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돌아온 축제 시즌, 하룻밤을 위해 몇 천만원을 쏟아 붓는 대학

너의길을가라 2012. 5. 1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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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 대학교 축제 시즌인 것 같다. 일단 불렀으면 맘껏 즐기는 것이 도리(?)지만, 대학교 축제에 가수들을 부르는 게 맞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11년 기준(경북대 신문)으로,

빅뱅 4,500 만원
2pm 3,000 만원
아이유 2,500 만원
2AM 2,000+a 만원
티아라 2,000 만원
비스트 1,700 만원
시크릿 1,400+a 만원
레인보우 1,400 만원
싸이 1,000+a 만원
포미닛 1,000+a 만원
걸스데이 1,000 만원
10cm 1,000 만원
허각 800 만원
mc 스나이퍼 700 만원

이라는데.. 한 팀만 부르는 게 아니고 몇 팀씩 부르니까, 못해도 5000만원 이상은 나가겠지. 과연 그 돈을 가수들한테 퍼주고 하루동안 (미친듯이) 신나게 노는 게 합당한 일일까? 뭐, 그것을 즐기는 사람이 수 백, 수 천 명이니까.. 그들 전체의 쾌락을 충족시킨다고 본다면 오히려 저렴한 비용일까? 


다른 곳은 모르겠고, 연세대는 이번 축제에 싸이, 바다, 김장훈, 배치기, 김태우, 리쌍 태티서 등이 초대 가수로 섭외했다고 한다. 이들의 출연 비용은 총 얼마일까? 

 
나는 '등록금이 비싸다', '학교가 어떻다'는 하소연을 하는 20대 친구들을 보면, 가끔 우습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이 내는 등록금이 어떻게 관리되는지,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생각하고 따져본 적은 있을까? 어떤 친구들은 반값 등록금 시위에 참가했다가 벌금 폭탄을 맞기도 한다. 

 
김사장님과 박사장님은 룸살롱에다 하룻밤에 몇 백, 몇 천 만원을 쏟아부으신다. 그들을 비난하기는 쉽다. 그런데 하룻밤의 축제 혹은 축제라 이름붙여진 쾌락을 위해 몇 천 만원을 쏟아붓는 대학은 아름다운가? 나는 그저 참가자일 뿐인가? 이런 축제를 기획한 총학이 문제라고? 그런 총학을 뽑은 건(투표를 했건 하지 않았건) 누구인가? 그 정도 쯤은 즐길 수 있지 않냐고? 하루 정도는 우리도 즐겁게 놀 권리가 있지 않냐고?

  
김사장님과 박사장님도 그런 권리 정도는 가지고 계신다. 비난의 균형을 맞추는 것, 그건 생각보다 굉장히 비릿한 일이다. 그대의 얼굴과 나의 얼굴이 일그러진 지금처럼. 


어차피 우린 가장 완벽한 '그들'의 방조자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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