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의사 선생님.
천재 감독이라고 불리는 '니시카와 미와'의 작품이다. 대부분 그 이름이 낯설게 여겨질 텐데, 오다기리 조가 출연했던 <유레루(2006)>를 연출한 감독이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카가와 데루유키는 <유레루>와 <우리 의사 선생님> 두 작품 모두 출연했다.
<우리 의사 선생님(2009)>은 제33회 일본 아카데미에서 10개 부분을 석권할 만큼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니시카와 미와 감독 역시 '최우수 각본상'을 비롯해서 '우수 감독상',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2009년 일본 영화계는 그야말로 <우리 의사 선생님>의 해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는 초반의 흥겨운 분위기와는 달리 전체적으로 무겁다. <유레루>를 본 사람들이라면 적응하는 데 그다지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일본 영화 특유의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장면들은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이 일본 영화를 좋아할 수 있으냐 없느냐를 가르는 하나의 잣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네이버에 올려져 있는 줄거리를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어느 시골 마을. 도쿄에서 발령 받아 온 인턴 의사 소마는 동네 사람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돌보는 이노와 함께 지내며 의사로서의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이노가 갑자기 실종되고 경찰까지 출동하여 사라진 그의 행방을 찾아 수사를 펼친다.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그의 신상을 조사하던 중 이노의 비밀스런 과거가 밝혀지게 되고 절대적인 믿음으로 이노를 의지했던 마을 사람들은 그에 대한 기억을 하나씩 되살리며 서로 엇갈리기 시작하는데…
굳이 반전이라고 할 만한 부분은 없고, 영화를 보다보면 그 정도는 대충 감이 잡히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부분보다는 '존재를 만드는 것은 자격인지 마음가짐인지.. '진짜'와 '가짜' 혹은 거짓말, 뭐 그런 쪽에 중점을 둬서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물론 비판적인 입장에서의 접근도 가능할 것이다. 영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기로 한다.
의사 선생님으로 출연하는 쇼후쿠테이 츠루베의 연기는 뭐랄까.. 그냥 그 자체라고 할까, 뭐 그런 몰입도를 보이고.. 인턴 의사로 출연한 에이타 역시 그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좋다. 다만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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