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극장

<레드 : 더 레전드>, 배우들은 훌륭한, 긴장감 없는 액션 영화

너의길을가라 2013. 7. 2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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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엔, 그닥 스포일러는 없는 것 같죠?




<레드 : 더 레전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풍성하고 다채로운 킬링타임용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를 '킬링타임용'이라고 분류한다고 해서 비하한다거나 얕잡아보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레드 : 더 레전드>는 그런 의도를 갖고 기획된 영화니까 그 역할에 매우 충실했던 셈이다. 


브루스 윌리스(프랭스 모세 역)는 언제나 제 몫을 다 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딱 그 만큼의 역할을 어떤 영화에서든 해낸다. 존 말코비치(마빈 보그스 역)의 탈월한 연기력도 돋보였다. 그의 천재성은 <레드 : 더 레전드>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인 인물은 메리-루이스 파커(사라 로즈 역)이다. 거의 대부분의 웃음과 긴장 포인트는 그녀로부터 나온다. 자칫 평범할 뻔한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메리-루이스 파커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매료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안소니 홉킨스(베일리 역)의 연기도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훌륭했고, 헬렌 미렌(빅토리아 역)도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했다. 반면, 캐서린 제타-존스(카자 역)는 별다른 매력을 발산하지 못했다. 그건 역할의 한계 때문이라고 접어두자. 


역시 이병헌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단순히 소모되는 캐릭터가 아닌 의미있는,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 연기를 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한적이긴 했지만 그 속에서 디테일한 연기를 살린 것도 분명히 눈에 띄었다. 물론 근육도..! 몇 가지 집중해서 봤던 대목은 이병헌이 홍보 차원에서 밝혔던 부분들인데, 바로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이 등장하는 장면과 그가 한국어를 구사하는 장면들(2번이었던 것 같다)이다.


제작비가 총 8,400만 달러나 들어간 영화답게 해외 로케도 빵빵하고, 액션 장면들도 충분히 화려했다. 앞서 '킬링타임용'이라고 밝혔다시피 눈요기로는 이보다 좋을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중간 부분이 지나치게 늘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펼쳐지긴 하지만, 계속적으로 반복되다보니 그러한 액션들도 그다지 흥미를 주지 못했다. '아, 진짜 지겨운데?'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 벌어지는 추격전이 관객들을 구원한다. 


무엇보다 지루한 느낌을 주는 까닭은 '긴장감'이 전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영화가 붕~ 떠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만큼 부담없이 볼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긴장감'이 없기 때문에 계속된 액션에도 '지루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감시자들>의 런닝타임은 119분이고, <레드 : 더 레전드>는 116분인데도 오히려 <레드 : 더 레전드>가 훨씬 더 긴 영화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감시자들>은 '긴장감'이 살아있기 때문에 '몰입도'가 깊어져 영화가 순식간에 끝났다고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평가하면, <레드 : 더 레전드>는 여름에 보기 좋은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다. 약간 지루한 것만 제외하면, 아주 훌륭한 '킬링타임용' 영화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 <레드 : 더 레전드>는 2주 연송 박스오피스 정상을 달리며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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