 수 있을까.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다. 강형욱은 레오의 문제 원인을 '유전'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보호자들은 문제의 원인을 과거의 어떤 사건에서 찾으려고 하지만, '신경질', '예민함', '소유욕'은 가르치려 해도 가르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형욱은 냉소적으로 대할 때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려견에게 애정이 많은 반려인일수록 되려 마음에 상처를 더 많이 받아요. 함께 살아가는 반려견에게 상처받지 않으려면 지금 저처럼 행동해야 해요." (강형욱)


강형욱은 레오보다 서열을 높이려면 신경쓰지 않아야 한다며, 무시하는 말투와 태도로 레오를 대하기 시작했다. 분을 이기지 못한 레오는 몸부림을 치며 성질을 부렸다. 그럼에도 강형욱은 평정심을 유지하며 무심한 핸들링으로 압도했다. "혼내는 것도 낭비"라는 그의 말에서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 안타까워도 어쩔 수 없었다. 부드러운 말투로는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거운 분위기가 집 안을 가득 메웠다. 강형욱은 자신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 레오를 블로킹을 통해 압박했다. 레오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아래 서열의 행동조차 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강형욱은 레오가 무서워하더라도 보듬어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결핍으로 감정이 바닥을 칠 때까지 둘 필요가 있었다. 분노 외에는 다른 감정은 표현해 본 적이 없는 레오를 위한 극약처방이었다.

"아직 (뱃속에) 아기가 없다면 열심히 해보자고 할 텐데.. 곧 태어날 상태에서 이런 반려견이라면 전 못 키우게 하죠." (강형욱)


그렇다면 레오와 곧 태어날 아기의 공존은 가능할까. 강형욱은 출산 한 달 전에는 레오가 이 집에 없어야 한다며 이별을 못박았다. 지금은 레오의 입질이 작은 생채기로 끝날지 몰라도 앞으로는 점점 심해져 결국 물고 흔들게 될 텐데, 그릭 요거트보다 부드러운 아기의 피부에 치명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강형욱은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제시한 해결책이라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훈련을 통해 입양이 가능한 상태로 준비시키는 것까지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출산 전까지 남은 5개월 동안 시간은 충분했다. 우선, 소유 공격성을 통제하기 위해 배식 방법을 바꿔야 했다. 식사가 끝난 후에는 식사틀과 밥그릇을 치우고, 사료를 먹지 않을 때는 과감하게 치우도록 지시했다. 또, 1회 1일 저녁에만 배식을 하되 간식은 금지였다. 그리고 밥그릇의 위치는 켄넬로 고정했다.

또, 공간 분리도 필수였다. 지금까지 레오는 마치 자기 집인양 온 집 안을 드나들고 심지어 안방의 침대까지 장악했었지만, 이제는 펜스로 공간을 전면 분리해 엄마 보호자의 안전을 회복하기로 했다. 강형욱은 아기가 태어난 후에 레오를 계속 키운다고 해도 절대 비난하지 않을 거라고 전제한 후, 만약 레오와 함께 하는 선택을 한다면 절대 아기와 함께 주지 말라고 당부했다.

강형욱이라고 반려견과 이별하는 선택의 어려움을 왜 모르겠는가. 그럼에도 레오의 성향과 아기의 안전을 위해 최선의 해결책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일 것이다. 결국 선택은 보호자의 몫이지만, 나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두 함께 고민해 볼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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