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가 예술인 '백년옥', 예술의 전당도 '금강산도 식후경'이지!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81. 두부가 예술인 '백년옥', 예술의 전당도 '금강산도 식후경'이지!
두부를 정말 좋아하는 1인입니다. 구이, 조림, 찌개, 두루치기 등 조리 방법을 가리지 않죠. 좀더 엄밀히 말하면 콩을 좋아한다고 볼 수 있지만, 두부의 말캉망캉 부드러운 식감과 깊은 고소함을 애정합니다. 단백질이 듬뿍 들어 있다는 점도 엄청난 가점 요인이죠.
그리고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을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좋은 전시가 있으면 시간을 내서 꼭 가보려고 합니다. 갑자기 웬 예술의 전당 얘기냐고요? 왜냐하면 그 두 가지를 모두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리하여 찾은 식당이 바로 백과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는 '백년옥'입니다.
백년옥
주소 :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7
영업 시간 : 11:00 - 21:00
주차 : 가능(발렛파킹 2,000원)
예술의전당 맞은편에 위치한 '백년옥'은 30년 전통의 두부집입니다. 미쉐린 가이드에 올랐을 정도로 유명한 식당이죠. 1991년부터 국산콩만을 사용해 온 만큼 두부에 대한 자부심을 지닌 곳이죠. 전시를 보기 전에 들르면 딱 좋겠다 싶었죠. 금강산도 식후경이기도 하고, 소화에는 전시 감상이 최고거든요.
내부가 상당히 넓은 편인데도 좀처럼 빈자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손님이 많더라고요. 복작복작한 분위기가 정신 없기도 하지만, 그게 또 유명 맛집에 가는 맛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테이블이 많아서 금세 자리가 나니까 보물찾기하듯 빈 좌석을 찾으면 될 듯합니다.
메뉴가 제법 많아서 고민을 좀 했지만, 역시 첫 방문에는 안정적인 선택을 하기 마련이죠. 들깨 순두부, 뚝배기 순두부, 백년 검정두부 무침를 주문했습니다. 밑반찬은 겉절이 배추김치, 무생채, 콩나물, 미역초무침이 나왔네요. 깔끔하고 정갈하죠? 맛도 자극적이지 않아서 반찬으로 적당했습니다.
소위 잘되는 식당을 보면 테이블 회전율이 높기 마련인데, '백년옥'도 주문한 음식이 몇 분 기다리지 않아 금방 나오더라고요. 체계가 확실히 잡혀 있는 듯했습니다. 세팅 완료! 와, 뚝배기 안에서 바글바글 끓고 있는 저 순두부가 보이시나요? 이건 도무지 맛이 없을 수 없는 비주얼이죠.
들깨 순두부는 몽글몽글한 순두부와 각종 재료들이 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팽이버섯, 바지락, 대파에 들깨가루가 듬뿍 들어있었죠. 간은 조미료 대신 새우젓으로 하니 훨씬 건강한 음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구수한 맛이 너무 좋았는데, 취향에 따라 심심하다고 느끼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럴 때는 뚝배기 순두부가 준비되어 있죠. 얼큰한 국물이 제법 칼칼한 편인데요. 조금 맵고 자극적일 수도 있으니 '맵찔이' 분들은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적당히 매콤해서 즐기면서 먹을 수 있었답니다. 뚝배기 순두부의 매운 맛과 들깨 순두부의 고소함이 서로 보완 역할을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저를 가장 행복하게 했던 메뉴는 백년 검정두부 무침이었어요. 기름에 구운 두부를 정말 좋아하는 편인데, 기대대로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대만족이었죠. 기름지지 않고 담백해서 씹을수록 입 안이 행복해는 기분이랄까요. 집에서는 겉바속촉을 위해 표면을 좀더 바삭하게 굽지만, '백년옥'의 두부무칩도 적당한 굽기라 식감이 좋았습니다.
혹시 예술에 전당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두부가 예술인 '백년옥'에서 예열을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두부는 건강하고 부담없는 식재료라서 식사 후 예술을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죠. 글을 쓰다보니 또 고소한 두부가 먹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