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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미 '프로 농담꾼' 김용건의 수다에 중독됐다

너의길을가라 2018. 7. 1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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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굴이 이렇게 피부가 약해가지고 타. 나는 먼저 서울로 나가야 할 것 같은데. 피부과 예약해서.."


베를린에서 출발해 프라하로 달려가는 기차. 꽃할배들은 기차간의 중간 즈음에 두런두런 모여 앉았다. 이동 시간만 4시간이나 걸리는 장거리 일정이지만, 그들에겐 잠깐이라도 지루할 틈이 없다.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에서 새롭게 합류한 멤버 김용건 덕분이다. '건건'으로 통하는 김용건은 어김없이 농담 본능과 수다 본능을 뽐낸다. 꽃할배 가운데 막내인 그는 특유의 에너지로 주변 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배우 이름을 자꾸 잊어버린다는 박근형의 해결사도 역시 김용건이었다. '유명한 (여)배우', '60대 중반'이라는 두 가지 힌트만으로도 그가 윤미라라는 사실을 정확히 파악해 낸다. 한번 발동된 본능은 멈출 줄은 모르는데, 김용건은 함께 낚시를 다녔던 이야기, 대만영화제에 참석해 유명한 배우들을 만났던 이야기 등 에피소드를 끝없이 쏟아낸다. "아주 좋으네요. 두런두런 옛날 이야기 하고 좋잖아요." 


박근형이 졸음이 오기 시작한다고 말하자, 김용건은 "조금 서두르자고 얘기할까요? 형님 또 급하시면.. 전화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장난기를 발휘한다. 마침 기차가 다시 출발하자 "가네! 가네! 애들 벌써 또 아네"라며 너스레를 떤다. 기차간은 다시 웃음꽃이 피어 오르고, 그 즐거운 향기는 공간을 가득 채운다. 김용건 덕분에 4시간의 이동시간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자기 빠지고 우리 넷이 왔으면 얘기도 안 하고 잠만 자고 올 거야"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꽃보다 할배>의 지난 시즌에서 '침묵'이 얼마나 긴 시간을 차지했었는지 말이다. 남자들의 대화라는 게 원래 빈약하고 파편적일진데, 우리의 할배들이라고 다를까. 모든 것이 낯설었던 첫 시즌은 어색함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시즌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이동 시간은 조용하고 지루했다. 그저 졸음만 쏟아지는 괴로운 시간이 지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김용건의 등장으로 모든 게 바뀌었다. 한 사람의 존재감과 역할이 이렇게 중요하고 클 수 있을까. <꽃보다 할배 리턴즈>에서 김용건의 존재감은 단연 빛난다. 물론 새로운 멤버는 주목받기 마련이고, 그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건건'의 활약상은 돋보인다.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드러났던 예능감, 언제나 '청춘'이었던 그의 감각과 에너지는 진짜배기였다. 



"제가 지금 82kg 정도 나가요. 입술을 좀 빼야 돼. 입술이 한 20kg 나가니까." 


그는 할배들의 막내로서 제몫을 다 할 뿐 아니라 '물 한 잔도 그냥 따르지 않는 프로 농담꾼'으로서 자신의 역할에도 충실하다. 프라하에서 할배들끼리의 아침 식사 시간, 근형과 함께 근처의 카페에 들른 김용건은 시종일관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주도한다. (이서진이 없어) 부담스럽기만 한 주문이 끝나자 어색함을 날리기 위해 또 다시 수다 삼매경이다. 


<꽃보다 할배>의 열혈 시청자였던 김용건의 합류로 '꽃할배'는 또 다른 완전체가 된 듯 하다. OB(이순재, 신구와 그들을 보좌하는 이서진)와 YB(박근형, 백일섭, 김용건)로 자연스럽게 구분이 되면서 전체적인 짜임새가 생겼다. 김용건은 이서진이 부재할 때마다 형들을 살뜰히 챙기며 짐꾼의 부담감을 덜어줬다. 무엇보다 그의 활기넘치는 에너지가 여행(과 일행들)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이제 김용건의 농담은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김용건의 수다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로 자리잡았을 뿐 아니라 다른 꽃할배들의 에너지를 끌어내는 활력소가 됐다. 그렇게 되자 꽃할배 간의 케미가 더욱 활발해졌고, 당연히 꽃할배들 개개인의 매력도 더욱 살아나게 됐다. 김용건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해보면 아찔하기만 하다. 우리는 이미 김용건의 수다와 농담의 치명적 매력에 중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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