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이 부러워! 우동의 성지 '덕이나루'가 있으니까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82. 서촌이 부러워! 우동의 성지 '덕이나루'가 있으니까
서촌은 데이트 코스로 유독 사랑받는 곳입니다. 종로구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있는 지역으로 옥인동, 누하동, 필운동, 통인동, 체부동, 내자동을 포함하죠. 서촌은 분위기로 승부합니다. 고즈넉한 분위기와 힙한 느낌이 공존하죠. 통인시장이 있어서 정겨운 공기도 흐릅니다. 이처럼 다양성이 가득한 곳이죠.
근사한 분위기의 식당들도 즐비하고, 세련된 감각의 카페와 유명항 빵집도 곳곳에 있습니다. 수많은 핫플들만 돌아다녀며 제법 많은 기간이 소요될 정도죠. 또, 시야가 탁 트여서 인왕산이 보이고, 골목이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걷기에 딱 좋은데요. 마치 서울이 아닌 듯한 느낌이라 인상적입니다.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이 있다보니 서촌에는 다채로운 맛집들이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식당은 '덕이나루'입니다. 제대로 된 우동이 너무 먹고 싶었던 어느 날, 이 곳을 찾고 얼마나 기대했는지 모릅니다. 평점과 리뷰가 굉장히 후했더든요. 이 정도면 배신할 리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덕이나루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65-6 1층
영업시간 : 11:30 - 22:00
브레이크 타임 : 15:00 - 17:00
휴무 : 일, 월
지도상으로는 필운대로와 가까워서 착각하기 쉬운데, '덕이나루'에 가려면 '영화루(자하문 7로)'를 끼고 골목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실제로 살짝 헤맨 터라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마저 들었는데요. 덕분에 식당을 찾았을 때 반갑고 기뻤지만, 때문에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는 시간을 딱 맞추지 못했죠.
식당 입구는 왠지 포장마차가 생각나는 비주얼이기도 하고, 뭔가 허름한 느낌이라 살짝 불안하기까지 했는데요. 하지만 식당을 가득 채운 손님들을 보고 근심이 싹 사라졌습니다. '아, 됐다! 여기 맛있구나!' 그들도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길 손꼽아 기다린 것이겠죠.
사장님은 이미 주문이 다수 접수된 상태라 4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괜찮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이렇게까지 오래 기다릴 일인가' 싶었지만, 달리 도리가 없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다고 대답했죠. 주문이 접수되면 음식을 조리하는 시스템인 듯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니 메뉴 선정을 고심해서 했는데, 일단 가게 이름이 들어간 '덕이국수'를 안 먹어볼 수가 없었고, 리뷰에서 칭찬이 자자했던 '냉우동(은 계절메뉴)'도 주문했습니다. 참고로 '덕이나루'의 밑반찬은 빙초산이 들어가지 않은 수제 단무지와 국산 재료로만 만든 김치입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주문했던 음식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더 군침이 돌더군요.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던가요. 냉우동은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우동의 생명은 역시 면발인데, 탱글탱글하고 쫄깃쫄깃한 것이 일본 우동 장인의 것이라고 해도 무방! 얼마나 정성껏 반죽을 했는지 알겠더라고요.
깊이가 남다른 국물도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멸치를 베이스로 간장과 가쓰오부시로 맛을 냈다고 하는데요. 한국적인 맛과 일본적인 맛의 접점 혹은 조화라고 할까요. 여기에 무와 라임이 곁들여져 청량함도 느껴지죠. 이처럼 맛깔스러운 국물이 밴 면발이 젓가락을 타고 튀어오르는 그 경쾌함은 지금도 잊히지 않네요.
반면, 덕이국수는 2% 아쉬웠는데요. 간이 조금 심심했는데, 테이블에 비치된 간장을 기호에 맞게 적당히 넣어서 먹으면 좋을 듯합니다. '덕이나루'는 우동 맛집이 분명하니, 우동(마늘 우동, 카레 우동)과 카레, 연어덮밥, 생선까스, 만두 등을 조합한다면 훌륭한 식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니 몇 번을 와도 늘 새로울 것 같죠?
날씨가 확 추워졌으니, 고춧가루가 들어가 매콤하고 뜨끈한 (마늘) 우동을 먹으면 얼마나 맛있고 기분 좋을까요. 요즘에는 우동을 파는 식당 자체가 드문데다 그마저도 대부분 시제품을 파는데, '덕이나루'처럼 우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을 알게 된 건 정말 행복한 일이죠. 우동하면 떠오르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