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백종원의 골목식당' 톺아보기

사장님들의 실천력에 놀란 백종원, 기발한 아이디어로 화답했다

너의길을가라 2020. 2. 2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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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를 새로 사셨던데?" (삼겹구이집)
"곱창 바꿨다면서요?" (야채곱창집)

공릉동 기찻길 골목의 2차 점검에 나선 백종원은 사장님들의 남다른 '실천력'에 기분이 좋아졌다. 양념고기의 숙성 상태와 굽는 방식을 지적받았던 삼겹구이집 사장님은 당장 새로운 그릴을 구입했다. 기존의 그릴은 생선을 굽는 데 더 적합했기 때문에 직화구이 기계로 이를 대체했고, 새 그릴에 맞게 환풍구까지 구매를 완료했다. 또, 양념에 재운 고기를 저장 및 숙성시키기 위해 김치냉장고까지 완비했다.

물론 성급한 감이 없진 않았다. 사장님이 구입한 직화구이 기계는 두 가지 단점이 있었는데, 양념이 빨리 탄다는 것과 석쇠에 달라붙은 양념을 청소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초보 사장님이 사용하기엔 다소 버거웠다. 백종원에게 미리 조언을 구했다면 다른 그릴을 추천했으리라. 허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 신속히 움직였다는 점은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사장님의 직화구이 기계는 '반전'의 단초가 됐다.)

돼지 누린내가 심하게 난다는 지적을 받았던 야채곱창집 사장님은 당장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과거에 곱창을 납품받았던 거래처였다. 사장님은 원래 20근에 62,000원의 최상품 곱창을 썼지만, 장사가 잘 되지 않자 44,000원짜리 곱창으로 단가를 낮췄다고 했다. 당시에는 불가피한 선택이라 여겼겠지만, 그건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에 만든 악수였다. 사장님은 백종원이 곱창을 뱉는 걸 목격하고 재빨리 자신의 실책을 되돌렸다.


곱창을 바꾸고(20근에 44,000원에서 58,000원으로 교체) 직접 손질을 하자 누린내는 없어졌다. 사장님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밋밋하다는 얘기를 들었던 양념의 맛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맛집 투어를 다니고 자체 연구를 시도했다. 느낀 점, 개선할 점 등이 빼곡히 적힌 자료에서 사장님이 기울인 노력의 흔적이 또렷했다. 백종원은 동종업계 모니터링이 실천하기 힘든 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9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공릉동 기찻길 골목 편의 키워드는 '적극성' 아닐까? 문제점을 지적받은 사장님들은 (무의미하게) 반발하거나 (불필요한) 변명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수용했다. 어차피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솔루션을 신청했던 것 아닌가. 그렇다면 전문가의 평가와 지적에 기분 나빠하기보다 개선할 방도를 찾는 게 합리적이다. 하나라도 더 배워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다행히 이번 편의 사장님들은 주도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솔루션을 받는 사장님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자 백종원도 덩달아 신이 났다. 질문에 더 좋은 답을 주기 위해 궁리했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애썼다. 그러다 보니 좋은 아이디어도 샘솟았다. 삼겹구이집 사장님이 구입한 직화구이 기계를 처리(또는 활용)할 방법을 고심하던 백종원은 뜻밖의 해결방안을 찾아내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곱창을 교체하고 양념의 맛을 향상했음에도 결정적 한방이 없다고 아쉬워하던 백종원은 삼겹구이집 사장님의 직화구이 기계를 떠올렸다. 그리고 대뜸 생곱창을 가지고 삼겹구이집으로 달려가더니 직화구이 기계로 초벌을 하고 다시 돌아왔다. 상황실에 있던 김성주와 정인선은 물론 야채곱창집 사장님과 삼겹구이집 사장님 모두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스러웠지만 백종원의 표정엔 확신이 있어 보였다.

직화로 불맛을 입힌 곱창으로 만든 야채곱창의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같은 고기에 같은 양념이었지만, 불판에 초벌을 하느냐 직화로 초벌을 하느냐에 따라 맛이 확연히 달라졌다. 야채곱창집 사장님은 '꼼장어 맛이 난다'며 놀라했고, 솔루션 첫날만 해도 곱창을 뱉고 말았던 정인선은 업그레이드 된 곱창의 맛에 취해 젓가락을 놓을 줄 몰랐다. 백종원으로선 두 가지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는 신의 한수를 둔 셈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기본적으로 솔루션 프로그램이다. 운영에 문제가 있는 식당을 보여주고 개선 방안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간혹 변화의 과정이 고되고 힘든 케이스가 있다. 방송 출연 자체가 일종의 '합의'인 셈인데, 일부 사장님의 경우 일방적으로 그 약속을 깨버리는 것이다. 가령, 변명을 늘어놓는 태도로 일관했던 홍제동 문화촌의 팥칼국숫집 사장님을 떠올려보자. 사실상 솔루션은 불가능했다.

변화를 위해 필요한 건 사실 엄청난 게 아니다. 한번 바꿔보겠다는 의지와 그 의지를 실현하는 적극성이다. 공릉동의 삼겹구이집 사장님과 야채곱창집 사장님이 보여준 건 바로 그것이다. 배우려는 사람이 적극성을 띠면 가르치는 사람도 바빠질 수밖에 없다. 공릉동 편에 출연한 사장님들은 앞으로<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솔루션을 신청하고자 하는 사장님들에게 좋은 교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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