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개는 훌륭하다' 톺아보기

강형욱이 '보호자'라는 말에 담긴 의미를 강조한 까닭

너의길을가라 2022. 7. 5. 11:28
반응형

에너지의 대명사 '비글'의 유래는 고대 그리스의 사냥개 중 일부가 영국으로 넘어갔다는 설이 유력하다. '악마견으로 불리는 것과 달리 사람을 잘 따르는 특성이 있다. 주로 실험견으로 많이 이용돼 왔는데, 임무를 마치며 주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험 축소, 입양 등 비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실천되고 있다.

강형욱 훈련사는 비글은 '놀자!'는 말을 항상 기다라는 친구라며, 활동적인 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글은 미국에서 강아지 인기 순위 top10 안에 드는 인기 견종이다. 다만, 멈춰야 할 때를 모르기 때문에 반려견으로 삼고자 할 때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91회 방송에 출연했던 '마루'를 떠올려보면 좋을 것이다. 그들은 한번 뛰기 시작하면 멈출 줄을 모른다.

비글 담비(암컷, 1살)
요크셔테리어 + 몰티즈 공주(암컷, 2살)
프렌치 불도그 루피(수컷, 3살)

4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Q 담비였다. 담비는 비글답게 에너지가 넘쳤는데, 장난감을 물어와 놀아달라고 보챘다. 엄마 보호자는 지친 몸을 이끌고 담비와 함께 놀아줬다. 그런데 갑자기 담비와 루피의 싸움이 시작됐다. 엄마 보호자의 중재로 상황이 종료됐지만, 예측할 수 없었던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딸 보호자는 담비가 루피를 괴롭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응형


실제로 담비는 루피와 공주의 뒤를 쫓아다니며 괴롭혔다. 숨어 있다가 돌진해 이유 없는 입질을 하기도 했다. 또 다시 싸움이 벌어졌고,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번졌다. 루피는 담비에게 물린 이후 다리를 절뚝거렸다. 담비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혹시 원인이 '질투'일까. 담비는 보호자가 루피나 공주를 안고 있으면 점프를 하며 공격성을 보였다. 그게 아니면 툭 치고 지나가는 식이었다.

잠시 후 담비의 이상행동이 포착됐다. 바닥 냄새를 맡으며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보호자가 불러도 무반응이었다. 담비는 온종일 그렇게 킁킁거리며 다녔다. 한번 냄새를 맡기 시작하면 통제불능 상태가 됐다. 강형욱은 "비글이 짖는 소리는 정말 익숙해지지 않"는다며 보호자의 어려움에 공감했다. 한편, 담비는 엄마 보호자와 있을 때 유독 짖음이 심했다. 강형욱이 고민이 깊어졌다.

"담비 또한 되게 고통스러울 거예요. 비글은 하루에 15km 정도는 걷든 뛰든 해야 돼요. 하루에 세 번 정도 집에 들어가면 돼요."(강형욱)



담비는 산책을 얼마나 나가고 있을까. 딸 보호자는 담비가 산책을 나가면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한다며 그 질주 본능에 진저리를 쳤다. 아무래도 힘이 드니 산책 횟수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딸 보호자는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산책이 부족한 담비는 한번 나갈 때마다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듯했다.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강형욱은 비글의 경우 하루 15km 정도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하루에 세 번 정도만 집에 들어가면 된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만큼 바깥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비글에게 너무 부족한 운동량일 것이다. 강형욱은 담비도 일주일에 한 번밖에 기회가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거라며 안타까워했다. 담비에게는 운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렇다면 빈 바닥을 '킁킁'거리며 돌아다니는 행동은 어떤 의미일까. 강형욱은 위험한 행동이라면서 사람으로 치자면 혼자 벽 보고 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담비는 에너지 발산을 하지 못해 재미있는 냄새 하나 찾고 싶어하는 상태였다. 흔히 '애정결핍'이라고 하지만, 담비의 경우에는 신나게 뛰어 돌아주는 애정이 결핍된 것이었다. 솔루션은 이미 명확해 보였다.

"훈련이 하나도 어렵지 않은 개예요. 개들은 이벤트를 좋아하지 않고 안정되고 반복적인 삶을 선호해요. 반복되는 일상에서 행복을 찾거든요." (강형욱)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바닥 냄새를 맡으며 쉴새 없이 짖는 담비를 보며 "개들의 행동을 사람이 다 이해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 놀고 싶어서 저러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딸 보호자는 평소에 터그 놀이를 해주고 있다고 항변했지만, 강형욱은 담비에게 그 정도는 성에 차지 않았을 거라고 단호히 대답했다. 담비에게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할 기회가 필요했다.

강형욱은 비글이라는 견종의 특성에 대해 차분히 설명했다. 만약 자신이 담비의 보호자라면 매일 산책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강형욱의 말을 듣고 있던 딸 보호자는 강아지용 러닝머신을 사면 어떨지 질문했다. 강형욱은 한계가 있다면서 담비에게 맞을지도 미지수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지금 가장 시급한 건 '담비 전담 운동선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딸 보호자는 왼쪽 발 인대를 다쳐 과격한 운동은 힘든 상태라며 30분 이상 뛰기 힘들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에 강형욱은 함께 산책을 나가자고 제안했다. 담비의 산책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담비는 의외로 얌전한 편이었다. 목줄을 당기기는 했지만, 통제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뛰는 것보다 오히려 냄새를 맡고 싶었던 것처럼 보였다.


집에서 맨날 똑같은 냄새를 맡는 게 아니라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던 것이리라. 강형욱은 뛰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조금만 훈련하면 얼마든지 좋아질 거라고 응원했다. 한편, 집으로 돌아가자 산책을 다녀온 담비를 루피와 공주가 견제했다. 산책을 많이 다니지 않는 경우, 밖에 다녀온 개를 낯선 개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해답은 더 많은 산책이었다.

담비는 다시 바닥 냄새를 맡으며 짖기 시작했다. 강형욱은 이때 '산책을 다녀왔는데 왜 또 짖어?'라고 생각하지 말고, '산책이 부족했구나'라고 여기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고 조언했다. 다만, 담비의 행동이 루피와 공주를 불안하기 하기 떄문에 블로킹을 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 반려견을 공평하게 대함으로써 평화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투할 이유를 없애야 했다.

"제 생각에 다 좋은 강아지예요. 모두가 훌륭한 개예요. 보호자님이 갖추고 있는 생활 반경을 고려한 좋은 훈련 방법은 없어요."(강형욱)


강형욱은 나의 삶을 유지하면서 좋은 결과만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뼈를 때리는 말이었다. 이어 스스로를 '보호자'라고 생각한다면 반려견을 행복을 위해 내 삶의 한편을 내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려견에게는 보호자가 세상의 전부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노력하지 않으면 그들은 살아갈 수가 없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막중한 책임감을 인식시켰다.

보호자들은 숙연해졌다. 강형욱은 담비를 포함해 세 마리의 반려견 모두 훌륭한 개들이므로 보호자가 실천하면 된다고 힘을 불어 넣었다. 깨달음을 얻은 보호자는 꾸준히 산책에 나섰고, 분란이 일어날 것 같으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보호자가 노력을 기울이자 담비도 얌전해졌다. 보호자의 책임감이 반려견과의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반응형