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독일 여행기] 5. 뒤셀도르프 당일치기(feat. 빙수 맛집 'NAMU CAFE')
프랑크푸르트에서 고속전철 ICE을 타면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뒤셀도르프(Dusseldorf)는 세련된 느낌의 도시이다. 명품거리 ‘쾨니스알레(Konigsallee)’와 쇼핑몰 ‘Kö-Bogen’ 등 눈을 즐겁게 만드는 장소가 너무도 많다. 사람들의 옷차림마저 고급스럽다.
시내 중심부는 뒤셀도르프 중앙역에서 도보로 15분이면 충분한데, 가는 길에 일본풍의 이색적인 거리도 볼 수 있다. 뒤셀도르프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서 ‘리틀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순간 ’여기가 일본인가..?‘라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일본 거리를 지나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슈타트그라벤(Stadtgraben)이라는 이름의 하천이 나온다. 겨울이 아니라면 훨씬 더 아름다웠을 풍경이다. 하천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명품거리가 펼쳐져 있는데, 눈이 황홀해질 지경이다. 물론 눈만..
슈타트그라벤 끝에는 ‘Tritonenbrunnen’이라는 분수가 있는데, 역시 기념 사진을 남기기 좋은 장소이다. 슈타트그라벤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가던 길울 멈춰 기다려주기도 하고, 기꺼이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뒤셀도르프를 방문한 이유는 ‘미술 투어’를 위해서 였는데, 1차 목적지였던 ’K20 미술관‘으로 가는 길에 ‘갤러리아 백화점’도 만날 수 있었다. 건물이 무슨 궁전마냥 멋스럽다. 다만, 내부의 퀄리티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명품거리가 근처에 있어서 백화점이 오히려 썰렁했다.
유려한 건축물이 돋보이는 K20 미술관에서 'Montrian - Evolution'전을 감상한 후 인근의 해산물 요리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근사한 식사를 한 후 멋스러운 건축물로 유명한 쇼핑몰 ‘Kö-Bogen’로 이동했다.
’Kö-Bogen‘는 보자마자 카메라를 꺼낼 수밖에 없는 비주얼이었다. 독특한 건축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날씨가 제법 추웠지만 거리는 활기가 넘쳤다.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제법 많았고, 상점에서 쇼핑을 하는 사람도 많았다.
전망을 볼 수 있도록 경사가 조성되어 있는데, 장난을 치는 아이들도 볼 수 있었다. 차가운 바람을 뚫고 웃음꽃이 피었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Kö-Bogen ll'인데, 겨울이라 잎이 모두 떨어져 잔디와 상반된 색을 띠고 있다. 이마저도 멋스러웠다.
다음 일정은 'K21 미술관‘이었다. ‘K20 미술관’이 근현대 전체를 아우른다면, ’K21‘은 철저히 현대 작품만을 다루는데 실험적인 미술을 다룬다. 흥미로운 작품들이 제법 많은데, 꼭대기에 가면 그물 위를 걷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체력에 한계가 와서 즐기지는 못했다.)
겨울의 유럽은 생각보다 일찍 해가 진다. 오후 5시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한다. 미술관을 두 군데나 돌아본 탓에 체력이 현저히 떨어져 당 보충이 시급해졌다. 뭘 먹을지 찾다가 뒤셀도르프에 ’설빙‘을 뛰어넘는 빙수 맛집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름하야 ‘Namu Café’,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Namu Café
주소 : Oststraße 124, 40210 Düsseldorf, 독일
영업시간 : 10:00-21:00(일, 월, 화, 목), 10:00-22:00(금, 토)
휴무 : 수
‘Namu Café’는 뒤셀도르프 중앙역 인근에 위치해 있는데, ‘Oststraße’ 지하철역 두 블럭 옆이다. 주변에 아시아 음식점이 즐비해서 유럽 분위기가 짙었던 쾨니스알레(Konigsallee)와는 달리 이색적인(혹은 익숙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당연히 한식당도 여럿 있다.
한국처럼 다양한 빙수가 판매 중이었는데, 별다른 고민을 하지는 않았다. 다른 빙수도 맛있겠지만, 리뷰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인절미 빙수로 주문했다. 가장 기본적인 빙수라 설령 실패한다고 해도 평타는 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인절미 빙수의 가격은 8.5유로, 그러니까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11,500원 안팎이다. 설빙의 인절미 빙수 가격이 8,900원이니 조금 비싼 편이다. 독일의 물가가 (체감상) 우리에 비해 1.5배 정도이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드디어 인절미 빙수가 나왔다. 얼음 위에 고소한 인절미와 견과류가 얹혀져 있다. 얼음에는 연유가 스며들어 있었다. 물론 설빙에 비하면 크기나 양에서 조금 떨어지지만, 독일에서 한국 맛 빙수를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야무지게 한 스푼 떠먹었더니, 달달한 얼음이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빙수 맛이 일품이다. 인절미도 고소하기 그지없다. 정신 없이 퍼먹으며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먹는, 그것도 먼 타국에서 먹는 빙수 맛은 생각보다 짜릿했다.
빙수를 다 먹고, 당을 완충한 후 귀갓길에 올랐다. 숙소가 있는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하기 위해 뒤셀도르프 중앙역으로 이동하는 길에 ’한인 마트‘에 들렀다. 한국 물건들을 합리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놓치겠는가. 이름도 친근한 하나로 마트(HANARO MARKT)!
리면, 컵라면, 만두, 김치, 순대 등 없는 게 없다. 게다가 종류도 다양하다. 다른 한인 마트와 비교할 수 없는 풍성함이다. 과자와 군것질거리도 마찬가지!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들이 제법 많아서(나중에 다 떨어질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 날은 꼭 필요한 것만 몇 개 샀는데, 나중을 생각하면 후회가 된다.
하나로 마트에서 신나는 쇼핑을 하고 뒤셀도르프 중앙역에서 ICE를 타고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갔다. 뒤셀도르프에 주어진 하루의 시간을 충실하게 보낸 듯하다. 언제 다시 가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좋은 기억들로 가득했던 여행지였다. 고급지고 세련된 도시,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했던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