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개는 훌륭하다' 톺아보기

회사에 반려견 데려오는 CEO, 강형욱은 따끔하게 지적했다

너의길을가라 2021. 11. 3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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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어린이집이 있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게 많은 부모들의 꿈이듯, 반려동물 동반회사 역시 수많은 반려인들의 희망사항이다. 물론 현실에서 찾아보기 굉장히 어렵다. '직장 내 반려동물의 효과'를 연구해 온 샌드라 바커 교수(인간과 동물 상호작용센터 소장)에 따르면, 반려견과 함께 출근한 직원들의 스트레스 수치(코르티솔)가 시간이 지나도 증가하지 않고 유지 혹은 감소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8%이 기업이 반려견 동반 출근을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은 현재 2,000마리이 반려견이 출근 중이다. 실제로 업무 생산성 향상에 효과가 있어 장려중이라고 한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반려동물 동반회사를 꿈꾸는 스타트업 (공동) 대표가 고민을 들고 나타났다.

보호자는 푸들 수리(수컷, 6살), 포메라니안 꼬미(수컷, 3살), 푸들과 발바리 믹스 호두(수컷, 6살)까지 세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다견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회사에는 수리와 꼬미만 데려왔고, 경계심이 워낙 심한 호두는 집에 두고 출근했다. 개들은 사무실을 마음껏 활보하며 자유롭게 지냈다. 보호자는 일을 하다가도 틈이 나면 개와 함께 산책을 다녀왔다. 반려견과 함께라서 행복한 듯했다.


그런데 정작 회사 내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직원들은 개가 갑자기 짖어서 업무 중에 깜짝 놀라는 일이 많고, 회의 중에도 계속 문을 긁어서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화 업무 시 클라이언트가 신경쓰일 수 있겠다는 우려도 있었다. 협력사 손님들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조용한 사무실의 정적을 깨는 짖음에 직원들은 괴로워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형욱 훈련사는 말없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당연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보호자는 그 나름대로 꿈과 현실의 괴리감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혹여나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있을까봐 노심초사했다. 이미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지만, 결국 자신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보호자는 꿈과 달랐던 현실, 그 갈림길에 서 있었다.

"저는 전문 훈련사이기도 하면서, 반려인이기도 하면서, 반려견 출퇴근 가능한 회사의 대표로서 여기는 완전 빵점이에요. 기준도 아무것도 없어요." (강형욱 훈련사)


강형욱은 자신이 회사도 반려동물 동반회사라면서 현재 25명의 직원과 19마리의 개가 출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반려동물 동반회사의 경우 명확한 규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운영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경우에는 반려견 동반 직원들과 비동반 직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구성원 모두가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보호자의 경우에는 회사 내에 아무런 기준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불편해하는 직원들을 위한 배려도 없었다. 강형욱은 보호자를 만나러 사옥으로 출동했다. 보호자는 경계심이 강하고 외부인에게 입질을 하는 호두의 목줄을 잡고 있었는데, 정작 호두가 강형욱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도록 허용했다. 강형욱은 왜 자신의 의사를 묻지 않았냐며 날카롭게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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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내가 대표이고 상대가 내가 고용한 직원일지라도, 대표의 자녀까지 상사는 아니잖아요. 회사에 개를 데려오고 직원들을 신경 안 쓴다? 그런 회사는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겁니다. 반려동물 동반 회사가 아니라 그냥 개를 좋아하는 대표의 회사일 뿐이에요." (강형욱)


본격적인 상담이 시작됐다. 공동 대표는 자신도 개를 키우지만 회사에 데려오는 건 조심스럽다고 말을 꺼냈다. 아무래도 직원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강형욱은 대표의 개들은 대부분 까탈스럽다면서 그 이유가 개들이 자신을 대표와 동급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사내에 개를 들일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수칙을 전수했다.

반려견 동반 회사 수칙
1.회사 안에서는 켄넬 사용(이동 시 리드줄 사용)
2.반려견을 소파, 무릎에 올리지 않기
3.출입문에 안전 펜스 설치
4.대표에게 깍듯하게 인사하지 않기
5.대화 중에는 반려견 안기 금지
6.지정된 곳에서만 예뻐하기
7.벨 없애기

강형욱은 자신(대표)이 개를 데리고 지나갈 때 직원들에게 깍듯이 인사하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개가 착각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또, 대표가 먼저 반려견에게 높은 수위의 통제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호자의 태도를 반려견이 느끼기 때문이다. 또, 직원들에게 더 예의있게 대함으로써 이곳이 조심해야 하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집이라면 개들이 소파에 올라가도 무방하지만, 회사에서는 소파와 의자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 안전 펜스를 설치해 업무 공간과 개들을 예뻐하는 공간을 분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강형욱은 무엇보다 회사 내에서 개들이 있어야 할 자리는 '켄넬'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켄넬에 넣어두는 게 싫으면 회사에 데려오면 안 된다고 못박았다.

그 말을 들은 보호자는 갑자기 꼬미를 불러 안더니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워하던 강형욱은 이내 냉정함을 되찾고 다른 사람과 대화 중에 개를 안지 말라고 제지했다. 개가 상대방을 경계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벨이 있으면 짖게 되므로 벨을 없애라고 조언했다. 택배는 문밖에 놓고 가도록 하고, 손님은 문밖에서 만나 모셔오는 게 개들의 경계심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거라 덧붙였다.

"반려동물 동반 회사는 탁아소가 아니에요. 유아원이 아니에요. 반려동물을 데려오게 허락만 해주는 곳이에요. 잘 데리고 일할 수 있게 환경만 만들어주는 곳이죠. 규칙을 잘 지켜서 일을 하며 서로가 배려하고 존중해야 돼요." (강형욱)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단호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경우에는 회사 내에서 일부러 성큼성큼 걷는 모습을 개들에게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안정감을 주고 더 이상 주변을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리더가 누구인지 확인시키는 과정인 셈이다. 또, 개들이 업무 공간을 넘어오지 못하도록 통제토록 했다.

반려견과 함께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었던 보호자의 꿈은 존중한다. 의미 있는 일이다. 또, 반려인구 천만 시대에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 내에 명확한 규칙이 있어야 하고, 직원들에게 불편함은 없는지 꼼꼼하게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 그런 과정이 생략된 채 무턱대고 개를 데려오는 건 대표로서의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강형욱의 말처럼 반려동물 동반 회사는 탁아소도 유아원도 아니다. 다행히 보호자가 (조금 늦었지만) 문제점을 받아들였고, 강형욱이 제시한 수칙들을 통해 반려동물 동반회사로서의 틀을 잡아나갔다. 앞으로 규칙들을 잘 지켜나가며 반려견들과 함께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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