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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다큐? <기후의 반란>의 옥의 티, 정우성의 아쉬운 내레이션

너의길을가라 2014. 12. 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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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MBC 창사 53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기후의 반란> 1편 '징후'가 방송됐다. <기후의 반란>은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 시청률(25.3%)을 기록했던 <아마존의 눈물>과 <남극의 눈물>, <지구의 눈물> 시리즈를 만들었던 김진만 CP 등의 제작진이 다시 뭉쳐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또, 중국의 CCTV와 공동제작으로 준비한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1부가 방송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었다. 또 하나의 명품 다큐멘터리 탄생을 알린 것이다. 기후 변화의 현장들을 생생하게 포착한 제작진의 노력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징후'에서는 2012년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피해를 입은 미국 뉴욕과 뉴저지 일대의 피해자들의 고통을 다루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또, 이미 <북극의 눈물> 등을 통해 알려진 북극 알래스카의 온난화 현상도 재점검 됐다.


그 외에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기아(飢餓)를 겪고 있는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카르테렛 군도 주민들의 아픔과 3년 째 지독한 가뭄에 고통받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이야기도 그려졌다. 그야말로 '기후의 반란'이라고 이를 만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의 변화는 선명하고 생생했으며 그만큼 놀라웠다.




물론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과학적인 견해들이 충돌하고 있다. 기존의 견해는 화석 연료의 사용 증가, 벌채(伐採)의 증가, 각종 산업 활동이 확대되면서 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했고, 이로 인해 지구 기온이 상승하는 등 지구 온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시 말해 인간이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고 있고, 지구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지구 온난화가 주기적인 기온 변화의 양상일 뿐이라며,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또, 급격히 상승하던 지구 기온의 상승 온도가 꺾인 것을 두고 지구 온난화는 멈췄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해서 증가하지만, 지구의 평균 기온은 1998년 이후 제자리 걸음 중이다. 이를 두고 '지구온난화 정지(Global Warming Pause)'라고 한다.



이 글에서 '지구 온난화'의 비밀을 풀어볼 생각은 없다. 여러가지 과학적 견해들이 부딪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기후 변화'는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의 반란>은 그러한 현장들을 뛰어다니며 담아냈고, 그것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당장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기후 변화에 의해 삶의 터전이 변하고 생활 자체가 바뀌면서 고통받고 신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다큐멘터리 자체는 흠 잡을 곳이 없었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졌다. 첫 번째는 '징후' 편에서는 그동안 계속적으로 다뤄졌던 내용들이 '짜깁기' 형식으로 재탕됐다는 점이다. 물론 '징후'라는 제목처럼 현상들을 한번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구성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색다른 화면'이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결국 완벽한 '명품 다큐'로 불릴 수 있는지 여부는 2부(파산)와 3부(난민)에서 어떤 이야기를 전해주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옥의 티)이 있었다면 바로 '내레이션'이었다. <기후의 반란> 1부는 배우 정우성이 내레이션을 맡았는데, 발성이나 발음 등 전달력에 있어서 부족함이 눈에 띌 정도였다. 언론 등으로부터 주목받기 힘든 다큐멘터리가 유명 배우를 내레이터로 섭외해 홍보에 활용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고, 기존의 '눈물 시리즈'도 그런 방식을 취해왔다.


지난 2010년 12월 3일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아프리카의 눈물>의 프롤로그 내레이션은 배우 현빈이 맡았고, 2012년 1월 6일 방송된 MBC 창사 50주년 특별다큐 <남극의 눈물> 1부 '얼음대륙의 황제' 편은 배우 송중기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다행스럽게도(?) 두 배우는 훌륭히 내레이션을 소화해냈고, 시청자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우성의 경우에는 다소 '소심한(?)' 내레이션으로 집중도를 떨어뜨렸고, 이 때문에 다수의 시청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6일 녹음을 마쳤던 정우성은 "정확한 목소리로 전하려다 보니 한국말이 어려운 발음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기후에 관한 작은 징후들이 엄청난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기후의 반란'을 본 분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자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기후의 반란>을 홍보했지만, 내레이션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2부와 3부에서는 누가 내레이션을 맡게 될지 모르겠지만, 제작진은 내레이터 선택에 있어 전달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줬으면 한다. 좋은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놓고, 내레이션에서 아쉬운 소리를 들을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15일 방송되는 2부(파산)는 내용적으로도 좀더 심도 있는 부분이 다뤄지고, 내레이션에 있어서도 만족스러운 방송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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