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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관점에서 본 '티아라 사태'

너의길을가라 2012. 8. 1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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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입 연 티아라 소연 "화영 왕따? 사실은요"

[속보] 티아라 소연, 구미 부근서 차량 전복 사고. 현재 정밀 조사 중

 

티아라의 소연이 멤버인 화영의 왕따설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고 합니다. 뭐, 인터뷰 내용은 별다른 것이 없고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나름대로 자신들의 입장에서 해명을 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안타까운 소식은 소연이 탄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후에 사고라 타이밍이 참 요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거나 하루 빨리 완쾌하길..

 

이번 글에서는 굳이 소연의 인터뷰나 화영의 왕따설에 대해 파고들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 인터뷰 내용의 인용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단지, 그런 인터뷰가 있었다는 사실 대해서만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그 인터뷰 기사의 베스트 댓글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광수와 소연의 진실게임. 분명 김광수는 보도자료에서 티아라 맴버들을 화영 퇴출 당일 아침 7시까지 설득했다고 했다. 하지만 소연은 화영의 퇴출은 기사를 통해 접했다고 한다. 여기서 화영의 퇴출을 자기네들끼리도 말이 안 맞는데 이걸 믿으라고 한 인터뷰인가? 진실을 밝혀라 이것들아.

김광수와 소연의 진실게임 2탄 김광수는 분명히 화영을 무대에 올리지 않은 것은 스타보호차원이라 했고 이후에 스탭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화영이 데이바이데이 무대에 오르고 싶어해서 거기에 올렸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소연은 화영이 그냥 무대에 오르기를 거부했다고 하고 있다. 참 대단한 사람들. 하는 말이 계속 달라져... ㅋㅋㅋ


 

진실게임. 사실 관계에 있어 계속된 어긋남이 보입니다. 티아라 소속사의 대표인 김광수 씨는 날마다 언론을 통해 '해명'도 하고, 심지어 자필로 쓴 반성문을 통해 사과까지 했지만, 여전히 대중들은 그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이 아마 위의 댓글과 관련이 깊을 겁니다. 김광수 대표가 한 것은 '해명'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유리하게) 짜맞춰진 '변명'이었고, '사과'가 아니라 '유감 표명'이었기 때문입니다.

 

쿨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호와 카이스트 교수인 정재승 씨가 함께 쓴『쿨하게 사과하라에는 사과와 관련된 여러가지 연구들과 함께 올바른 사과 방식, 사과의 타이밍, 사과의 효과 등 사과와 관련된 모든 것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티아라 사태'와 연관지어서 눈여겨 볼 점은 '사과의 주체'와 '사과의 타이밍'입니다.

 

사과는 본래 사과를 해야 하는 주체가 해야 하는 법입니다. 정작 그 주체는 빠지고, 대리인이나 그 외의 제3자를 내세워 사과를 한다면 당연히 진정성을 의심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티아라 사태'에서 사과를 해야 하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티아라 사태가 촉발된 원인은 '트위터'에서 벌어진 멤버들 간의 대화 내용이었습니다. '의지'라는 말로 화영을 은근히 '디스'했던 멤버들이 문제의 핵심이자 주체였던 것이죠. 

 

만약 사건이 붉어졌을 때, 멤버들이 나서서 문제를 봉합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하룻밤의 가십거리로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티아라 멤버들은 그 누구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물론 어린 나이의 친구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이긴 합니다만) 오히려 나선 건 '소속사 대표'였죠. 이 문제에 있어 소속사 대표는 당사자가 아니라 제3자일 뿐입니다. 하지만 갑자기 소속사 대표가 나서서 '30일에 중대발표를 하겠다'고 선언한 순간,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겁니다. 이후에도 언론에 등장한 건, 당사자인 티아라 멤버들이 아니라 '소속사 대표'인 김광수 씨였습니다. 대중들은 당연히 '뭔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된 거죠. 김광수 대표가 이 문제를 정말 잘 풀고자 했다면, 자신이 나설 것이 아니라 티아라 멤버들에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줬어야 했습니다.

 

또 하나 따져봐야 할 것은 '타이밍'입니다. 사실 위에서도 살짝 언급을 했지만, 사건이 붉어졌을 당시에 바로 해명을 하고 사건을 진화했다면 가볍게 넘어갔을 겁니다. 하지만 김광수 대표는 '30일에 중대발표를 하겠다'는 선언만 한 채 상황을 방치합니다. 결국 의혹은 의혹을 낳고, 사건은 이미 컨트롤 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말았죠. 거기에 '화영과의 계약해지'는 갑과 을의 관계에서 갑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인식돼 더욱 큰 분노를 가져왔고요. 이어 뒤늦은 자필 사과문은 때를 놓친 일종의 '쇼'에 지나지 않게 된 겁니다.

 

마찬가지로 소연의 인터뷰도 대중에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타이밍은 한참 지났고, 화영이 입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가해자'로 분류되는 소연이 인터뷰를 통해 '진실은 이런 거예요'라고 말해도 그건 여전히 '변명'으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바라 스몰러의 카툰에는 이런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난 당신이 미안하다고 말해주길 원하는 게 아녜요. 당신이 미안하다고 느끼는 것을 원하지."

 

김민정 시인은 한겨레에 쓴 칼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잘못으로 인해 만들어진) 빨간 얼굴을 제 빛으로 돌리기 위한 가장 빠른 색칠 공부는 발빠른 인정일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빨간 사과의 빛은 검게 변하고, 그 속은 곪는다. 나는 잘 익은 빨간 사과를 맛보고 싶을 뿐이다.

 

대중은 언제나 사과를 받아들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 사과가 진정한 주체에 의해, 적절한 타이밍에, 진실성이 담겨 있을 때 말입니다. '티아라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으로 번진 건, 바로 그 '사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화영도, 대중들도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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