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한겨레>의 김용철 인터뷰를 <조선일보>가 소비하는 방법

너의길을가라 2012. 10. 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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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이건희씨한테 왜 ‘회장’이라고 하나”



삼성그릅의 비자금 비리를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한겨레>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최근의 근황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경제민주화'에 관한 질문과 답이 오고갑니다. 한번 보실까요? (인터넷 전문을 다 싣는 것은 어렵고, 관련 부분만 발췌를 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링크를 따라 가서 읽어보세요.)





-주요 대선 후보가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건 아닌가?


"대선이라는 분위기를 타고 인기를 얻어보려고 내용도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정치 지도자를, 정권을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 한 사람과 집권세력은 바뀔 수 있어도 한국 사회의 주류가 교체되는 건 아니다. 물론 대선 때는 자신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해줄 수 있는 최선 혹은 차악의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은 맞지만, 정권이 바뀐다고 재벌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여야 후보 간 차이는 없나?


"똑같다.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세 명의 후보 가운데 누구도 재벌의 해체·분리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냥 선거운동 기간이려니 하고 있다."


-경제민주화 담론에 대해 매우 비관적이다.


"대기업 분리명령, 계열 해체 이런 게 어디 말처럼 쉽겠나. 나는 그래서 정부가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한국 사회라는 공동체를 사람 사는 세상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본다. 예를 들면 의료보험이나 국민연금 등 사회안전망을 좀더 확대해서 적어도 생계 문제로 생명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기업은 스스로 탐욕을 줄이고 세금 제대로 내야 하는데, 그들 스스로 그렇게 못 할 테니 결국 중요한 건 엄정한 법집행이다."




이것이 인터뷰의 내용입니다. 김용철 변호사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아시겠죠? 정말 좋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인터뷰 내용을 <조선일보>가 인용을 합니다. <한겨레>의 기사 내용을 <조선일보>가 인용을 한 것인데요. 뭐라고 옮겼을까요? 



김용철 변호사 "경제민주화? 대선 분위기타고 인기 얻어보려는.."






아주 재빠르죠? 내용은 별다른 것이 없습니만, '제목'을 다는 센스와 <한겨레>의 기사를 인용하는 대담함(?)이 돋보입니다. 멀쩡한 인터뷰 내용을, 딱 한 부분을 발췌해서 제목으로 달아버리고 전체를 요상하게 소비해 버렸네요. 기사 쓰기 참 쉽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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