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백종원의 골목식당' 톺아보기

보이스피싱 당해 자책하는 옛날통닭집 사장님, 백종원 만났으니 훨훨 날아오르길!

너의길을가라 2021. 4. 2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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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평을 받았던 부대찌개집과 극찬을 받았던 감자옹심이집에 이어 소개된 오류동 골목의 세 번째 식당은 옛날통닭집이었다. 사장님은 직원 생활만 37년을 한 끝에 처음으로 자신의 가게를 갖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옛날통닭이라.. 과연 맛은 어떨까. 기대를 해도 좋을까. 일단, 가게 안에 가득한 기름 냄새는 음식에 대한 기대치를 확 떨어뜨렸다. 환기가 전혀 되지 않는 듯했다.

"나 반쪽 먹고 포기하고 있는 거야. 너무 느끼해서."

아니나 다를까, 백종원은 한입 먹어보더니 느끼해서 먹을 수가 없다며 손을 뗐다. 닭껍질 튀김은 어떨까. 아무래도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각광받는 음식이다니 트렌드에 맞게 조리를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번에도 느끼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입안에 오래도록 남는 느끼함에 백종원은 정인선은 호출했다. 닭껍질 튀김 마니아 정인선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했다.

정인선은 닭껍질 튀김의 비주얼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되게 두껍네요?"라고 말했다. 튀김옷이 두껍다보니 한 입에 먹기 불편한 사이즈였다. 닭껍질 튀김이 통닭 조각과 비슷한 크기였으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정인선은 와그작 씹어보더니 두꺼운 튀김옷 때문에 닭껍질을 식감이 사라져버렸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어서 시식한 닭똥집 튀김도 마찬가지였다.


옛날통닭집의 문제는 분명했다. 우선, 튀김옷이 문제였다. 그리고 음식들에 개성도 부족했다. 치킨 춘추전국 시대라고 할 만큼 다양하고 맛있는 치킨들이 개발되고 있는 요즘에 옛날 통닭은 아무래도 경쟁력이 떨어졌다. 또, 환기도 시급했다. 닥트 외부 이음새는 신문지로 엉성하게 막아둔 상태였다. 외부 배관에 기름이 새자 임시 방편으로 호수를 연결해 기름을 받아내고 있었다.

"사장님 일을 잘못 배우신 거예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에요. 구석구석 매일 닦아야 되는 건데.."

주방 점검이 이어졌다. 사장님은 청소를 안 했다며 사색이 됐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었다. 백종원은 싱크대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튀김 가루 자국과 화구 옆 기름 때를 보고 일을 잘못 배운 거라고 따끔하게 꾸짖었다. 주방 상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냉장고 손잡이에는 손때가 잔뜩 묻어 있었고, 냉장고 안에는 밀폐 안 된 상태로 보관된 닭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씻지 않은 반죽통도 발견됐다. 매번 주문이 들어오면 굳은 반죽물 위에 새 반족을 버무렸을 게 뻔했다. 백종원은 "<골목식당> 안 보셨나?"라며 인상을 찡그렸다. 주방에선 용도를 알 수 없는 오염된 수건도 발견됐다. 닭을 튀기는 기름은 변색이 됐을 정도로 오래된 것이었다. 백종원은 대청소를 지시했다. 어렵게 장만한 내 가게인 만큼 더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관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주일 동안 사장님은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몰라서' 생긴 문제였기에 개선의 여지는 충분했다. 주방은 완전히 깨끗해져 있었다. 먼지가 쌓여있던 선반도, 정리되지 않았던 냉장고도 깔끔해졌다. 기름도 새것으로 바꾸었다. 마치 새 것마냥 반짝반짝 빛이 났다. 지난 주에 지적됐던 문제들을 모두 말끔히 해결한 것이다. 이제 '튀김옷'을 바로잡을 차례였다.

백종원은 먼저 닭똥집을 튀겨보게 했다. 사장님이 튀기던 방식(1), 미리 튀김가루를 묻히는 방식(2), 미리 튀김가루를 묻히고 마늘을 추가한 방식(3)까지 세 가지 버전의 닭똥집 튀김이 만들어졌다.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백종원은 사장님처럼 소분한 닭똥집을 꺼내자마자 물반죽에 묻혀 튀기면 튀김옷과 닭똥집 사이가 떠버린다고 설명했다. 닭똥집의 표면이 미끈미끈하기 때문이다.

미리 튀김가루를 묻힌 (2)버전은 점성 좋은 튀김가루가 닭똥집에 튀김옷을 더 잘 묻게 했다. 여러 면이 골고루 튀겨지니 훨씬 바삭바삭했다. 이처럼 재료의 특성을 알면 훨씬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마늘을 추가한 (3)버전은 마늘의 특유의 향이 닭똥집의 맛까지 살려줬다. 기존의 옛날통닭에는 없었던 개성이 추가된 것이다. 이로써 가야할 방향이 정해졌다.


치킨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야식을 시킬 때 단연 1순위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 치킨 전문점 수는 2019년 기준으로 87,000개에 달한다. 그렇다면 치킨집 창업이 이토록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건 저렴한 창업 비용 때문이다. 치킨 가맹점 창업 비용은 5,716만 원으로 분식집(약 6,400만 원)이나 카페(약 1억 2,000만 원)에 비해 훨씬 낮다.

아무래도 치킨집은 배달과 포장 위주이다보니 초기 투자(보증금, 권리금, 임대료)가 적기 때문이다. 고정 비용이 적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너나할 것 없이 치킨 창업에 뛰어든다. 물론, 문제는 그 다음이다. 워낙 경쟁이 살벌한 터라 살아남기가 힘들 뿐더러 옛날통닭같이 별다른 개성 없는 치킨집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만큼 많은 준비와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37년 만에 자신의 치킨집을 갖게 된 사장님은 과연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고 '진짜' 치킨집 사장님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까. 보이스 피싱을 당해 인테리어 공사비를 몽땅 날린 후 수도 없이 자책하며 괴로워했다는 사장님이 이번 기회에 지난 아픔을 훌훌 털어버리고 훨훨 날아오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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