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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공포증으로 등교 거부, 오은영은 엄마의 칭찬을 지적했다

너의길을가라 2024. 11. 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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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 '칭찬'을 강조하는 육아법은 시대를 막론하고 주목받는다. '칭찬은 무조건 좋은 거 아니야?'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은 최고의 잠언이다. 그러나 칭찬이라고 다 같은 칭찬이 아니다. 무섭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잘못된 칭찬은 아이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심지어 인격과 삶을 파괴하기도 한다.

특히 그 칭찬이 '공부'와 관련되어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자칫 인기리에 방영됐던 JTBC 드라마 'SKY 캐슬'의 아이들처럼 불행해지고, 강준상(정준호)처럼 엄마가 되라고 해서 의사가 됐지만 그 후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몰라 방황하다 붕괴된다. 드라마는 현실의 반영인 법, 실제로 아이들이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8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만 13세 아들(금쪽이)과 만 11세 딸을 둔 부모가 사연을 들고 출연했다. 그들은 사춘기에 진입한 자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과학을 좋아하는 우등생이었던 금쪽이는 중학교 입학 후 6개월째 등교 거부 중이었다. 엄마는 수십 통의 조퇴 알림을 받아야 했다. 누구보다 모범생이었던 금쪽이는 왜 이렇게 변해버린 걸까.

"자고 일어나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엄마 놀랐지? 내가 장난쳤어 6개월 동안 놀아보려고 장난친 거야.' 그렇게 나를 놀리는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어요." (금쪽이 엄마)


아침이 됐는데도 도통 일어날 생각이 없는 금쪽이는 학교에 가자는 엄마의 말에 몸이 안 좋다며 거부했다. 늦게라도 등교를 시키기 위애 엄마가 의지를 보이자 금쪽이는 불안감을 드러내며 방 안을 서성였다. 차로 태워 학교까지 데려갔음에도 금쪽이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속절없는 30분이 흘렀다. 금쪽이는 준비도 못 하고 이렇게 보내는 게 어딨냐며 따졌다. 결국 등교 거부였다.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를 '학교 거부증'이라 판단했다. 학교 거부증이란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학교에 가야 할 상황에서 심한 불안을 느끼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로 금쪽이는 등교 준비부터 심한 두려움을 느꼈고, 신체적 불편을 호소했고, 공황 같은 극심한 불안 증세를 보였다. 게다가 금쪽이는 이미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도 있어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었다.  

아빠는 금쪽이가 "난 전기 신호로 이뤄진 하나의 물질일 뿐"이라며 자기 존재에 의문을 갖고, 극심한 감정 변화를 겪으며 스스로 병원에 보내달라 요청까지 했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충분한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며 내인성 우울증은 아닐 것이라 짐작했다. 중학교에 적응 못한 외부 요인이나 또래 관계의 어려움 등 등교 거부 원인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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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는 현재 학교는 등교를 거부하고 있지만, 학원에 가는 건 좋아했다. 과학고 진학을 준비했던 금쪽이는 초6때 고1 수학을 배우는 등 선행 학습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학원에 도착하자 표정까지 밝아졌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테스트 중 문제가 잘 풀리지 않자 손을 떨고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그러다 눈물을 터뜨리고, 시험 포기를 선언했다.

오은영은 시험 보는 상황에서 불안이 유발되고 공포에 이르는 금쪽이는 '수행 불안'이라고 진단했다. 달리 말하면 시험 공포증이었다. 이는 등교거부가 시작되는 때와 관련이 있었다. 금쪽이는 중간고사에서 한 과목도 못 치르고 과호흡을 겪었는데, 이처럼 자신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가지지만 충족하지 못했을 때 크게 좌절하는 아이였다. 실망감을 자주 경험하는 완벽주의 탓이었다.

금쪽이는 왜 완벽해지려 하는 걸까. 저녁, 아빠가 시험에 관해 묻자 금쪽이는 "답을 모르니까 배신감을 느꼈"다고 대답했다. 아빠는 일전에 금쪽이가 "엄마가 공부를 많이 시켜서 우수한 학생이 됐지만 그래서 내가 이렇게 됐."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켰다. 초고도 선행을 소화했던 금쪽이가 엄마의 공부 압박으로 힘들었다는 얘기였다. 엄마는 이에 반박했고, 분위기는 급격히 냉랭해졌다.

오은영은 '칭찬'에 대한 부모들의 오해를 언급했다. 그는 아이들이 성취와 결과에 대한 칭찬에 익숙해지면 칭찬을 받아야만 나다운 것이라 여기게 되기 때문에 칭찬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학에 재능을 보였고, 과학고 진학이 꿈이었던 금쪽이는 그래야지만 자기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잘 안 될 때마다 자기애적 손상을 입었다.

실패가 두려워 주춤하고 거부하다 학교 거부증으로 연결된 것이다. 아이가 잘 따라온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과도한 선행으로 내몰았던 엄마의 선택이 낳은 결과였다.오은영은 끊임없이 다음 목표를 설정하는 대화보다 노력과 끈기를 칭찬하는 정서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아빠의 완벽주의적 성향을 꼬집으며, 되물림된 완벽주의가 금쪽이의 불안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왜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해?"
"공부를 잘해야 엄마에게 칭찬 받으니까.." (금쪽이)


금쪽이와 1:1 면담에 나선 오은영은 공부는 칭찬받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너 자신을 위해서 하는 거라 조언하면서 공부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충분히 가치가 있고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 깨우쳐 주었다. 또, 모르는 건 확실히 틀려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인생은 쪽팔림의 연속이기에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인생 조언을 건넸다.

금쪽 처방은 '실패해도 괜찮아' 솔루션이었다. 과의식 과잉 상태의 금쪽이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자신에게 맞는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도록 했다. 물론 과도한 선행은 이제 금지였다. 나이에 맞는 난도로 성공 경험을 쌓아나가는 게 중요했다. 또, 오답만 말하는 퀴즈를 풀며 불안을 낮췄다. 가족들은 단체 줄넘기를 통해 성공 경험을 나누며 금쪽이를 응원했다.

학원에서 시험을 치르는 금쪽이는 이전처럼 불안에 휩싸일 때 인생은 쪽팔림의 연속이라는 오은영의 조언대로 화끈하게 틀릴 용기를 냈다. 금쪽이를 괴롭혔던 등교 공포증도 무사히 해결 기미를 보였다. 아직 정규 수업 시간을 다 채우진 못해도 조금씩 늘려나갔다. 시험공포증을 겪는 금쪽이의 사례를 통해 자녀를 향한 '칭찬'의 목적과 방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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