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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안전" VS 식양청 "원료 부적합", 이념적 소비는 가능?

너의길을가라 2012. 10. 2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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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라면공방‥식품안전硏 "안전"vs식약청 "원료 부적합"



농심과 식양청의 싸움.. 소비자는 어느 쪽 말에 방점을 찍을까요? 이번 사태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농심의 라면(너구리, 생생우동 등)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됐다. 

식양청은 들어가서는 안 되는 원료(부적합한 가쓰오부시)가 들어갔으므로 회수 결정을 내렸다. 

농심 측은 극히 미량이라 인체에 해가 없다. 그러므로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부적합한 원료를 쓴 것은 명백한 잘못이죠. 그건 그 양과는 관계가 없는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넣으면 안 되는 걸 넣었다는게 핵심이자 본질이죠. 


농심의 이야기가 나오면, 꺼내지 않을 수 없는 '옛날 이야기'가 있죠. 1989년에 삼양식품 공업용 우지로 라면을 튀긴다는 익명의 투서로 졸지에 삼양라면은 생산판매가 중단되는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기업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죠. 나중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판정이 내려졌지만, 한번 떨어진 신뢰도는 금세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농심은 이후 최고의 나날들을 보내게 되죠. 그 흐름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고요. 


과연 이번 일이 농심에게 어느 정도의 타격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정보의 공유가 상당히 빨리 이뤄지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평가에 혼란이 생각보다 빨리 가라앉을 수도 있을 겁니다. 혹은 '부적합한 원료'를 썼다는 것에 대한 불신이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겁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소비 행태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역시 '이념적 소비'일 겁니다. 소비에 무슨 이념이 필요하냐고 반문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가령, 어린이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의 상품을 불매한다거나, 인권 등을 무시한 채 노동력을 착취하는 기업의 물건에 대한 소비를 거부하는 것이 그러한 예가 되겠죠. '불매'는 소비자의 가장 강력하고도, 거의 유일한 무기니까요. 또, 특정 재벌 기업에 대한 거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이념적 소비'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당장의 편리함과 상품의 질, 혹은 높은 수준의 서비스 등이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경우게 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른바 '콘체른'이라고 불리는 기업 집단들의 행태를 알면서도 외면하기 일쑤죠. 그렇다고 지나친 도덕적 강박증에 시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실천하면 됩니다.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거니까요. 


이처럼 '이념적 소비'는 소비 행태의 가장 이상적인 경지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다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와는 달리 '식품'에 있어서 '안전'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죠. 인체에 유해한 음식을 애써 돈을 내서 사먹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번의 경우에는 검출된 벤조피렌의 양이 소량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합니다. 문제는 '부적합한 원료'를 쓴 부분이겠죠. 


'안전'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소비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괜히 '찜찜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아마 농심 측에서 대대적인 판촉 행사에 돌입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과연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한번 지켜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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