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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반려인 예비 남편 vs 반려인 예비 아내, 강형욱의 해답은?

너의길을가라 2021. 12. 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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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반려인의 입장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상대와 연애를 하는 것까진 큰 문제가 없겠지만, 결혼을 해야 한다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10명 중 3명 꼴로 배우자가 될 사람이 반려견을 반대하면 (반려견이 아니라) 결혼을 포기할 것이라 응답했다.

이제 반려견도 결혼 조건의 하나가 된 셈이다. 이경규는 '세다'고 표현했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삶 속에서 반려동물이 중요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몰티즈만 세 마리, 모모(수컷, 4살)와 도리(암컷, 4살), 봉자(암컷, 2살)를 키우고 있는 예비 부부가 출연했다. (촬영 당시 두 사람은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12월 11일 결혼했다.)

평생 비반려인으로 살아 왔던 예비 남편은 요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점차 의견 충돌이 생겼다. 당장 산책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생각은 달랐다. 예비 아내는 '한 마리씩 산책하는 게 좋다'는 입장이었고, 예비 남편은 '다 같이 가면 안 되냐'는 입장이었다. 반려인 예비 아내와 비반려인 예비 남편의 동거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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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예비 남편의 의견대로 다 함께 산책에 나섰다. 별다른 문제 없이 마무리 될 수 있을까. 그런데 도리의 목줄에는 '다가오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도리는 사회성이 부조하고 겁이 많아서 사람이나 다른 강아지들에게 달려들려고 하며 짖었다. 도리의 공격성은 비반려인인 예비 남편에게는 더욱 힘겨웠다. 아내 보호자는 그런 상황이 답답했다. 그렇게 전쟁 같은 산책이 끝났다.

갈등은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잠자리도 문제였다. 예비 남편은 침대 위에 올라온 반려견들이 불편했다. 반면, 예비 아내는 반려견이 없으면 불안해서 잠들지 못했다. '사람이 우선이다'는 생각에 결국 반려견은 침대 아래로 내보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문을 닫는 문제로 또 한번의 의견 충돌이 빚어졌다. 아내 보호자는 아직 불안해서 문을 닫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예비 아내는 최근 들어 예비 남편의 눈치가 보여 마음이 불편했다. 마치 죄인이 된 듯한 느낌마저 받고 있었다. 그에게 반려견들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 휴직 기간 동안 찾아온 우울증으로 괴로워하던 시기에 반려견 덕분에 겨우 웃음을 찾을 수 있었다. 힘들고 지친 삶을 위로해준 반려견에 대한 고마움이 컸고, 그런 만큼 평생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예비 남편의 입장은 어떨까. 그는 도리가 자신을 물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예비 아내가 도리 편을 들어 자괴감이 들었고, 결혼을 해야 할지 진지하고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아내 보호자는 도리가 공격성이 있으니 얼굴을 가까이하지 말라고 충분히 경고를 했음에도 사고가 난 것에 대해 화가 났던 것이라 해명했다. 이 문제로 두 사람은 결혼 전 잠시 시간을 갖기도 했었다.

'강아지는 강아지다' VS '강아지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반려견에 대한 다른 생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예비 부부를 위해 강형욱은 어떤 해답을 제시할까. 강형욱은 (훈련사인) 자신도 아내가 반대했다면 결혼하지 못했을 거라고 말하면서도 비반려인인 예비 남편의 입장도 충분히 공감했다. 예비 남편의 경우 이제 반려견과 감정을 쌓아가는 단계이므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격려했다. 아무래도 지내온 시간에 따른 유대감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강형욱은 작년에 무지개다리를 건넌 자신의 반려견 다올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에게 다올이는 그의 인생에서 큰 풍파를 함께 견뎠던 친구였다. 또, 함께 성장하고 나아갔던 동반자이기도 했다. 강형욱이 하고 싶었던 말은 반려견이 한 사람의 인생에 일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예비 아내 보호자에게 모모, 도리, 봉자가 은인과도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떠올려준 것이다.

"마음의 우울감이 있거나 아팠던 사람들이 반려견을 키우면서 위로를 많이 받아요. 근데 반려견 입장에서는 여러 기회를 접하지 못하다 보니까 훈련이 안 돼요. 그러다 보니까 보호자는 용기를 얻고 사회로 나가는데 반려견은 반대로 사회에 못 나가는 경우들이 생기더라고요." (강형욱)


이어서 반려견의 공격성과 분리불안에 대해서도 상담을 진행했다. 강형욱은 그 이유에 대해 고립된 보호자와 함께 있다보니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해 사회성이 결여된 것이라 설명했다. 그 얘기를 들은 예비 아내 보호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미안한 마음에 그만 울컥하고 말았다. 강형욱은 보호자가 이제 건강을 되찾았다면 그동안 받은 사랑을 갚아 주면 된다고 다독였다.

보호자가 집을 비울 때 반려견이 짖는 이유는 "나 없이 나가도 괜찮아요?"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강형욱은 보호자의 건강과 당당함이 반려견에게 편안함을 준다고 조언했다. 상담을 끝내고 훈련에 돌입했다. 강형욱은 예비 아내 보호자에게 개들을 상관하지 말고 걸어보라고 지시했다. 단지 걸었을 뿐인데 짖음이 멈췄다. 결국 짖음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내 보호자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행동이었다.

보호자의 행동만으로도 짖음의 강도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려견이 흥분 상태가 고조되거나 사회성이 떨어지면 보호자가 하는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 공감 및 상호 작용 연습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건 '거절'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반려견에 대한 부채감 때문에 거절을 하지 못하고 현 상황 해결에만 집중하게 돼 악순환이 반복된다.


다음 훈련은 '거절'이었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소파 위에 올라가서 바디 블로킹을 해보라고 지시했다. (손으로 만지면 오해하기 때문에 몸으로 하는 게 포인트다.) 반려견에게 소파 위로 올라오는 걸 원치 않는다는 걸 명확히 알려주는 게 목적이었다. 어리둥절해 하던 반려견들은 어느 순간부터 짖지 않았다. 보호자에게 거절을 당해 짖을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강형욱은 세 가지 솔루션을 제안했다. 첫째, 무릎 위에 강아지를 올리지 말기. 둘째, 소파에 올리지 않기. 셋째, 꾸준히 거절하기. 이것만 지켜도 짖음의 2, 30%는 줄어들 것이다. 예비 아내 보호자에게 거절 당한 도리는 결국 의기소침해져서 켄넬 안으로 들어갔다. 세 마리를 모두 켄넬로 분리하자 얌전해졌고, 집은 평온을 되찾았다. 예비 남편의 얼굴에서 웃음꽃이 피었다.

아내 보호자는 자기 전에는 침대에서 같이 있어도 되냐고 질문했다. 강형욱은 소파의 경우와 똑같다며 대답했다.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공존이 가능하려면 배려가 필수이다. 반려인은 비반려인이 반려견과 차근차근 감정을 쌓아나갈 수 있도록 인내해야 한다. 또, 훈련을 통해 공격성, 짖음 문제를 해결하고, 생활 공간에서의 규칙을 배워나가게 해야 한다. 이제 부부가 된 두 사람이 모모, 도리, 봉자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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