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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우주 여행, 억만장자들은 왜 우주에 투자할까?

너의길을가라 2021. 4. 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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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창업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일단, 간단한 답은 '부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억만장자인 그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가 뭘까. 바로 '우주'이다. 세 사람은 천문학적인 돈을 우주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른바 우주 개척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분야는 유인 우주선 발사부터 민간인 관광까지 다양하다.

우주 여행이라.. 뭔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릴 적 그렸던 상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처럼 여전히 먼 미래의 얘기인 것만 같다. 그러나 미래는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이 다가와 있기 마련이다. 일례로 일론 머스크와 일본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조조(ZOZO)의 창업자 마에자와 유사쿠는 'Dear Moon'이라는 이름의 최초의 민간인 달 관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Dear Moon' 프로젝트는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을 타고 6일 동안 달을 한 바퀴 둘러보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일론 머스크와 마에자와 유사쿠는 전 세계 남녀노소 8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비용은 놀랍게도 무료이다. 공고 3일 만에 약 50만 명이 지원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우리가 코로나19에만 신경쓰고 있는 사이, 우주가 인류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지난 3월 29일 방송된 tvN <미래 수업>은 '우주'를 주제로 강연을 준비했다. 먼저 임석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 연구원이 화두를 던졌다. 그는 우주 여행이 생각보다 훨씬 더 우리의 현실과 가까워졌다고 확신했다. 일론 머스크는 2024년~2026년 일반인 100명을 대상으로 화성 관광을 시작해 2050년까지 지구인 100만 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편,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는 달에 꽂혔다. 그의 궁극적인 계획은 지구를 위협하는 것들을 우주로 옮기자는 것인데, 그 시작이 달 여행이다. 지구와의 거리가 38만km인 달은 4~6일이면 갈 수 있으니 최소 6개월이 걸리는 화성에 비해 좀더 현실적이다. 우주 상업 여행의 선두주자 리처드 브랜슨은 "당장 내년부터 우주여행을 시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미국 뉴멕시코주에는 세계 최초의 우주공항이 건설됐다. 2001년 미국의 슈퍼리치 데니스 티토가 자신의 60번째 생일을 자축하며 우주 여행을 선물했는데, 당시에는 비용이 250억 원이었다. (물론 90분짜리 짧은 여행이긴 하지만) 현재 우주여행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은 3억 원이다. 저스틴 비버, 브래드 피트 등 유명 인사를 비롯해 700여 명이 계약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왜 세계의 억만장자들이 우주에 꽂힌 걸까. 역시 돈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 국가가 주도했던 우주 개발 시대를 '올드 스페이스'라고 부른다. 특징을 꼽으라면 고비용, 고위험, 수익성 제로이다. 그렇다보니 국가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반면, '뉴 스페이스(New Space)'시대는 국가가 아니라 민간 기업이 우주 사업을 주도한다. 자기 돈을 투자해 수익 모델을 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능해진 건 기술 혁신 덕분이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 기술을 우주 산업에 적용하면서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로켓 엔진의 연소기, 발사체 탱크 등을 만드는 데 비용이 절감됐고 제작 기간도 짧아졌다. 과거에는 나사 우주선을 제작하는 데 5660억 원이 들었지만,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135억 원이면 충분하다. 무려 약 40배나 절감됐다. 기간도 2년에서 60일 정도로 단축됐다.

또, 로켓 재사용을 통한 비용 절감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 B오리진, 2016년 스페이스X가 로켓 재사용에 성공했다. 재사용시 30%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데, 최근 B오리진은 그 횟수를 7번까지 늘렸다. 여기까지 설명한 임석희 연구원은 한때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비행기가 모든 사람이 운송 수단이 된 것처럼 우주여행도 곧 대중화될 수 있을 거라 덧붙였다.

다음 주자로 나선 이성희 우주항공 스타트업 대표는 우주 산업에서 우주선이나 로켓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다며, 우주 시대 핵심 사업은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자율주행, 농작물 작황 예측, 자연재해 등 위성 데이터는 많은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사업인 '스타링크'를 위해 최종 4만 개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소행성이다. 현재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소행형은 1500개 정도인데, 그 중엔 백금 함유량이 많거나 철과 니켈로 이루어져 엄청난 가치를 지닌 소행성도 있다.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 래리 페이지 등은 이미 소행성 탐사 기업 투자에 나섰다. 국가적으로 소행성 탐사개발에 나선 일본은 2019년 최초로 소행성 '류구'의 시료 채취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우주 쓰레기를 청소하는 기술도 각광받고 있다. 영화 <승리호>가 떠오른다. 실제로 우주에는 75만 개 이상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를 공전하고 있는데, 나사 등에서 민간 기업에 청소 용역을 맡기고 있다. 민간 우주 청소 기업 C스페이스(스위스 스타트업)의 위성이 로봇 팔로 쓰레기를 수거하면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자연 연소되는 식으로 청소가 이뤄진다.

우주 산업의 규모는 2016년 379조 원에서 2040년에는 1142조 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오늘 하루를 살기에도 벅찬 소시민에게 우주는 여전히 너무 먼 대상이 아닐까. 임석희 연구원은 우주 산업은 국가 경제와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기술력에서 계속 뒤쳐지면 우주 제국주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민국이 우주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지구는 기후 변화, 자원 고갈, 바이러스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인류의 미래도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는 어떤 해답을 제시할까.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스럽기도 하다. 인간의 이기심이 지구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듯, 우주도 그 탐욕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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