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극장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이토록 잔혹한 성장 영화라니!

너의길을가라 2013. 10. 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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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장준환'이라는 이름 세 글자는 '천재 감독'과 동의어다. 벌써 10년 전인가? 2003년 <지구를 지켜라>라는 영화는 그의 이름을 그렇게 기억할 만한 충분한 이유를 주었다. 꼬박 10년이 걸렸다. 그가 '감독'으로서 다시 주목을 받기까지..! 물론 최근에는 배우 문소리의 남편으로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는 한마디로 잔혹한 성장 영화다. 5명의 범죄자 아버지를 둔 소년 화이가 '진실'을 목도(目睹)하면서 벌어지게 되는 복수의 과정이 영화의 큰 줄기다. 순전히 잔혹함으로 따지면,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보다 윗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만큼 적나라하고, 거침없이 그리고 쉴새없이 몰아친다. 관객들에게 주어진 여유는 아주 잠깐, 기태(조진웅)와 화이(여진구)의 단란한 드라이브신 정도일 것이다. 장준환 감독의 야박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만큼 긴장감이 높고 몰입도가 좋다고 할까?






영화 자체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는 흠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훌륭했다. 김윤석(석태)의 연기는 '광기'와 '본능'이라는 두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그만큼 소름끼칠 정도로 연기를 해낸다. 무엇보다 김윤석의 카리스마에 맞서 대담한 연기를 선보인 여진구(화이)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장준환 감독도 여진구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순수함과 악마성이 공존하는 배역을 어떤 배우가 할 수 있을까? 여진구라는 배우가 주는 떨림과 깨질 것 같으면서도 강한 느낌에 욕심이 났다. 액션도 너무나 잘했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친구다.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화이' 장준환 "여진구는 신의 한수..순수-악마성 공존")


다만, 흥행 여부에 관해서는 확신을 하기 어렵다. 우선, 영화는 과감하게 청소년 관람불가를 내걸었고(그럴 수밖에 없었고), 잔혹함은 생각보다 강했다. 오늘(10월 9일) 개봉한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는 예매율 1위에 등극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지만, 입소문이 어떻게 퍼질지는 조금 의문스럽다. 아무래도 여성 관객들은 조금 기피하지 않을까? ('화이' 김윤석-여진구 효과? 예매율 1위 등극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섣불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긴 어렵다.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는 마치 긴 터널 속을 지나가는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와 같은 느낌이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도 그런 암시를 주기도 한다. 시나리오의 힘이 탄탄하지만, 그 탄탄함은 '반전'이나 '뒤집기'로 인한 것이 아니다. 우직한 힘, 예고된 수순들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그 단호함에 있다. '진실'을 알아버린 화이는 결국 5명의 아버지와 맞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결국 한걸음에 끝까지 달려간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내가 괴물이 되면 괴물은 없어져"


과연 화이의 선택은 무엇일까? 스스로 괴물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그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일까? 아니, 화이에게 다른 선택권이 있긴 한 걸까? '결정'을 해야 하는 그 순간, 화이는 어떤 선택을 할까? 



P.S. (1) 의도적이었는지, 홍보에선 부각되지 않았던 '박용우'의 깜짝 캐스팅도 굿!

P.S. (2) 아, 영화를 볼 때 이건 꼭 기억하세요. 영화가 끝나도 끝난 게 아니라는 사실! 정말 끝까지 보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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