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육아'의 문제점 언급한 오은영, 훈육의 부재를 꼬집었다
26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키워드는 '늦둥이'와 소위 ''요즘 육아'의 문제점'이었다. 스튜디오에는 이제 초4가 된 늦둥이를 육아 중인 50대 부모가 찾아왔다. 57세 아빠는 퇴직 후 재취업을 준비 중이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늦둥이 아들과 매일같이 부딪친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잘 지내보려 애를 쓰고 있었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은 듯했다.
관찰 영상 속 금쪽이는 아빠에게 장난을 치며 무례한 행동을 했는데, 그 정도가 점점 심해졌다. 자신의 기분이 다운되면 욕설을 서슴없이 내뱉고, 아빠의 몸을 밀치거나 때리는 등 폭력성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단호한 훈육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빠가 오히려 다정하게 격려를 하고 자리를 피했다는 점이다. 갈등 상황을 피하고 싶은 건지, 훈육의 방법을 모르는 건지 확실하지 않았다.
오은영 박사는 자녀와 사이가 좋은 것과는 별개로 부모와 자녀의 위치는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금쪽이가 뜬금없이 화를 내는 등 '자기 조절 능력'이 미숙하다고 지적했다. 참을성을 기반으로 배려와 양보가 갖춰지지 않으면 집단 생활을 원만히 해낼 수 없다.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쪽이는 이미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금쪽이는 등교 후 30분마다 전화를 걸어 학교에 힘들다고 칭얼댔다. 결국 큰 이유도 없이 귀가하고 말았다. 아빠는 용기를 내서(?) 금쪽이의 잘못을 지적하려 했는데, 금쪽이는 아빠가 몇 마디하자 아예 듣기 싫다는 듯 소리를 지르고 버릇없이 굴었다. 학원 수업도 마찬가지였다. 금쪽이는 도통 집중하지 못했고, 기분이 나빠지면 그대로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어려움을 4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했고, 지속적인 집중이 어려웠다. 또, 지시를 따르지 않으며, 충동적으로 행동했다. ADHD의 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는데, 실제로 금쪽이는 약을 복용 중이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금쪽이는 감당하고 인내하는 능력, 즉 '감내력'이 부족했다. 이는 부모로부터 배우고, 성장하면서 다듬어지는 기능이다.
게임에 빠져 약속 시간을 30분이나 어긴 금쪽이는 인터넷이 차단되자 떼를 쓰기 시작했다. 금쪽이가 화를 내자 아빠는 움찔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런 모습을 봤기 때문인지 금쪽이는 아빠의 배를 주먹으로 떼리고, 괴성을 발사했다. 기고만장해진 금쪽이는 욕설과 폭언을 내뱉었고, 급기야 아빠의 얼굴에 손을 대기도 했다. 엄마는 상황에 맞지 않게 다정한 말투로 금쪽이를 어르고 달랬다.
"저를 때렸을 때 훈육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어요." (아빠)
아빠는 금쪽이가 자신을 때릴 때 어떻게 훈육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오은영은 우선 부모를 때리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아파하는 반응을 보이는 게 가장 나쁘다고 덧붙였다. 부모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아이가 힘의 논리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물리적인 힘을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기 때문이다.
오은영은 금쪽이네의 사례는 '오냐오냐' 육아까지는 아니지만, 잘못된 '요즘 육아'의 문제점이 엿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쉽게 빠르게 다양한 육아 정보를 습득할 수 있지만, 정작 내 아이에게 맞는 양육법을 찾지 못해 헤매는 '요즘 육아'의 세태를 꼬집는 발언이었다. 늦둥이를 낳고 뒤늦게 육아 전쟁에 뛰어들면서 육아 방법에 대해 혼선이 온 듯했다.
한편, 금쪽이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 키즈 카페에 가는 길에 게임을 못하게 하는 아빠를 향해 금쪽이가 욕설을 하고 주먹질을 하는데도 다정한 말투로 다독이고 손을 잡아주는 모습은 보는 이를 경악하게 했다. 또, 키즈 카페에서도 금쪽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불편을 끼칠까봐 전전긍긍하며 옆에 달라붙어 개입했다. 주변 시선을 유난히 신경쓰고 있었다.
오은영은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지르면 바로 데리고 나와 조용한 곳으로 이동해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원칙을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지침을 주지 않고 '마음 읽기'에만 치중하면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금쪽이 엄마의 경우 '오냐오냐'까지는 아니지만, 어떨 때는 지나치게 허용적으로 보였다. 무엇보다 훈육의 매듭이 없었다.
"이 댁은 훈육이 없어요. 어릴 때부터 훈육을 제대로 안 하셨기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른 거거든요." (오은영)
금쪽이의 폭주는 계속됐다. 밤이 늦어 아빠가 잠을 재우려 하자 막말을 하며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엄마는 금쪽이를 혼내기는커녕 웃으며 따이르는 게 아닌가. 심지어 금쪽이의 입장을 변호하기까지 했다. 엄마는 바람직하지 않은 '요즘 육아'의 전형을 보여줬다. 아이의 마음 읽기에 꽂혀 지나치게 감정 상태만 다뤘다. '과잉 공감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아빠는 지인으로부터 '아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힘으로 아이를 제압해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인터넷으로 오은영의 '떼잡기 훈육 자세'를 배워 실전에 무분별하게 적용했다. 금쪽이가 욕설을 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자 몸으로 위에서 제압하며 훈육을 시도한 것이다. 무작정 힘으로 찍어 누르려 하자 금쪽이는 오히려 더 반발했고, 끝까지 반성하지 않았다.
오은영의 떼잡기 훈육 자세는 흥분한 아이를 다리 안쪽에 받치고 안전을 강조했던 유아 시기 훈육법이라 초4인 금쪽이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런데 연령과 상황에 무관하게 무작정 따라하니 반성보다 반감만 키웠던 것이다. 오은영은 이런 식이라면 금쪽이가 교육이 아닌 억압과 굴복을 경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 물리적인 힘이 아닌 부모의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금쪽이는 어떤 마음을 갖고 있을까. 규범의 내재화가 안 된 금쪽이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피할 때 '나는 왜 태어나서 고통받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조절을 배워야 할 시기가 지나 인간관계가 어렵고 행복하지 않은 상태였다. 악을 쓸 때는 잠시 잊지만, 그 뒤에 밀려오는 좌절과 죄책감으로 괴로워했다. 잘못된 요즘 육아가 초래한 결과였다. 아빠는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쏟았다.
오은영은 금쪽 처방으로 '참참참 솔루션'을 제시했다. 참된 교육으로 참을성을 기르고 참사람으로 키우자는 게 골자였다. 강압적이지 않되, 절대 물러서지 않는 참된 훈육이 필요했다. 먼저 1:1 면담에 나선 오은영은 금쪽이에게 단호하고 명확한 원칙을 제시했다. 집중력 있게 경청하는 금쪽이는 뭔가 깨달은 듯했다. 하지만 솔루션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금쪽이의 폭력과 욕설이 난무했고, 그럴수록 부부의 갈등은 더 깊어졌다. 엄마는 금쪽이를 옹호하는 한편 아빠에게는 비난을 쏟아부었다. 아빠는 점점 설 곳을 잃어갔다. '늦둥이 육아', '요즘 육아'의 난점을 잘 보여준 금쪽이네는 변화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