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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밥먹듯하는 금쪽이, 오은영은 '떠보지 말라'고 조언했다

너의길을가라 2021. 9. 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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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거짓말을 단 한번도 안 한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거짓말은 왜 하는 걸까. 자녀가 거짓말을 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난 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주제는 바로 '거짓말'이었다. 11살 금쪽이(딸)는 밝고 긍정적인 아이였다. 또, 책을 좋아해 틈만 나면 독서삼매경에 빠졌다. 문제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금쪽이 때문에 모녀 관계에 신뢰가 깨져버린 것이다.

금쪽이의 거짓말은 어느 정도일까. 엄마는 샤워실에 면도기와 함께 머리카락이 흩어져 있는 걸 발견하고서 금쪽이에게 '네가 그런 거냐'고 물었더니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토록 태연하게 자신을 속이는 모습에 놀랐던 것이다. 또, 금쪽이는 숙제를 안했다는 걸 숨기기 위해 그 부분을 풀로 붙여버리기도 했다. 주로 공부와 관련된 거짓말이 많았다.

금쪽이는 자신이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쿨하게 인정했다. 외할아버지는 자신과 지낼 때는 거짓말을 하지 않다가 지금은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질문했다. 금쪽이는 "엄마가 혼내니까" 거짓말을 한다고 대답했다. 엄마가 "우리 금쪽이는 이번 생은 글렀"다고 도발하자, 금쪽이는 "엄마부터 태도 고치면 나도 거짓말 안 하지."라고 맞받았다. 금쪽이는 자신의 거짓말을 엄마 탓으로 돌렸다.


금쪽이의 거짓말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엄마는 금쪽이가 4학년이 되면서 거짓말을 많이 하더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유독 엄마와 함께 있을 때 빈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물론 엄마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기도 했지만, 엄마가 학습에 관여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빠는 최근 공부 양을 대폭 늘려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다며 금쪽이 편을 들었다.

한편, 집에 놀러온 친구와 진실게임을 하던 금쪽이는 "우리 엄마는 아수라 백작 부인이야. 한쪽은 악마, 한쪽은 천사인 얼굴을 갖고 있"다며 무서운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친구가 자신의 엄마를 칭찬하자 "넌 우리 엄마 실체를 몰라."라며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친구들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모습이 다르다는 뜻이었다. 금쪽이는 엄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가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악의적인 의도가 없더라도 거짓말을 하는 건 사실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 걸까. 이해가 필요했다. 우선, '혼이 날까봐' 거짓말을 한다.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고 회피하기 위해서 말이다. 또 다른 이유는 '문제 해결 방식을 모르기 때문'이다. 거짓말 외에 해결하는 방법을 모를 때 아이들은 거짓말을 한다.


오은영은 내 아이의 거짓말을 대하는 부모의 자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개 부모들은 사실 관계를 이미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아이가 진실을 말할 때까지 미끼를 던진다. 그러다 끝내 사실을 말하지 않는 아이 때문에 화가 폭발한다. 또, 자녀가 거짓말을 했다고 체벌하는 경우도 있다. 오은영은 아이들이 잘못을 몸으로 때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폭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족들이 모인 저녁 시간, 엄마의 공부 타령이 이어졌다.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금쪽이의 장래희망을 이루려면 영어와 수학은 필수였기에 엄마의 압박은 계속됐다. 게다가 엄마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금쪽이의 공부량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반면, 금쪽이는 사교육과 선행학습에 지쳐있었다. 오은영은 책을 좋아하고 똘똘해 보이는 금쪽이가 왜 공부를 힘들어하는지 근원적인 질문을 던졌다.

오은영은 부모의 기대치와 현실의 차이가 클 경우 나동그라지는 아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아이들은 포기한 후 커지는 불안에 힘겨워한다. 점점 더 벌어질 기대와 현실의 격차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것이다. 그럴 때 금쪽이처럼 잠이 온다는둥 온갖 핑계를 대며 상황을 회피한다. 오은영은 현재 하고 있는 사교육과 선행학습이 금쪽이에게 버겁지 않은지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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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은 금쪽이는 숙제를 덮고 책을 집어들었다. 그때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가 펫캠을 통해 금쪽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는 수시로 금쪽이를 불러대며 공부를 지시했다.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숙제를 하지 않은 금쪽이를 추궁했다. 금쪽이는 계속 거짓말로 일관했다. 엄마는 CCTV를 돌려보겠다며 금쪽이를 몰아붙였다. 갈등은 점점 심화됐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거짓말이 심해지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했다. 오은영의 눈을 사로잡은 엄마의 특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유난히 거짓말에 몰두했다. 거짓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 진위와 사실 확인에 집착했다. 그러면 아이는 시시콜콜 따지고 체크당하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된다. 그 상황이 버거운 아이는 당장의 고비를 모면하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거짓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한편, 카메라에 금쪽이의 이상한 행동들이 포착됐다. 혼자 있는 게 분명한데 갑자기 알 수 없는 손짓을 하고, 누군가와 중얼거리며 대화를 나눴다. 또, 누군가를 쫓아내는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영상을 지켜보던 MC들의 표정은 심각해졌다. 사전 인터뷰에서 금쪽이는 6살 이후 책 속의 친구들이 현실에 보이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전혀 몰랐던 딸의 기이한 모습에 엄마 아빠는 경직됐다.

혹시 환각, 환청, 환시를 경험하는 걸까. 그렇지는 않았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행동을 '상상 속의 친구(Imaginary Companion)'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넓게 보면 '애착 인형'도 그에 포함된다. 독서를 좋아하는 금쪽이는 상상력을 동원해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책 속의 등장 인물들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보내고 있었다. 금쪽이만의 상상 놀이 방법이었다.

오은영은 혼자 있는 시간에 만들어내는 상상 속의 친구이므로 실재하는 존재는 아니지만 상대방과 상호 작용하는 법을 스스로 체득하는 것이기에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금쪽이는 상상 속의 친구에 의지할 만큼 외로워하고 있는 상태였다. 정서적 상호 작용이 필요했다. 하지만 엄마는 금쪽이와 공감이 쏙 빠진 도구적 상호 작용을 나누는 데 그치고 있었다.


"엄마는 왜 너를 거짓말쟁이라고 하는 걸까."
"나는 그냥 엄마한테 혼나지 않으려고 거짓말 하는 건데.."

금쪽이는 거짓말을 하면 슬퍼진다고 속마음을 얘기했다. 그럴 때면 책을 읽는다고 했다. 책 속의 친구들이 와서 위로해주기 떄문이다. 옥신각신 엄마와의 실랑이를 피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했던 금쪽이는 그럴 때마다 '몽실 언니'를 꺼내 읽으며 슬픔을 달랬다. 금쪽이는 다시 태어나면 새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새는 자유롭기 때문이다. 금쪽이는 엄마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했다.

금쪽이는 엄마가 자신을 필요 없는 존재로 여긴다고 느끼고 있었다. 정서적 상호 작용이 부족한 탓이었다. 또, 금쪽이는 엄마가 자신을 조금만 더 사랑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꺼내놓았다. 오은영은 '팩트 체크'는 그만하고, '애정 체크'를 하라는 금쪽처방을 내놓았다. 금쪽이에게 필요한 건 엄마의 사랑이었다. 더불어 거짓말을 줄이는 방법도 함께 조언했다.

오은영은 확실히 아는 것은 떠보지 말라고 못을 박았다. 만약 아이가 학원에 가지 않은 걸 알았다면 '엄마가 학원 안 간 걸 알아. 혼을 내는 게 아니라 상황을 알아야 도울 수 있어.'라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늘 학원 갔었어?'라고 떠보는 건 그만두라고 강조했다. 만약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면 그냥 아이의 말을 믿어주라고 조언했다.


다음 날 거짓말이 들통나더라도 '너를 믿은 내가 잘못이다.'라고 몰아세우지 않고, '언제나 널 믿는데 이건 어떻게 된 거니? 설명을 해줄래?'라고 접근해야 한다. 오은영은 아이는 아이이기 때문에 거짓말을 해도 타일러야 한다는 걸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이는 성장 과정에서 실수와 과오를 겪으면 배우고 성장하기 마련이다. 부모는 그 과정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구체적인 금쪽처방도 내려졌다. 엄마와 금쪽이는 '역할 체인지'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부족했던 정서적 상호 작용을 나눴다. 엄마는 금쪽이의 사진을 담아 '러브룩'을 만들어 그 안에 편지를 남겼다. 충분한 상호 작용을 하게 되자 그토록 힘겨웠던 공부도 즐거워졌다. 금쪽이는 자신의 원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이끌어나갔다.

무엇보다 '감시의 눈'이었던 CCTV를 없어버렸다. 금쪽이는 스스로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고, 자유롭게 공부에 임했다. 그렇게 금쪽이네는 의심의 벽을 허물고 신뢰를 쌓아나갔다. 사실대로 얘기해도 혼나지 않고, 상황을 해결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배운 금쪽이는 더 이상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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