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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같은 시바견을 물에 빠뜨린 강형욱, 충격요법의 결과는?

너의길을가라 2021. 4. 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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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결방으로 2주 만에 시청자 곁을 찾아온 KBS2 <개는 훌륭하다>는 반가운 변화를 언급했다. 지금까지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는 '물건(재산)'에 불과했지만, 곧 개정될 민법은 동물의 법적 지위를 '가족'으로 격상시킬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반려인구 1500만 시대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이면 재물 손괴 죄 정도에서 그치지 않게 된다.

독일은 1990년대에 동물에게 제3의 지위를 부여했고, 오스트리아도 1988년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그에 비하면 한참 느리지만 분명 유의미한 변화이다. 강형욱 훈련사는 동물보호법 강화에 대해 훈련사 입장에서 한 가지 걱정을 꺼냈다. 압박 교육이 필요했던 위험한 개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였다. 안락사율이 높아질 거라고 전망했다.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었다.

이번 주 고민견은 시바견 덩구(수컷, 3살)였다. 시바견은 원시 시대부터 일본에 살던 토착견이다. 이미 <개는 훌륭하다>에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이백이의 경우 물건에 대한 집착이 워낙 강했다. (23회) 시바견은 사냥을 했던 개라 의심이 많아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걸 싫어하고, 털이 많이 빠져 청소를 자주 해야 한다. 또, 성격이 깔끔한 편이라 실외 배번을 할 수 있게 산책을 많이 나가야 한다.

주양육자인 아들 보호자는 파양돼 갈 곳 없는 덩구를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애교 만점의 덩구는 보통이 시바견보다 몸집이 컸는데, 산책과 공놀이를 아주 좋아했다. 아빠 보호자가 실내에서 키우는 걸 반대해 평소에는 마당에 와이어를 설치해 (그나마)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날씨가 궂은 날은 아들 보호자의 방에서 생활하도록 했다. 별다른 흠이 없어 보이는 덩구의 문제는 엇일까.


"늑대를 데리고 사는 거 같아." (이경규)
"딱 맞는 말이에요." (강형욱)

아들 보호자는 덩구가 3개월 때부터 공격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예를 들면 목욕할 떄, 젖은 털을 말릴 때, 빗질할 때, 목줄할 때, 자기(덩구) 물건 건드릴 때 공격성을 띠었다. 공격성은 곧 입질로 연결되고, 잦은 입질은 큰 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아들 보호자는 두 차례 물린 적이 있었다. 부상 정도가 심해 응급실에 가야 했을 만큼 큰 부상이었다.

엄마 보호자도 풀을 뜯어먹는 덩구에게 풀을 주다가 순식간에 물린 경험이 있었고, 아빠 보호자 역시 귀엽다가 쓰다듬다가 크게 물려 뼈가 보일 정도로 큰 상처가 생겼다.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2년이나 걸렸을 정도로 심각했다. 가족들은 덩구를 사랑하지만, 거침없는 입질 때문에 노심초사였다. 전원에 살고 있는 터라 자칫 동네의 가축들을 물지는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시바견은 확실히 늑대의 DNA와 많은 유사성을 지녀 예민한 구석이 많았고, 또 입질도 '제대로' 였어. 그럼에도 아들 보호자는 덩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덩구가 두려워하지 않도록 물건이 냄새부터 맡게 하고 간식을 주며 훈련을 하고 있었고,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위험한 상황에서 그들만이 신호를 만들어 소통하고 있었다. 또, 사람들을 피해 하루에 세 번씩 꼬박꼬박 산책도 나갔다.


"제가 바라는 보호자의 모습이에요."

아들 보호자의 말과 행동에는 진심이 느껴졌다. 자신의 반려견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산책을 좋아하는 덩구를 위해 삶의 패턴을 바꿀 정도였으니 더 이상 말해 무엇하랴. 강형욱은 그런 아들 보호자를 두고 자신이 바라는 보호자의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칭찬했다. 또, 덩구가 아들 보호자를 만나게 된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보호자 가족을 만난 강형욱은 덩구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라고 설명했다. 상호 협력적인 개들은 간식이 떨어졌을 때 눈치를 보지만, 덩구는 마치 먹잇감을 노리듯 행동했다. 시바견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행태인데, 사람으로 비유하면 아주 이기적인 성향이다. 덩구는 자기중심적으로 상황을 이해했다. 늑대나 자칼 같은 야생의 갯과 동물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성향이다.

덩구는 온 집안을 활보하고 다녔다. 마치 이 집의 주인인양 거침없이 행동했다. 강형욱은 전복된 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 덩구에게 필요한 건 궁핍과 결핍이었다. 물론 간식도 금지였다. 강형욱은 아들 보호자에게 '세상 뻔뻔한 보호자'가 되라고 조언했다. 보디 블로킹을 통해 능동적으로 덩구의 동선을 차단함으로써 덩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덩구는 엄마 보호자와 아빠 보호자에게 쫄래쫄래 다가갔다. 관심을 요구하는 행동이었다. 이는 지금까지 덩구가 보호자들을 조종했던 방식이기도 했다. 실제로 영리한 덩구는 보호자들의 머리 꼭대기 위에 올라가 있었다. 강형욱은 철저한 무관심을 주문했다. 이전처럼 받아주게 되면 도루묵이 될 테니 말이다. 보호자들은 이제야 이해를 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는 저한테 화를 내지 않을 거예요. 물에 빠진 개는 절대 사람을 물지 않아요. 자기가 사는 게 더 중요하거든요."

다음은 목줄을 이용한 통제 교육이 이어졌다. 강형욱이 강하게 통제하자 덩구는 폭발했고, 소리를 내며 달려들었다. 자신의 구역에서 통제를 받는 게 내심 불편했던 것이다. 강형욱은 덩구를 이끌고 집 근처이 냇가로 향했다. 효율적인 훈련을 위해 극한 상황을 조성한 것이다. 환경을 이용해 극단적인 행동을 막고 목줄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적응시켜 주는 과정이었다.

먼저 물속에서 목줄을 채웠다가 풀고, 다음에는 물가, 그 다음에는 물가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에서 반복적으로 훈련을 이어나갔다. 덩구는 세 번째 시도만에 더 이상 목줄을 채워도 짖지 않게 됐다. 생존의 위협을 보호자가 주는 게 아니라 환경이 주면, 극한 상황 속에서 반려견은 보호자를 의지하게 된다는 원리였다. 그 상황에서 보호자가 목줄을 매어주면 오히려 고마운 일이었다.

여기까지 훈련을 진행한 강형욱은 개선이 여지가 충분하다고 격려했다. 무엇보다 (강형욱도 감동할 만큼) 덩구를 사랑하는 보호자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부디 덩구가 지금의 공격성을 버리고, 아들 보호자와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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