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백종원의 골목식당' 톺아보기

느슨하고 지루해진 <백종원의 골목식당>, 금새록 투입은 기대되는 솔루션

너의길을가라 2021. 5. 2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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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백종원은 '골목상권'을 누빈다. 코로나19로 요식업이 휘청하던 시기에도 멈추지 않았다. 고민 있는 식당들을 위한 솔루션에 여념이 없다. SBS <백종원이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을 시작한 2018년과 마찬가지다. 꾸준하고 열정적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는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이다. 긴장감이 사라지고 느슨해졌다. 어느 시점에서 안주했다고 할까.

<골목식당>도 솔루션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사실 냉정하게 분석해보면, 시청률은 잘 나가던 시절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지난 19일 방송된 170회는 4.1%(닐슨코리아 기준)에 그쳤다. 평균 10% 안팎의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했던 과거의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방송 직후 웨이브(wavve)에서 상위권에 오르기는 하지만, 화제성도 현저히 쪼그라들었다.

물론 <골목식당>은 구성에 변화를 주기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골목과 식당을 소개한다. 관찰을 통해 문제를 파악한다. 백종원이 상담과 함께 솔루션을 진행한다.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전개는 최적화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한 패턴의 반복은 지루함을 주기 마련이다. 중간 중간 '긴급 점검'을 실시하는 건 일종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남은 변화의 가능성 중 하나는 섭외이다. 가령, 포방터 돈가스집(지금은 연돈) 사장님이나 원주 칼국숫집 사장님 등이 출연했을 때 시청률이 올랐던 것처럼 말이다. 반대의 케이스이지만, 홍탁집 아들도 <골목식당>에 큰 기여를 하지 않았던가. 허나 감동적인 사연을 매번 찾아낼 수 없고, 그렇다고 빌런을 앞세우는 것도 못할 짓이다. 이제 남은 건 MC들의 활약뿐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MC들의 캐릭터와 그들간의 관계가 이미 굳어져 변동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던 차에 공교롭게도 변화의 여지가 생겼다. <골목식당>을 2년간 지켜왔던 정인선이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하차를 결정한 것이다. (물론 그의 하차는 아쉬운 일이다.) 정인선의 빈자리에 합류한 MC는 배우 금새록이다. 당차게 등장한 금새록은 그동안 <골목식당>에 없던 캐릭터였다.


"모니터를 조금 했거든. 좀 말을 짧게 해. 반말하나, 나한테? 아니, 헷갈리는구나? 햄버거 매워?"

조보아, 정인선 모두 소통에 치중했던 MC였다. 백종원을 겁내는 사장님들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섰고,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 그러다보니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에 비하면 금새록은 훨씬 더 적극적이고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영화관, 팥빙수 가게, 카페, 모델하우스, 예복 판매점, 연기학원 조교 등 서비스업 경험이 많은 '알바 금메달'의 포스가 느껴졌다.

제작진은 금새록이 맞춤 예복집에서 일할 때 가장 많은 가계약을 따왔을 만큼 영업 능력이 뛰어났고, 영화관에서는 멤버십 카드 발급 실적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했을 만큼 친화력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금새록의 열정 가득한 모습과 비록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허당으로 판명났지만 소신있는 모습은 그동안 느슨해졌던 <골목식당>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다.

금새록의 매력은 19일 방송 예고편을 통해 확실히 드러났다. 부천 카센터 골목의 수제버거집 사장님이 손님에게 반말로 응대한다는 제보를 들은 금새록은 "제가 해 보겠습니다."라고 의욕을 보이더니, 곧바로 사장님에게 반말로 말을 걸어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그림이다. 반말에는 반말로 대응하는 금새록이 화끈한 솔루션이 어떤 효과를 거둘지 기대가 된다.

한편, <골목식당>은 '지역경제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주 먹거리 골목을 조성할 예비 청년 창업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목식당>의 선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구성과 내용 면에서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지금의 자체적인 솔루션이 성공을 거둬 부디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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